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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전쟁’ 故스티브 잡스 ‘시리’ vs 이재용 ‘비브’
2016.12.17.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지난 10월 4일 발표한 자체 제작 스마트폰 ‘픽셀’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탑재하며 AI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날은 AI 업계에 뜻깊은 날이다. 2011년 10월 4일 애플의 인공지능 개인비서 프로그램 ‘시리’(Siri)가 처음 공개된 지 5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시리는 업계 최초로 시도된 음성인식 AI 비서 서비스로 당시 크게 주목받았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공개된 다음날인 올 10월 5일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비브 랩스’(Viv Labs)를 인수해 AI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구글과 애플, 삼성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달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한 비브 랩스의 공동 설립자 아담 체이어(왼쪽)와 다그 키틀로스 [사진=삼성전자]


비브랩스는 애플 시리를 창업한 인물들이 애플에서 퇴사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에 삼성이 인수한 비브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시리와 유사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시리와 비브는 공통점이 많다. 시리는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애플 창업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심혈을 기울인 서비스이며, 비브의 AI 플랫폼은 애플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이재용(48) 부회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쏟는 분야 중 하나이다.

특히 시리와 비브 AI 기술은 모두 한 곳에서 시작했다. 바로 미국 국방부의 인공지능 프로젝트였다. 미 국방부와 세계 최대 비영리 연구기관 ‘스탠포드 국제연구소’(SRI International)에서 탄생한 시리의 AI 기술은 이후 삼성이 인수한 비브랩스로 이어졌다.

시리의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국방부 산하 기관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작전수행 중인 군인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3년 2억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 연구 프로젝트 ‘CALO’(Cognitive Assistant that Learns and Organizes)를 SRI와 함께 추진했다.

SRI에서는 추론과 학습, 대화 능력을 갖춘 지능형 어시스턴트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주요 대학 및 민간 연구소의 연구원 300여명이 5년간 AI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SRI는 AI 프로젝트의 음성 개인비서 연구 부문을 스타트업으로 분사하기로 결정하고 2007년 시리를 설립했다. 시리라는 사명은 연구기관 SRI의 발음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당시 SRI AI센터에서 프로그램 관리자로 일하던 아담 체이어(Adam Cheyer)를 비롯해 인공지능 전문가인 다그 키틀로스(Dag Kittlaus) 등이 시리의 공동 설립자로 참여해, 스마트폰 앱 ‘시리 어시스턴트’를 개발했다. 


2011년 10월 4일 시리를 공개하는 애플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필 쉴러


시리 어시스턴트를 주목한 고 스티브 잡스는 2010년 4월 20억달러에 시리를 사들여,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직접 시리 개발을 지휘한 고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4일 시리가 탑재된 아이폰4s의 발표를 지켜본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시리는 지능형 검색엔진인 울프람알파를 적용해 자연어 음성인식을 구현, 자연스러운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엔 시리 공동 설립자인 아담 체이어와 다그 키틀로스는 시리의 발전 방향을 두고 애플 경영진과 의견 차이를 보여, 애플에서 퇴사해 2012년 비브 랩스를 설립했다. 비브 공동 설립에는 시리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크리스 브링험(Chris Brigham)도 합류했다.

이들이 애플 경영진과 의견을 달리한 점은 ‘개방성’이다. 시리가 연계할 수 있는 앱이 한정적인 점 등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비브는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는 AI 플랫폼을 지향한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PC화면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링크 가기) 

이번 비브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사물인터넷(IoT)을 아우르는 AI 서비스를 구축할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달 4일에는 비브의 공동 설립자 아담 체이어와 다그 키틀로스가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AI 전략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브 랩스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통합해 IoT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의 신사업 분야인 핀테크(금융+IT)와 IoT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원천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2월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를 들여 인수한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LoopPay)는 가장 성공적 인수 사례로 꼽힌다. 루프페이는 삼성페이의 핵심 기능인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특허기술을 갖고 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 중인 ‘한국 100대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의 자산평가액은 6조5985억원이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