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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은 끝났다” 2017년에 본격화될 ‘음식배달 부호’ 전쟁
2017.01.02.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이세진 기자] “식사자리 없는 레스토랑, 레스토랑 없는 식사자리(Restaurant without seats, seats whithout restaurants)”

미국 외식업 컨설팅회사 ‘바움+화이트먼’ 대표 마이클 화이트먼(79) 대표는 2017년 업계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난달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다. 화이트먼은 그동안 일반적인 공식이었던 ‘레스토랑=주방+테이블’ 개념이 점차 쇠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 ‘음식배달’ 서비스라는 것. 그는 “인터넷 세상으로 넘어오면서도 지금까지 실패할 걱정 없는 산업으로 여겨지던 (물리적) 레스토랑들이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에는 음식배달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버(Uber),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등 ‘공룡’ 테크기업들이 잇달아 음식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직까지는 한정된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초기 형태 서비스지만 확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플레이어들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200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중소형’ 음식배달 플랫폼들도 본격적인 시대를 맞아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트렌디’한 음식배달 서비스는 우버에서 나왔다. ‘우버화(Uberisationㆍ기존 인프라와 정보통신을 연결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라는 말까지 생길 만큼 우버는 ‘공유경제’의 대명사가 됐다. 우버가 론칭한 ‘우버잇츠(UberEats)’도 같은 맥락의 서비스다. 전통적으로 배달업체의 정보만 모아놓고 사용자가 식당과 메뉴를 고르도록 한 것이 아니라, 배달하지 않는 레스토랑들과 배달해 먹고 싶은 사용자를 이어주는 적극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Uber) 창업자


우버 창업자이자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41)은 지난 2015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포럼에서 “기본적으로 우버는 5분 내에 차를 배달해주는 서비스이고, 이것은 무엇이든지 5분 안에 배달해줄 수 있다는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우버잇츠를 소개한 바 있다. 우버잇츠가 매년 IPO(기업공개) 대상으로 점쳐지는 세계 최대규모(82조원)의 비상장 벤처기업인 우버의 기업가치를 더 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마크 주커버그(33) 페이스북 CEO도 지난 10월 페이스북 딜리버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영화 티켓 예매 서비스도 함께 선보였다. 17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에게 ‘원스톱 쇼핑공간’을 만든다는 취지에서다. 이같은 페이스북의 새 움직임에 대해 WSJ는 “최근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한 수’는 일시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마크 주커버그의 자산가치 변동이 이를 대변한다. 포브스(Forbes)는 음식배달 서비스의 데뷔 직후 페이스북 주가가 1.5% 올랐으며, 페이스북 주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개인 주주인 마크 주커버그는 16억달러(2조원) 가량의 자산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음식 배달 플랫폼 [출처 TechCrunch]


아마존은 최근 식료품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는 플레이어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해 ‘아마존 제국’을 만들었던 제프 베조스(53) CEO가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는 O2O(Online to Offline) 전략으로 읽힌다.

아마존은 지난 2015년 음식배달 분과인 ‘아마존 레스토랑’을 설립하고 ‘프라임 나우(prime now)’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미국 시애틀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회비 99달러를 내고 레스토랑 음식을 배송받을 수 있는 형태다. 아마존은 또 계산대 없는 신개념 오프라인 슈퍼마켓인 ‘아마존 고’를 지난해 12월 론칭하며 식품업계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아마존 고 홍보 이미지


공룡 IT 기업이 뛰어들기 이전부터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음식배달 플랫폼도 지속적인 상승세다. 미국 경제종합지 포춘(Fortune)은 2017년 ‘그럽허브(GrubHub)’의 약진을 예측했다. 그럽허브는 지난 2004년 설립된 미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다. 포춘은 “아마존과 페이스북이 음식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그럽허브가 이 산업의 리더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이용자 수가 19%나 증가해 770만 명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럽허브의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인 매트 멀로니(41)와 또 다른 창업자인 마이클 에반스는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며 야근으로 음식을 시켜먹다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럽허브는 사업 초기 기숙사 생활을 하는 미국 대학생을 타깃으로 성장했고,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 IPO에 상장했다.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에 나선 그럽허브 임원들. 가운데 인물이 매트 멀로니 [출처 4 Traders]


현재 그럽허브의 기업가치는 29억5000만유로(3조7000억원ㆍ맥킨지 앤드 컴퍼니) 규모다. 매트 멀로니는 그럽허브 IPO 이후 연봉이 40만달러에서 60만달러(7억2000만원)로 인상됐다. 그는 또 그럽허브 주식으로 740만달러(88억9000만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그러브헙이 있다면, 유럽에는 저스트잇(Just Eat)이 있다. 그럽허브보다 설립 연도(2001년)도 빠르고 시가 총액도 46억2000만달러(5조5000억원)으로 2배 가량 크다. 저스트잇은 최근 자율주행로봇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해 음식 배달을 선보이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