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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 중국 돈 쓸어담은 게임부자, 다음은 바이오 산업?
2017.01.03.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이세진 기자]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그 시절’의 중국 최고 부자는 왕젠린도 마윈도 아닌 천 티엔차오(陈天桥ㆍ44)였다. 지금 그는 중국에서 81번째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잠시 주춤했던 그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이다. 최근 그는 신경과학 연구에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고 헬스케어 회사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천 티엔차오(Chen Tianqiao) 전 샨다게임즈 회장


천 티엔차오의 경력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산업이 태동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1999년 창업한 샨다게임즈(Shanda Games)는 중국 내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온 게임을 잇달아 발표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열풍을 몰고 온 ‘미르의 전설2’도 샨다게임즈의 작품이었다. 몸집을 불린 샨다게임즈는 200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고, 그 해 천 티엔차오는 중국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샨다 천하’는 오래가지 못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게임 시장은 텐센트, 넷이즈 등 강자들에게 자리를 곧 빼앗겼다. 천 지난 2014년 자신의 샨다 지분을 매각하면서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지분 매각 규모는 19억달러(2조3000억원) 선. 중국 후룬(胡潤)연구소에 따르면 티엔차오의 자산은 29억달러(3조5000억원), 현재 중국에서 81번째이자 전 세계에서 638번째 부유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최근 ‘큰 손’을 내밀었다. 게임산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안전하게’ 묶어두지 않고 새로운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천 티엔차오와 그의 부인 크리시 루오


천 티엔차오와 샨다게임즈를 공동창업한 그의 부인 크리시 루오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ㆍCaltech)에 1억1500만달러(1390억원)을 기부했다. 신경과학 연구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기부금이다. 칼텍은 이들 부부의 기부금을 포함해 2억달러(2334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신경과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연구소 이름은 ‘티엔차오 앤드 크리시 첸 인스티튜트 포 뉴로사이언스(Tianqiao and Crissy Chen Institute for Neuroscience)’다.

칼텍 측은 이 연구소가 인간의 감각ㆍ지각ㆍ인지ㆍ행동 등의 분야에서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뇌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노화에 따른 발병 경로 등으로도 주제를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천은 지난해 후룬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나와 아내가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여했던 까닭은 기술적인 진보가 사람들의 지각과 사고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인간 행동까지 연결되는 과정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중국의 대표적 자선기업가 커플이기도 하다. 천과 루오는 수년간 중국과 몽골 등에서 소외가정에 대한 의료ㆍ교육 서비스 제공, 자연재해 복구 지원 등에도 힘을 써 왔다. 


샨다게임즈 회장 시절의 천 티엔차오


이와 더불어 천은 지난해 중반부터 헬스케어 그룹 커뮤니티 헬스 시스템즈(Community Health SystemsㆍCHS)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천은 지난해 이 회사의 주식 1470만주(지분 12.9%)를 3190만달러(385억5000만원)에 취득했다. 그 결과 천은 CHS의 최대 주주가 됐다.

미국 헬스전문 매체 모던헬스케어에 따르면 CHS는 2015년에는 1주당 60달러까지 거래되다 최근 9달러까지 급락했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주식을 대량 매입해 최대 주주에 올랐지만 천은 “현재까지 회사를 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한 상태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