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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불똥 튄 화장품 주식부호, 1년 새 주식자산 ‘2조원 증발’
2017.01.12.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새해 벽두부터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 공포가 화장품 업계를 덮쳤다. 중국에서 인지도와 인기가 모두 높은 아모레퍼시픽, 애경, 토니모리 등 3개 화장품 회사 오너가(家)의 상장사 지분평가액은 사드 배치 발표 전인 지난해와 비교해 일제히 ‘급락’했다. 이들의 1년 사이 손실액은 2조 586억여 원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 종합 뷰티숍 ‘아리따움’


지난 3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을 발표하면서 ‘사드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중국 관영신문 환구시보도 7일 자 사설에 “한국이 사드 때문에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썼다.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감행한다면 한국산 화장품 수입 중단 등 강력한 경제 제재 정책을 펼 것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나 된다.

이번 제재 명단에 오른 28건의 화장품 중 한국산은 19건(67.8%). 애경산업의 케라시스 바디샤워 2종(총 7.8톤), CJ라이온의 라이스데이 샴푸 2종(총 2.145톤) 등이 주요 상품이었다. 일각에서는 기본 서류인 등록증명서를 준비하지 못한 중소업체(이아소)에 제재 13건이 집중됐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사드 보복이 기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드 배치 발표 이튿날인 2016년 7월9일자 중국 환구시보 1면


그러나 사드 보복 우려는 화장품 생산 기업의 주가 급락으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한국 100대 부호’ 자료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중국 질검총국이 수입 제재 명단을 발표한 1월3일 전후 아모레퍼시픽 주가 급락으로 일주일 사이 4624억원 가량 손해를 봤다. 


‘한국 100대 부호’ 페이지 캡처


☞관련링크: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자산 상세현황 (링크가기)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제품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국 대표 화장품 수출기업 중 하나로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경배(54) 회장의 상장사 주식 자산은 지난해 1월 9조4041억3900만원에서 올해 1월6일 기준 7조5275억1800만원으로 20%나 급감했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26) 씨의 주식자산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4129억800만원에서 3033억500만원으로 27%가량 감소했다. 서 씨는 아모레퍼시픽ㆍ농심홀딩스 등 상장사 주식자산 이외에도 이니스프리ㆍ에뛰드ㆍ에스쁘아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 비상장사 주식도 500여억원 가량 보유 중이다. 



직접적으로 중국 제재 명단에 오른 애경그룹 오너가도 524억가량 손실을 봤다. 장영신(80) 애경그룹 회장과 장남 채형석(56) 총괄부회장, 장녀 채은정(53) 애경산업 부사장, 차남 채동석(52) 애경그룹 부회장, 삼남 채승석(46) 애경개발 대표이사 사장 등이 보유한 AK홀딩스(애경 지주회사) 주식이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평균 주식자산 감소율은 15%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왼쪽)과 채형석 총괄부회장


애경그룹은 지난해 말 중국의 한국 전세기 운한 불허 방침으로도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역시 사드 보복으로 의심되는 이 방침에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저가항공 중 유일하게 상장사인 제주항공은 지난달 29일 제재 대상 발표 후 11일까지 주가가 2.79% 하락했다.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의 남편인 안용찬(58) 씨는 애경그룹 부회장 겸 제주항공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5년 기업공개(IPO) 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토니모리도 최근 주춤하는 분위기다. 토니모리 주식은 배해동(58) 회장 일가가 고루 나눠 가지고 있다.
배 회장이 지분 32.1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아내 정숙인(54) 씨는 지분 17.01%를, 장녀인 배진형(26) 사내이사와 장남 배성우(22) 씨가 각각 8.5%를 보유해 일가족이 총 66.12%를 보유 중이다. 이들의 1년 사이 주식자산 손실액은 총 189억7000만원, 평균적으로 9%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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