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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사심(?)찬 제안 “우주에 ‘슈퍼 고속도로’를 냅시다”
2017.01.25.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새해 첫 달에만 개인 자산 55억 달러(1∼23일ㆍ블룸버그 기준), 우리 돈 6조 4160억 원을 불린 세계 4위 억만장자가 미 항공우주국(NASA)을 향해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불과 몇 글자 짜리 코멘트지만, 본인의 목표와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제프 베조스(53) 아마존 창업자가 그 주인공입니다.


제프 베조스 공식 트위터 캡처


▶ 게시 일자:1월 5일

▶ 게시 내용:베조스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매체로 알려진‘살롱(Salon)’의 칼럼 한 꼭지를 링크했습니다. 그리고

“우주에 ‘슈퍼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라고 본인 ‘의견’을 달았습니다.

이례적입니다. 왜냐구요. 베조스는 최근 6개월 간 소셜미디어에 자기의 생각을 이처럼 명확히 밝힌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문 한 가지. 그럼 베조스는 왜 이 글을 올렸을까. 답은 간단합니다. 자기 생각을 확실히 대변해섭니다.

링크된 칼럼 제목은 ‘하늘의 고속도로:NASA는 우주에 교통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Highway in the sky:NASA should build transport infrastructure in space)’입니다. 


행성간 우주 고속도로의 상상도 [출처=NASA]


이것만 봐도 대략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데요. 우주 개발과 관련한 NASA의 ‘행동’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로켓 장사’ 대신 지속 가능한 우주 교통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연료를 중간 추진할 ‘우주 충전소’ ▷ 조종사 등이 쉴 ‘우주 휴게소’ ▷ 기타 화성과 달의 자원을 활용한 각종 상주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상업적 우주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살롱에 실린 이 칼럼을 최초로 게재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nericanㆍSA)이란 과학 잡지도 눈길을 끕니다. 1845년 창간해 170년 간 과학ㆍ기술 분야에 천착해왔다고 소개합니다. 베조스가 나름대로 권위와 영향력을 갖춘 매체의 글을 통해 자기 생각을 밝힌 셈입니다.


[출처=블루오리진 홈페이지]


실제 베조스는 자기 돈 최소 5억 달러(5830억 원) 이상을 종잣돈 삼아 우주개발 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on)을 16년 전부터 세워 이끌고 있습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우주 인프라 구축입니다. 극한 환경이지만 풍부한 자원이 숨겨진 ‘그 곳’에서 사업하게 될 모든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물과 공기’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겠단 의도인 셈입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 또 하나. 베조스는 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린 이 칼럼을 바로 싣지 않고 하필 ‘살롱’이란 매체가 인용한 글을 자기 트위터에 실었을까요.

답은 이 언론이 지닌 상징성에 있습니다. 살롱은 1995년 세계 최초로 문을 연 온라인 전용 매체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접속만 하면 되는 ‘인프라’인 인터넷의 이점과 혜택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챈 미디어입니다.

1994년 아마존을 세운 베조스 자신도 이 인프라 때문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인터넷’같은 존재를 우주에 직접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


베조스는 작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배니티페어 서밋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우주의 수송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만든 회사입니다. 수천 개 기업들이 우주에서 사업 기회를 만들 것입니다. 이 ‘인프라’는 마치 지난 21년 간 우리가 큰 혜택을 입어 온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사실 사업 환경은 어느 때보다 좋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작년 말 민간 우주개발 업체와 가까운 인물들을 NASA 인수팀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블루오리진은 재활용 가능한 유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습니다. 2020년엔 더 큰 로켓을 더 높은 우주까지 띄운다는 계획입니다.

앞으로 쏟아질 무수한 우주 기업의 ‘물과 공기’를 꿈 꾸는 베조스. 우주 고속도로 만큼이나 거대한 그의 계획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