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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무죄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다음 행보는?
2017.01.25.
[SUPERICH=민상식ㆍ윤현종 기자] 내로라하는 재벌가 총수들과 함께 국내 부호 최상위 10인 안에 드는 자수성가 창업자가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의 대표주자 김정주(49) NXC(넥슨의 지주사) 대표이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대한민국 1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비(非) 상장사 자산만으로 2조원대 자산을 보유한 국내 11위 부호(이달 24일 기준)에 올라있다.

김정주 대표는 상장사 지분 없이 넥슨의 지주회사인 비상장사 NXC 지분 48.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평가한 지분가치는 2조660억원이다. 


김정주(49) NXC 대표 자산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소개 화면 일부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부호’ 링크 (링크가기)

부인 유정현(48) 이사의 NXC 지분 21.15%까지 더하며, 김 대표의 지분율은 69.65%에 이른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아내 유정현 이사의 NXC 지분평가액은 최소 9009억원이다.

넥슨그룹은 김정주 대표 중심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넥슨의 비상장 지주회사인 NXC는 김 대표가 장악해, 계열사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상위 지주사 NXC, 차상위 지주사인 일본법인 넥슨, 그 밑에 국내법인 넥슨코리아가 자리해 있다.

아내 유정현 씨는 1994년 넥슨 설립 때부터 사업에 관여했으며, 오랫동안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으며 넥슨의 발전에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현 씨에 대한 정보는 넥슨 내부에서도 알려진 게 많지 않아, 남편보다 더한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김정주는 서울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일 당시 스키장에서 유정현 씨를 처음 만났으며, 두 사람은 슬하에 두 딸(15세, 13세)을 두고 있다.


김정주(49) NXC 대표 [헤럴드경제DB]


넥슨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김정주 대표는 최근 ‘진경준 게이트’에 휘말려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진경준(50) 전 검사장에게 공짜 주식과 해외여행 경비 등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기소된 김 대표는 지난달 13일 1심에서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다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진 전 검사장은 김정주 대표로부터 넥슨재팬 주식 매입자금과 제네시스 차량, 해외여행 경비 등 모두 9억여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넥슨 측으로부터 받은 주식과 해외여행경비 등은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오너 리스크’에 시달린 넥슨은 지난달 김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글로벌 게임업계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인수ㆍ합병(M&A) 전략으로 몸집을 키운 넥센을 이끈 김정주 대표는 ‘투자의 귀재’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NXC의 투자전문 자회사 NXMH를 통해 2013년 온라인 레고 거래사이트 ‘브릭링크’(Bricklink)를 인수하고, 같은해 12월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Stokke)도 품에 안았다. 2015년 8월에는 NXC를 통해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또 2014년부터 미국 벤처투자사인 콜라보레이티브 2차 펀드의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펀드는 약 33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스타트업 수십 곳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가 투자한 업체를 살펴보면 전기차 업체, 달 탐사 기업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미래 음식산업에 관련된 업체가 4곳에 이른다. 


김정주 대표의 부친, 김교창(80)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 [출처=법무법인 정률]


특히 김 대표가 넥슨 설립 이후 수직적 지배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김 회장의 부친은 김교창(80)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로 기업법 전문가로 통한다.

변호사의 아들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 김정주는 중학교 3학년 때 자신의 개인용 컴퓨터(PC)를 가졌다고 한다. 당시 1980년대 초반에 집에 PC를 둔 중학생은 드물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김정주는 1994년 당시 생소했던 온라인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했다.

아버지 김 변호사는 게임업체 창업이라는 남다른 길을 가는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아들에게 사업자금 6000만원을 빌려줬다. 김정주는 이 돈으로 서울 역삼동에 오피스텔을 얻어 사무실로 사용했다.

이후 넥슨은 19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고, 2004년 출시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등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최대 게임사로 발돋움 했다. 넥슨그룹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국내 법인 17개, 해외법인 38개 등 5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변호사 부친은 창업 이후 5년간 아들 회사 넥슨의 대표직을 지내며 각종 계약의 자문역도 해줬다. 넥슨이 창업 초기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은 ‘무차입경영’을 펼친 것은 이같은 아버지 영향이 컸다.

김교창 고문변호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2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몸담은 이후 1966년 변호사 개업 후 한국회의법학회 회장, 대한공증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