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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쉑쉑버거 흥행’ SPC 3세 ‘형제경영’ 본격화
2017.02.02.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미국 뉴욕의 명물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ㆍ일명 쉑쉑버거)을 들여와 국내 수제버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PC그룹이 오너 3세 경영 시대로 진입했다. 2015년에 이어 지난해 11월 각각 허영인(68) SPC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됨에 따라 3세들의 ‘형제 경영’이 본격화된 것이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젊은 3세 경영인이 신사업 발굴 등 그룹 체질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는 기대를 보내는 한편, 일각에서는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이 일감 몰아주기 등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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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고(故) 허창성 창업주의 손자이자 쉑쉑버거 열풍의 주역인 허희수(39) 마케팅전략실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쉐이크쉑의 성공적인 국내 도입이 허희수의 이번 승진 인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5년 11월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40) 파리크라상 전무는 SPC 부사장으로 승진해, 그룹의 제품 개발 및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에 승진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은 기존에 맡았던 마케팅전략 분야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수ㆍ희수 형제는 다른 재벌가 3세들처럼 대학 졸업 후 20대 후반의 나이에 그룹사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통해 10년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장남 허진수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해 SPC전략기획실 전략기획부문장, 이노베이션 랩 총괄임원 등을 거쳤다. 부친과 같은 미국제빵학교(AIB) 정규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차남 허희수는 2007년 파리크라상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대한민국 1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허진수와 허희수의 자산은 각각 3537억원, 2848억원으로 국내 부호 순위(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에서 각각 73, 84위에 올라있다.

허진수 부사장은 상장사 삼립식품 지분 11.47%와 비상장사 파리크라상 지분 20.2%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희수는 상장사 삼립식품 지분 11.44%와 비상장사 파리크라상 지분 12.7%를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역 쉐이크쉑 1호점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SPC]


쉐이크쉑은 제빵 기업인 SPC가 외식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국내도입을 야심차게 추진한 브랜드이다.

쉐이크쉑은 외식기업 유니언스퀘어 호스피탈리티그룹(USHG)의 대니 마이어(Danny Meyerㆍ58) 회장이 2001년 뉴욕 매디슨스퀘어 공원 복구 기금을 마련하고자 시작한 햄버거 체인이다. 뉴욕 매디슨스퀘어 공원에 푸드트럭을 세워 놓고, 수제버거 등을 판 게 시작이었다.

쉑쉑버거가 큰 인기를 끌자 2004년 뉴욕 매디슨스퀘어 공원에 1호점을 낸 후 프리미엄 식재료를 사용한 웰빙 햄버거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앳아웃’ ‘파이브가이스’와 함께 미국 3대 햄버거로 떠올랐다. 2015년 1월엔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창업자 대니 마이어의 자산은 4억달러로 뛰었다.

SPC그룹은 2015년 12월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 인터내셔널과 한국 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까지 전국에 25개 쉐이크쉑 직영점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쉑쉑버거의 국내 도입은 성공적이다. 쉐이크쉑 국내 1호점이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개점한 첫 날 수백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주목을 받았고, 이어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에서 2호점이 문을 열면서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SPC의 모태는 1945년 故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가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 ‘상미당’이다. 이후 서울로 사업장을 옮긴 후 삼립식품을 설립하고 ‘크림빵’의 성공 등으로 회사가 커졌다.

허창성 창업주의 차남 허영인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제빵공장을 물려받은 뒤 프랜차이즈사업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사세를 키웠다.

1983년 계열사 샤니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섰다. 1980~1990년대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를 연달아 성공시켰다.

허 회장은 미국의 던킨그룹과 손잡고 1985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프랜차이즈사업으로 도입했고, 이후 1993년 던킨도너츠도 국내에 들여왔다.

2002년에는 법정관리 중이던 삼립식품도 인수했다. 이어 2004년 삼립식품과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을 묶은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1988년 서울 광화문에 세워진 파리바게뜨 1호점의 당시 모습


그가 빵에 대한 열정으로 1981년 33세의 나이에 미국에 건너가 1년 6개월 동안 미국제빵학교(AIB)를 다닌 일화는 유명하다. 지금도 신제품을 내놓기에 앞서 시식하고 출시를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허 회장은 2010년 방영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주인공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허영인 회장은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비(非) 상장사 부호 중 한명이다. 현재 SPC그룹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40.66%)이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인데 허 회장 및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의 파리크라상 지분은 63.5%로,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주식가치는 최소 6000억원이 넘는다.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 외에도 샤니(9.8%), 성일화학(70%) 등의 지분을 갖고 있고, SPC캐피탈과 밀다원, SPL, SPC네트웍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은 부인 이미향 씨 사이에서 허진수ㆍ희수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이미향씨는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여동생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막내 고모다.

장남 허진수는 2008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막내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의 장녀 박효원 씨와 결혼했고, 차남 허희수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둘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과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의 장녀 안리나 씨와 결혼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