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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6’ 두고 구글ㆍ퀄컴 부호들의 ‘동상이몽’
2017.03.02.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G6는 LG전자 모바일사업부가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만든 제품이다.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18대 9의 화면비를 채택한 G6는 기존 LG폰과 다르게 방수ㆍ방진 기능과 일체형 배터리, 메탈(금속) 테두리를 도입했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2017’ 개막 하루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6 공개 행사장에는 글로벌 기업의 각계 인사들이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LG G6 공개 행사에서 LG전자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이 LG G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바로 구글(Google)의 인공지능 담당 부사장 스콧 허프만(Scott Huffman), 퀄컴(Qualcomm) 마케팅 수석디렉터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 등이다.

이들이 무대에 올라 G6를 지원 사격한 것은 다분히 전략적이다.

우선 구글은 LG전자와는 상호 신뢰가 두터운 회사이다. 구글은 그동안 LG전자 등과 협력해 레퍼런스폰 넥서스를 개발해왔다. 2015년에는 LG전자와 협력해 넥서스 5X를 내놓았다. 넥서스5X는 넥서스4, 넥서스5에 이은 LG전자-구글의 세번째 협력 스마트폰이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ㆍ61) 알파벳(Alphabet, 구글의 지주회사) 회장이 2015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LG전자 경영진을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LG전자는 특히 구글이 주도하는 커넥티드카 개발연합(OAAㆍOpen Automotive Alliance) 회원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6 공개 행사장 무대에 오른 구글 인공지능 담당 부사장 스콧 허프만 [출처=Engadget]


이번 공개된 G6에는 특히 구글의 자체 제작 스마트폰인 픽셀에 적용됐었던,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인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탑재됐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현재 애플의 AI 서비스 ‘시리’(Siri)와 삼성전자의 AI 플랫폼 ‘빅스비(Bixby)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구글은 LG전자와 협력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스콧 허프만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행사 무대에 올라 “LG전자는 구글의 대화형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든 최초의 스마트폰 제조사”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없어,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된다는 점이다. LG전자 측은 한국어 버전이 올해 안에는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미스 하시비스(왼쪽부터) 딥마인드 CEO, 이세돌 9단,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현재 구글 AI 개발은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ㆍ43)이 주도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의 브린은 사내 비밀프로젝트 연구조직 ‘X’를 통해 인공지능을 비롯해 무인자동차와 로봇 등 창의적인 사업을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브린은 지난해 3월에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관전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세르게이 브린의 자산은 399억달러로 평가된다.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G6에 탑재된 ‘스마트폰 두뇌’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21’이다. 821은 퀄컴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칩으로, G6에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35가 채택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퀄컴의 마이클 로버츠 수석디렉터는 G6 공개 행사에서 “스냅드래곤 821 모바일 플랫폼은 이상적 선택이었다”며 “HDR 10과 같은 신기술에 대한 지원이 추가됨으로써, LG G6는 더 밝은 색상과 어두운 색상은 물론보다 넓은 색상 범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퀄컴이 LG전자 G6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Exynos)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갤럭시에 퀄컴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병행 사용해 왔다. 이런 탈(脫) 퀄컴 행보와 관련해 퀄컴은 최대 고객사이자 AP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협력과 견제를 반복해 왔다.

폴 제이콥스(Paul Jacobsㆍ55) 퀄컴 이사회 회장은 2012년 11월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삼성과 돈독한 사이를 자랑했지만, 이후에는 삼성전자의 엑시노스를 견제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며 각을 세웠다.

실제 퀄컴의 2015년 주력 제품이었던 스냅드래곤 810이 발열 논란에 휩싸여 삼성전자로부터 외면당하자, 폴 제이콥스 회장은 이를 두고 ‘삼성겟돈(samsunggeddonㆍ삼성전자와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 퀄컴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수탁 생산) 고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를 최첨단 10나노 핀펫 공정을 통해 양산하고 있다.

폴 제이콥스(55) 퀄컴 이사회 회장 [게티이미지]


폴 제이콥스 회장은 퀄컴 설립자인 어윈 제이콥스(Irwin Jacobsㆍ83)의 아들이다. 퀄컴은 198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어윈 제이콥스 박사와 그의 MIT 동창생 6명이 공동 설립한 통신기술 기업이다. 당시 퀄컴이 가진 원천기술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통신기술이었다.

어윈은 퀄컴 설립 후 20년간 최고경영자(CEO)를 맡았고,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2011년 퀄컴 이사회를 탈퇴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어윈 제이콥스의 총 자산은 13억1000만달러로 평가된다. 그의 아들 폴 제이콥스는 퀄컴의 지분 0.083%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평가액은 약 6500만달러이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