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
中지리 자동차 창업주의 야망, 볼보 기술의 ‘링크앤코’
2017.03.02.
◇ EV is coming친환경 자동차(Eco-friendly Vehicle)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슈퍼리치 EV는 미래 세상을 더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차 투자ㆍ개발에 나선 부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SUPERICH=민상식 기자] 중국의 ‘지리’(Geelyㆍ吉利) 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중순 독일 베를린에서 행사를 열고 유럽과 미국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바로 지리차의 새로운 독자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의 등장입니다. 이날 지리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링크앤코의 출범을 알리는 동시에, 모델명 ‘01’이라는 링크앤코의 하이브리드(Hybrid) 차량을 공개했습니다.


지리 자동차 창업자 리수푸(54) 지리 홀딩그룹 회장 [사진제공=볼보]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합쳐진 것으로 친환경차의 가장 대중적인 차종입니다. 링크앤코 01은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순수 전기차 모델도 함께 출시할 계획입니다. PHEV는 일정 거리를 순수 전기차로 달리다, 전력을 전부 소모하면 하이브리드차처럼 주행하는 차량을 말합니다. 스포츠활용차량(SUV)인 링크앤코 01은 올해 말 중국 시장 출시에 이어 2018년 미국과 유럽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링크앤코 01


링크앤코는 우리가 단순히 중국차라고 무시할 브랜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의 자동차 기업 ‘볼보’(Volvo)의 기술력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저가 자동차 생산 기업으로 출발한 지리차는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막강한 자금력을 확보한 후 2010년 볼보를 미국 포드차로부터 18억달러(약 2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링크앤코는 지리와 볼보의 ‘하이브리드’(2개 이상의 성질을 합침) 브랜드입니다. 링크앤코는 지리와 볼보가 공동 개발하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조됩니다. 링크앤코 01은 스웨덴에 있는 지리의 연구개발 센터에서 설계가 이뤄졌으며, 볼보의 XC40과 플랫폼 공유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지리차보다는 비싸지만 볼보보다는 싼 가격으로 유럽에서 중저가 브랜드 폴크스바겐의 위치를 노릴 전망입니다. 앞으로 5년간 5개 차종을 내놓을 예정이며 2021년 판매 목표는 50만대에 이릅니다.


2010년 볼보를 인수한 지리차. 사진 왼쪽은 리수푸 회장 [사진제공=볼보]


중국 안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했던 지리차가 볼보를 흡수하고,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리차의 창업자 리수푸(李書福ㆍ54) 지리 홀딩그룹 회장이 있습니다.

리수푸 회장은 현재 포브스 기준 69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중국 30번째 억만장자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무척 가난했습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구도시 타이저우(台州)의 가난한 농부 자식으로 태어난 리수푸는 젊은 시절 냉장고 부품 공장에서 일하다 냉장고 부품을 직접 만들어 팔며 가전제품 시장에서 성공했습니다.

이후 1990년대 부도 위기에 빠진 국유기업 지리를 인수해 1997년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리수푸의 지리차는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중저가 브랜드 전략으로 중국 안에서는 급속히 성장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여전히 낮았습니다.

그는 중국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브랜드 명성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을 사들이는 것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바로 볼보 인수입니다. 볼보를 삼킨 후에는 볼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풍부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실제로 아직 스웨덴에서는 볼보가 대표적인 자국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지 신규 인력 채용을 통해 스웨덴에서 여전히 가장 많은 직원들을 두고 있습니다.


지리자동차 매장


링크앤코의 출범에는 또 다른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이 시작된 것과 동시에 링크앤코가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는 점입니다.

가솔린(또는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로 달리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그동안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등 중국 정부의 자국 차량 육성정책에서 외면당해 왔습니다. 살인적인 자국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는 수년간 전기차 육성에만 치중했고, 하이브리드차는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많은 중국 업체들은 순수 전기차와 PHEV 개발에만 자원을 집중했습니다.


링크앤코 01 내부


하지만 지리차는 하이브리드차를 주목한 기업이었습니다. 지리차를 포함한 중국의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동안 중국 정부에 하이브리드차량 개발을 지원해달라고 로비해왔고, 최근 중국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하이브리드 차량의 보급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실제 중국 정부는 2030년에 팔리는 승용차 4대 중 1대는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공업신식화부)의 ‘에너지 절감과 신에너지차를 위한 기술 로드맵’ 초안에는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을 2020년 8%, 2025년 20% 등으로 점차 높인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지리차 ‘자금력’과 볼보 ‘기술력’의 결합으로 태어난 링크앤코가 중국 정부의 하이브리드차량 지원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