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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간 줄 알았던(?)’ 금속광물 부호들…자산 1년새 급등
2017.03.06.
[SUPERICH=이세진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부호들의 자산을 가장 급격히 불려놓은 업종은 서비스업도, 테크업종도 아닌 ‘금속광물’(Metals&Mining)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2차 산업’의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블룸버그 빌리어네어 인덱스


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Bloomberg)는 최근 자사의 ‘빌리어네어 인덱스’(Billionaires Index)를 개편, 발표했다. 전 세계 500위권의 억만장자들을 지역ㆍ국가ㆍ자산형성유형ㆍ업종 등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자산 변동을 시계열로 비교할 수 있게 한 데이터베이스다. 빌리어네어 인덱스에 따르면 금속광물 산업에 종사하는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지난 1년 사이 35.8%나 상승했다. 


왕원인 정웨이그룹 회장 [출처=디이투이]


금속광물 산업 종사 부호 중 가장 자산상승폭이 큰 주인공은 왕원인(王文銀ㆍ49) 정웨이(Amer International)그룹 회장이었다. 왕 회장의 자산은 지난 1년간 106% 상승해 84억1000만달러(9조59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액은 43억4000만달러,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이었다.

중국 남부 선전에 위치한 정웨이그룹은 지난 2015년 3000억위안(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웨이그룹은 케이블과 구리 판매를 주축으로 약 1만5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민간 회사다. 왕원인은 이 회사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되며, 2014년에는 싱가포르에 금속 무역회사를 짓고 컴퓨터 칩과 폴리마이드 제조사를 짓는 등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Lakshimi Mittalㆍ67) 회장의 자산 상승폭도 엄청났다. 지난해 3월2일 그의 자산은 94억5000만달러였지만 2017년 3월2일 기준 그의 자산은 168억달러(19조원)까지 늘어났다. 상승폭은 77%에 달한다.

미탈 회장은 인도 출신으로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부호다. 그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영기업을 인수해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기업 성장을 이끌어냈다. ‘21세기 철강왕’이라고 불릴 만큼 수완이 뛰어난 경영가로 손꼽힌다. 2004년 미국의 인터내셔널 철강그룹을, 2006년에는 룩셈브루크의 아르셀로를 인수ㆍ합병해 지금의 아르셀로미탈이 탄생했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매출 568억달러(64조9500억원)을 달성하며 7년만에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아르셀로미탈이 “극적인 실적개선(dramatic turnaround)”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1년 동안 유럽의 철강 가격이 82%나 올랐다며, 이는 아르셀로미탈이 채광하는 철광석과 점결탄(coking coal) 등의 가격도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르셀로미탈의 급격한 성장이 철강산업 전체의 실적 개선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철강산업이 호조로 돌아선 이유는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정책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 당국은 과잉 공급이던 철강 생산을 지난해 8000만톤이나 줄이는 강력한 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원래 목표이던 5000만톤을 초과 달성하면서 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도 웃돌았다. 공급이 줄자 가격이 폭락했던 2015년에 비해 결과적으로 안정화됐다. 소비도 소폭 늘어났다. 아르셀로미탈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2016년 전 세계 철강 소비가 1% 올랐고, 2017년에는 1.5% 오를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금속광물 산업 다음으로 두각을 보인 업종은 ‘서비스’(Service)였다. 서비스업종에 종사하는 부호들의 자산은 지난해 3월에 비해 평균적으로 23% 성장했다. 


왕웨이 순펑택배 회장


서비스업종 ‘대표 선수’는 왕웨이(王衛∙46) 순펑(順豊ㆍS.F.Express)택배 회장이다. 1993년 순펑택배를 창업한 왕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68%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페덱스(Fedex)’로 불리는 이 회사는 지난달 24일 중국 선전 증시에 우회상장하며 시가총액 2310억위안(39조원)을 찍었다.

이날 상장으로 왕웨이 회장의 자산도 276억달러(31조5000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3월 왕 회장의 자산은 39억달러에 불과했다. 자산이 무려 611%나 상승해 전체 부호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왕 회장은 택배기사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회사를 차린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되며,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도 알려졌다.

에너지(Energy) 업종 부호가 다음으로 자산규모 21.9% 성장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에너지 부호로 가장 잘 알려진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ㆍ60)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은 업계 평균 정도의 자산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3월 210억달러이던 자산은 올해 3월 262억달러(29조9000억원)으로 24.8% 상승했다. 원유와 가스 사업을 기반으로 암바니는 지난해 200억달러를 투자한 10억 명이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4G 서비스 지오(Jio)를 출시했다. 이후 149루피(2500원) 수준의 저가 서비스로 전환해 인도 국민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암바니는 에너지 분야로 묶인 부호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은 27위 부호다.

블룸버그의 분류에 따르면 미디어(19.2%), 테크놀로지(17.5%), 텔레커뮤니케이션(17.1%), 부동산(13.5%), 제조업(11.2%), 금융(9.54%), 복합형(6%), 식음료(4.94%), 유통업(4.03%), 의료(2.54%), 의류(2,54%) 순으로 부호들의 배를 불렸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