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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에어’ 창업 스웨덴 기업가의 집념 “깨끗한 공기는 인권이다”
2017.04.07.
[SUPERICH=윤현종 기자]

“신선한 공기로 숨 쉴 ‘권리’를 세계인권선언에도 넣어야 합니다”


미세먼지로 뒤덮힌 서울 [사진제공=연합뉴스]


환경운동가의 호소가 아니다.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한 스웨덴 사업가가 한 말이다. 주인공은 벵트 리트리(Bengt Rittri). 그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웰니스 데이(Global Wellness Day)’ 행사에 나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위와 같이 강조했다. 글로벌 웰니스데이는 ‘하루가 당신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취지로 세계 80여곳서 열리는 캠페인이다.

누군가에게 하루는 다른 이의 평생과도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국가 중 하나로 전락한 한국. ‘깨끗하게 숨 쉴’ 단 하루가 소중해진 이 곳에서 그의 발언이 울림을 주는 이유다.


1996년 블루에어를 세운 벵트 리트리(Bengt Rittri) [출처=홈월드비즈니스]


리트리는 국내에서 ‘블루에어’란 공기청정기로 잘 알려진 스웨덴 회사 블루에어(Blueair)의 오너다. 1996년 창업해 올해로 21년이 됐다.

글로벌 인수합병(M&A) 자문업체 리빙스톤파트너스가 펴내는 계간지 ‘디 어콰이어러(The Acquirer)’ 등에 따르면 리트리의 창업은 단순한 의문에서 비롯됐다. 어느 주말 휴양지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스톡홀름(스웨덴 수도)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리트리는 자신에게 되물었다.

‘왜 주말마다 가족을 이끌고 오염된 공기로 꽉찬 도시를 벗어나야 할까’라고. 엔지니어로 일하던 리트리가 공기청정기 제조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블루에어 '클래식아이' 시리즈 [사진제공=블루에어]


신선한 공기가 ‘인권’이 돼야 한단 믿음으로 회사를 세운 리트리의 집념은 사업 방향에 그대로 반영됐다. ‘깨끗한 환경’을 위한 솔루션에 집중했다. 미국가전제조사협회(AHAM)가 실시한 테스트에서 블루에어가 청정공기공급률(CADR) 가장 높은 제품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다. 창업한 지 불과 4년이 지난 2000년의 일이었다.

이후 리트리의 사업은 빠르게 커졌다. 현재 유럽ㆍ북미ㆍ인도ㆍ중국 등 지구촌 62개 시장으로 제품 공급처를 늘린 상태다. 2013년엔 중국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블루에어가 지급된 사실이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들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세계적 규모의 파트너도 리트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해 8월 시가총액 1488억 달러(167조 원) 규모의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블루에어를 인수했다. 리트리가 사업에 대한 권한 일체를 유지하는 형태다.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M&A를 매개한 리빙스톤파트너스 측은 “두 회사(블루에어와 유니레버)는 공통된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었다”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이번 인수합병은 ‘완벽한 조합(Perfect match)’이다”라고 평했다.


블루에어 로고


현재 블루에어는 비상장사로, 기업 가치가 정확히 공개된 적이 없다. 2015년 매출규모(1억 600만 달러)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세계 실내 공기청정기 시장규모(2015년 113억 달러ㆍ그랜드뷰리서치)와 블루에어의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리트리의 몸값은 1억달러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블루에어는 GS가(家) 일원의 회사와 총판계약을 맺고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바로 코스모앤컴퍼니다. 법인등기부 등에 따르면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촌인 허경수(60) 코스모그룹 회장이 2014년까지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재는 사내이사다. 이 회사는 블루에어 등의 판매 호조로 2015년 대비 지난해 상품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539% 뛰었다.

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