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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돈줄’ 타고나니 몸값도 뛰었네..재벌가의 집, 그리고 묫자리
2014.09.04 09:57
이병철 생가 · 묘지는 명당요건 다 갖춰
‘돈줄’ 타고난 대기업 오너들의 집터 · 묫자리
몸값 오르며 ‘금싸라기 땅’ 으로…



[특별취재팀=윤현종ㆍ김현일 기자ㆍ양영경 인턴기자] ‘제발’ 잘 살게 해 달라는 소원이 요즘처럼 와닿는 때가 있었나 싶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한가위 보름달을 보기 위해 아이들까지 까치발을 딛어보는 건 사람들이 단순한 기복(祈福)을 뛰어넘은 뭔가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 바람들 중 ‘돈을 잘 벌게 해달라’는 마음은 꼭 하나씩 자리잡고 있다. 

여기 수 천, 수 만 명의 바람을 훌쩍 넘길 정도로 부자가 돼 세대를 걸쳐 세간의 흠모와 시기를 받아 온 이들이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그들의 재력이 돈 기운 성한 집터의 풍수(風水)나 좋은 묫자리에 조상을 모신 탓이라고도 생각한다. 소위 ‘돈줄’을 타고났다는 부자들 집터나 묫자리엔 정말 그런 기운이 흐르는 것일까. 재벌오너의 생가터ㆍ묫자리 등기부등본과 공시지가 등을 살펴보니 땅값도 대체로 후하게 쳐주는 것 같다. 

물론 여기서 언급한 풍수지리 등 여러 해석이 과학적 사실을 100% 반영한 결과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흥(興)하는 기운’을 한 번 받아보고 싶다면 한번 쯤 관심을 둘 법도 하다. 이들의 생가를 직접 찾아가 부의 기운을 받아오려는 이들도 실제 많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내 대기업 부자들의 생가와 묫자리를 살펴봤다. 



1. 삼성, 이병철 생가도 묘지도 ‘최고명당’…묘터 일부는 영구상속

오늘의 삼성그룹을 일으킨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이 나고 자란 경남 의령 생가는 ‘명당‘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 중 하나다. 박시익의 ‘한국의 풍수지리와 건축’ 에 따르면 이병철 생가는 산에서 내려온 내청룡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청룡은 집의 좌측 울타리와 같은 형태라고 한다. 

용의 맥을 타고난 땅이란 의미다. 전체적으로 남서향의 평탄한 대지를 딛고 선 이 집은 전형적인 한옥이다. 보통 이런 땅엔 정남향으로 집을 세운다. 하지만 이 회장 생가는 남서향이다. 용의 맥과 건물 방위를 맞췄기 때문이다. 이무형 생가관리 소장은 “집 10리 앞엔 진주에서 함안으로 흐르는 남강물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며 “세부적으로도 풍수지리상의 명당 요건은 다 갖췄다”고 설명한다.

터가 좋아서일까. 땅값도 꽤 올랐다. 이 집(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 723번지ㆍ 규모 727㎡ )의 공시지가는 1990년 1㎡당 4500원에서 올해 3만400원을 찍었다. 24년 간 6배 이상 뛰었다.

이병철 회장 묘소가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대도 자리가 좋은 편이다. 실제 ‘사거용인(死居龍仁ㆍ죽어서는 용인이 최고)’이라고 할 만큼 이 일대엔 명당이 많다. 정몽주ㆍ채제공 등 역사적 인물의 묘는 물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모도 용인에 안장돼 있다. 

특히 이병철 회장이 누워있는 에버랜드 뒷편(호암미술관 내)은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힌다. 풍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묘소 앞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야 자손들이 더욱 융성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그 말의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 에버랜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찾는 곳이 됐다.

그 뿐 아니다. 이 회장의 묫자리 일대는 현재 ‘금싸라기 땅’이 됐다. 부동산시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건희 현 삼성그룹 회장이 에버랜드 일대에 보유한 부동산은 570만㎡가량으로, 3.3㎡당 최고 250만원까지 평가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삼성가가 보유한 용인 일대 토지 시가는 최고 4조3180억여원에 이른다.

아울러 이들 땅 일부는 삼성가가 영구히 상속하게 돼 있다. 실제 호암미술관 건물이 포함된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산12-8 토지(1만8248㎡)의 등기부등본 상 특약엔 이 땅을 “후손에게 대대로 상속되는 것으로 함”이라고 명시했다. 이 땅은 1984년 이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28명이 공동소유(합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ㆍ이명희 신세계 회장ㆍ정용진 신세계 부회장ㆍ이재현 CJ회장 등 삼성일가 구성원도 포함됐다. 

2. 현대 정주영 자택, 큰 부자 날 명당…묫자리도 사계절 온기

현대를 한때 한국 최고의 재벌로 키워낸 고 정주영 창업주는 현재 휴전선 너머에 있는 강원도 통천 태생이다. 하지만 생애 대부분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집에서 보냈다. 기업을 본격적으로 일군 것도 이 때다.

풍수전문가들에 따르면 정 회장의 집터는 ‘소가 누워서 음식을 먹는’ 와우형(臥牛形)’의 명당이라고 한다. 소는 성질이 순한 동물로 한 집의 농사를 도맡아 지으며 누워서 음식을 먹는다. 이 터는 따라서 나라를 경영할 큰 인물을 낳고, 자손대대로 재산을 누릴 큰 부자가 태어날 땅이라는 분석이다.
그 뿐아니다. 북한산에서 서진과 남진을 거듭한 용맥(龍脈)의 영향으로 생기를 응집한 곳이란 점도 이 터가 보통 땅은 아님을 짐작케 한다.

땅값도 꾸준히 뛰었다. 1961년 정 회장이 최초로 소유권을 등기한 905㎡ 규모의 집터는 2001년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상속받았다. 현재 1㎡ 당 공시지가는 240만원으로 20여년 간 4배가량 올랐다.

정주영 회장의 묘소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산19 검단산 자락에 있다. 검단산은 조선시대부터 명산으로 꼽혀왔다. 풍수지리 상 큰 곰이 새끼를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자손을 아우른 듯 안온한 기운을 지키려 한 때문인지, 묘역도 그리 넓진 않다. 330㎡(구 100평) 남짓한 규모로 조성돼 일반인 가족묘원 크기다. 고인의 뜻에 따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선친의 봉분 크기대로 조성했다는 게 현대 측 설명이다. 아침에 그늘이 드리우나 낮에는 해가 질때까지 햇빛이 든다고 한다.

3. SK 최종건 창업주 생가는 ‘돈줄’ 흐르는 곳

SK 창업주의 생가터인 수원시 권선구 평동 7번지도 대체로 재벌이 날 곳이라는 평가다. 특히 고 최종건 전 회장이 태어난 방은 양기가 가장 많이 흘러 ‘대재벌이 나는 위치’였다는 분석이다. 풍수전문가들이 이곳을 재벌의 집터라고 보는 이유는 또 있다. 돈줄로 불리는 음기(陰氣)가 한 줄기 흐른다는 것. 보통 대통령이 나는 터에선 이런 음기가 발견되지 않지만, 유독 재벌 생가터엔 이 ‘돈줄’이 흐른다고 한다. 

이 집이 자리한 땅(1096㎡ 규모)은 현재 최신원 SKC회장이 소유 중이다. 1㎡당 공시지가는 94만5000원. 1990년 이후 5배 이상 올랐다. 현재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SK가 선영(先塋)엔 최종건 전 회장을 비롯해 부친 최학배 옹, 그리고 최종건 전 회장의 맏아들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 등이 잠들어 있다. 이곳도 입지가 양호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학배 옹의 묫자리는 재벌 후손이 나는 자리라고 평했다. 

그 때문인진 모르나, 최 전 회장은 선경그룹을 오늘의 SK로 일구는 데 큰 발자취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좋은 풍수가 영어의 몸이 된 최태원 회장까지 지키진 못한 듯 하다. 등기부 상 1만8744㎡ 규모의 임야인 이 묘소는 현재 최신원 회장ㆍ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그리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최윤원 전 회장의 아들인 최영근(27) 씨가 갖고 있다. 

4. LG 창업주 생가는 부귀영화의 길지(吉地)…묫자리도 지덕(地德) ‘듬뿍’

LG 창업주 고 구인회 전 회장이 태어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는 마을 자체가 명당이라는 평가다. 풍수전문가들은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관장하는데, 이곳은 두 줄기 냇물이 만나는 곳’이라며 ‘부귀영화의 길지’라고 입을 모은다.

구인회 회장 생가터 및 구자경 LG명예회장이 세운 모춘당(慕春堂)이 자리한 승산리 365번지(2515㎡)는 2006년부터 구 명예회장의 아들 구본무 LG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현재 공시지가는 1㎡당 7만8200원으로, 24년 새 3배 이상 뛰었다. 

구인회 회장의 묘소가 자리한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 산190-7 일대도 좋은 묫자리로 평가받는다. 한 풍수전문가는 “동래는 부산의 지덕(地德)을 받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야 10만9785㎡로 이뤄진 이 땅은 최초 1983년 구인회 회장의 아들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 등 4명이 공동소유했다. 2003년부턴 구본무 회장를 대표로 하는 능성 구씨 종중이 갖고 있다. 

5. 수몰당한 고향, 다시 만든 롯데 창업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국내 5대 재벌가 창업주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의 고향은 사라졌다. 신 회장이 태어난 집은 1969년 대암댐 건설로 수몰됐다. 하지만 그는 실향의 아픔을 ‘재건’으로 달랬다. 그는 수몰된 생가지 맞은편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609번지에 자신의 별장을 세웠다. 없어진 집은 별장 옆에 복원했다. 동시에 신 회장과 같은 실향민이 살 집도 인근에 함께 지었다. 마을회관도 만들었다. 동네 하나를 새로 세운 셈이다. 또 매년 5월 신 회장이 고향사람을 초청해 잔치를 여는 건 유명한 행사가 됐다.

나름대로 덕(?)을 쌓았기 때문인지 그의 별장지는 울산에서 상대적으로 외진 곳임에도 땅값이 계속 올랐다.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ㆍ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1999년 12월 물려받은 롯데가(家)별장지(1352㎡ 규모) 공시지가는 현재 1㎡당 11만7000원이다. 15년 간 4배이상 뛰었다. 

6. 두산, 창업주 생가는 ‘인위적 명당’? 

두산그룹 창업자 고 박두병 회장의 생가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270번지에 위치한 전통 한옥이었다. 과거 연지동에는 큰 연못이 있었다. 이 연못은 조선왕조가 이곳의 풍수상 화기(火氣)를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인위적 명당에 해당한다. 풍수학의 고전 ‘청오경’에 따르면 명당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도 있고 인위적으로 조성될 수도 있다. 

현재 아트센터가 들어선 박두병 전 회장 생가터(1847㎡)는 재단법인 두산연강재단이 소유 중이다. 1㎡ 당 공시지가는 1990년 350만원에서 올해 1028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두산 가의 선영은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산18번지다. 1만2694㎡ 의 임야로, 2005년 이후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소유 중이다. 

7. 효성, 창업주 생가는 번듯하지만…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전 회장이 태어난 경남 함안군 군북면 동촌리 1129번지도 대체로 지세가 좋은 곳으로 꼽힌다. 풍수전문가들은 집터 주변 지형이 마치 구슬을 꿴 것 처럼 집을 감싸고 있다고 말한다. 

즉 ‘합양복덕궁(闔陽福德宮)’에 속해 주로 부귀를 관장하며 번창할 터라는 고 설명한다. 현재 이 집이 들어선 땅(1441㎡)은 1984년 이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갖고 있다. 현재 1㎡당 공시지가는 7만1000원. 24년 새 7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좋다는 집터가 땅 주인을 잘 지키진 못했다. 조 회장은 올 초 8000억원대 배임ㆍ탈세ㆍ횡령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산36-1(6만9310㎡)을 1998년 증여받아 지금껏 소유하고 있다. 이곳엔 조 전 회장의 묘소가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옆 벽제동 45-1(3643㎡)은 ㈜효성 소유의 벽제기념관 3개동이 있다. 선영이 있는 곳이다. 이 땅은 2004년 임야에서 대지로 지목이 바뀐 후 10년 새 공시지가가 1㎡당 27만7000원에서 50만4200원으로 뛰었다. 갑절 가까운 오름폭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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