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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셀럽] 사상 최대 상장 신화, 중국 최고의 부호 마윈의 성공철학은
대다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은
다른 누군가가 이미 하고 있을 가능성 높아
물구나무서기 전략·역발상으로 기회 포착


“툭 튀어나온 광대뼈와 곱슬머리를 가졌으며, 1m62의 작은 키에 몸무게도 45㎏ 정도 밖에는 나가지 않는, 개구쟁이처럼 이를 드러내며 웃는 소년같다”

지난 2000년 미국의 ‘포브스’가 중국 기업가 마윈(馬雲, 49)의 외모를 두고 한 말이다. 그의 생김새에 대해선 외계인을 닮았다느니 원숭이같이 생겼다느니 비하하는 말들이 많다. 한국에서 유행한 농담을 빌자면 그는 외모에 관한한 ‘루저’인 셈이다. 하지만 자신의 외모에 대해 정작 마윈 그 자신은 이렇게 말했다.

“비쩍 마른데다 못생겼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남자의 외모와 능력은 반비례하는 법입니다.”

누구는 중동의 부호 만수르처럼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모델급 외모의 우월한 유전자를 내리받고 세상에 나기도 하니, 별 볼 일 없는 집안에 볼품 없는 생김새를 가진 이들은 억울할만도 하다. 하지만 마윈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이큐도 그다지 높지 않아요. 언론에서 저를 두고 똑똑하다 어쩌다 하면 정말 민망합니다. 저는 여유 있는 집에서 자라지도 않았죠. 이렇다 할 배경도 없는데다 잘생기지도 않았죠. 수능 수학시험에서는 1점을 받았지만, 오늘날의 저를 보세요. 저는 지금의 청년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저같이 평범한 사람도 성공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요.”

‘오늘날의 마윈’은 중국의 온라인 기업 알리바바의 회장으로 최근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통계에서 순자산 218억 달러(22조6000억원)로 중국 최고 갑부로 꼽혔다. 

알리바바바는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첫 거래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규모는 250억달러(약 25조9000억원)로 세계 증시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일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윈은 20여년전만해도 월급 89위안(1만5000원)로 시작했던 가난한 대학 영어강사였다. 1995년 최초의 창업 전 그는 스스로 고백한대로 “입대도 거부당하고 경찰 모집에서 떨어진대다 KFC와 호텔 입사 시험에도 모두 실패한”, 취업에서 삼십 번 넘게 낙방했다. 더 거슬러올라가면 대학에 두번이나 떨어진 삼수생이었고, 어린 시절엔 그저 영어를 공부할 목적으로 아침마다 집에서 45분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 호텔의 외국인 고객에게 무료 여행 가이드를 해주던 항저우의 꿈많은 소년이었다.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마윈처럼 생각하라’(장사오헝 지음, 이정은 옮김, 갈대상자)는 가난한 영어강사에서 아마존을 능가하는 인터넷 기업을 설립한 중국 최고 부호 마윈의 ‘성공철학’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마윈은 평범한 이들이 당하는 ‘억울함’과 세상의 불공평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남자는 억울한 일을 겪으면서 포부가 커집니다. 억울한 일을 많이 겪을수록 그릇이 커지고 포부도 자라나죠.”

“시골에서 태어난 당신과 빌 게이츠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공평한 것 한 가지는 빌 게이츠 가족의 하루나 당신의 하루나 똑같이 24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남들과 운을 비교하지 마십시오.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남들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보다 끈기가 좀 더 강할 수는 있겠죠. 남들이 너무 힘들어서 버티지 못할 때 저는 1~2분 정도 더 참을 수 있으니까요.”

중국의 인기 저술가인 저자 장사호헝은 마윈의 성공철학 중 하나로 ‘물구나무서기’(倒立)의 발상과 전략을 꼽는다. 역발상이다. 실제 마윈은 지난 2003년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를 설립했을 때 남자직원들에겐 하루 30초, 여자들에겐 하루 10초의 물구나무 서기를 권장했다. 마윈은 말한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빌 게이츠는 공부하기가 귀찮아서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프로그래머가 된 뒤에는 도스 명령어들을 일일이 기억하기 귀찮아서 도식화된 아이콘을 배열하는 프로그램(윈도우)를 개발했습니다.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이 코카콜라인데, 거기 사장은 너무나 게을러서 얼음물에 시럽을 넣고 병에 넣어 팔았죠.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의 사장도 대단했어요. 프랑스요리를 배우기 귀찮아서 그냥 쪼갠 빵 사이에 쇠고기를 넣어 팔았죠. 세계 최대 피자업체인 피자헛도 그래요. 거기 사장은 파이에 소를 넣기가 귀찮아서 그냥 위에 술술 뿌렸고, 그게 지금의 피자입니다.”

‘다르게 생각하는 법’은 90% 이상이 찬성하는 아이디어는 기업으로선 가치가 없다는 믿음으로도 나타난다. 책이 소개한 일화다. 마윈은 창업을 준비하기 전 24명의 친구들을 집으로 불렀다. 대부분 그가 야간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알게 된 학생들로 여든 두 살의 할머니도 있었다. 아직 인터넷이 생소한 90년대 중반이었다. 마윈은 자신이 인터넷이라는 걸 해보려 한다면서 장점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도 컴퓨터 기술에 대해선 문외한에 가까운 마윈이 더듬더듬 늘어놓는 이야기는 요령부득이었다. 모인 이들 중 23명이 왜 좋은 강사자리를 때려치려고 하느냐며 미친 사람 보듯 하며 반대했고, 딱 한 명만 “정말 하고 싶으면 해보든지”라고 했다. 마윈은 밤새 고민한 끝에 “모두가 반대한다고 해도 난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1995년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인 차이나옐로페이지를 창립했다. 마윈은 “90%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방안은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린다”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찬성하는 방법이라면 누군가가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미 기회를 빼앗긴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윈처럼 생각하라’는 마윈의 말과 일화 뿐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가나 정치가, 유명인사들의 사례, 중국의 고사가 풍부하게 인용하며 알리바바의 경영철학을 사람됨, 말하기, 목표, 생존, 긍정, 의지, 혁신, 경영, 경쟁, 인사, 부 등 11장의 목차로 소개했다.

이형석기자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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