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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셀럽] ‘식상한 자서전은 가라’, 동화책ㆍ역사서 작가로 변신한 슈퍼리치
[특별취재팀=김현일 기자] 재벌 기업인들이 글 쓰는 작가로 변신했다. 잠시 회사일을 뒤로 하고 책을 펴냈다. 그런데 경영 노하우나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쓴 식상한 자서전이 아니다. 그들의 ‘전문영역’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동화책, 역사서 등을 펴내며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자서전은 아니지만 책에는 자서전 만큼이나 그들의 평소 생각과 소신도 담겨 있다. 과연 재벌가 사람들은 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 역사서 출간한 이중근 부영 회장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해 자신의 호를 딴 출판사 ‘우정문고’를 설립했다. 동시에 자신이 직접 저술한 책 3권을 선보였다. 그 중에는 ‘6·25 전쟁 1129일’이라는 제목의 역사서도 포함돼 있다. 6·25가 발발한 6월25일 새벽 4시부터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27일 오전 10시까지 총 1129일간의 주요 사건을 시간순으로 총정리한 책이다. 마치 일기를 쓰듯 전쟁 당시의 음력 날짜, 요일, 날씨 등을 기록하고 전황과 국내외 정세를 정리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1941년생으로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이 회장은 전후세대에게 한국전쟁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대로 전달하고 싶어 책을 썼다고 한다. 6·25의 전 과정을 한 권의 책에 담아야 하는 만큼 출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회장은 2008년부터 국내외에 흩어진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2년 3개월의 집필기간을 거쳐 1000 페이지에 달하는 역사서를 펴냈다.
주택 건설에 오랜 기간 몸담아 온 그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기초로 한 ‘임대주택 정책론’과 시대별, 지역별로 우리나라의 주거형태를 분석한 ‘한국주거문화사’를 펴내기도 했다.




▶ 동화작가로 변신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7월 동화책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오키나와)’을 출간해 화제가 됐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지니가 혼자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여행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여행책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초등학생이 스스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담았다. 실제 원고 작성은 한 달 정도 걸렸지만 집필을 준비하는 데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조현민 전무는 출판 기념회에서 “초등학생 때 혼자 해외여행한 경험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스위스로 썸머스쿨을 가면서 처음 가족과 떨어져 혼자 해외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외국인학교를 졸업한 조 전무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국적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바 있다. 이때의 기억도 동화책 출간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고 싶다”고 밝혔다.
동화책은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조 전무는 오키나와에 이어 미국의 윌리엄스버그로 무대를 옮겨 아이들의 해외여행기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 한자사랑 ‘훈장님’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2012년 한자책을 냈다. 책 제목은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엮은 생활한자 3000자’. 기초한자 1800자와 기타 1200자 등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한자어를 담았다.
강신호 회장의 한자 사랑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강신호 회장은 우리말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중국어의 기초를 닦기 위해선 한자를 이해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신입 채용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도 한자로 작성해야 하며 회사 내부의 주요 공지문도 한자로 쓰여진다. 승진 시험에도 한자가 필수 과목이다. 실제로 동아쏘시오그룹의 주요 행사 때도 행사장 곳곳에서 한자를 발견할 수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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