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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내일은 슈퍼리치! ②훔친 책 팔던 소녀에서 패션계 신데렐라로...소피아 아모루소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 올해 나이 31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영인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오너로 꼽히는 그녀.

이번에 소개할 두 번째 ‘예비 슈퍼리치’는 요즘 ‘숭배’에 가까울 정도로 젊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온라인 패션기업 ‘내스티 걸(Nasty Gal)’ 창업자 소피아 아모루소(Sophia Amorusoㆍ31)다.

내스티 걸 창업자 소피아 아모루소.

지난 2013년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모루소를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CEO’ 1위로 선정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2위였다.

외모 뿐만 아니라 그녀의 경영능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2012년 미국 경제매체 INC. 매거진은 내스티 걸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선정했고, 경제지 포춘은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 경영인 40명’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아모루소는 여러 개의 수식어를 갖고 있다. 이 모든 게 지난 6년 사이에 거둔 성과다.

2008년 창업 후 2011년까지 내스티 걸의 수입은 2400만 달러였지만 2012년엔 그보다 4배 증가한 1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아모루소의 현재 자산은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로 평가된다. 초고속 성장에 뉴욕타임스는 아모루소에게 ‘테크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지난해 5월 자신의 자서전 출판기념 저자와의 대화를 가진 소피아 아모루소.

그녀의 폭발적인 인기는 출판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아모루소가 쓴 자서전 성격의 자기계발서 ‘#걸보스(#GIRLBOSS)’는 지난해 여름 미국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페이스북 최고운영자(COO)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린인(Lean In)’을 앞질렀다. 성장과정이나 학벌, 경력 등에서 모두 샌드버그에게 뒤지지만 사람들은 화려한 외모 뒤에 가려진 아모루소의 억척스러운 성공 스토리에 더 열광했다.

그리스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모루소는 10살 때 부모님의 실직을 경험했다. 그녀는 당시 부모님이 신용카드 돌려막기를 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부모님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모루소를 가톨릭 학교에서 일반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아모루소 본인도 생계유지를 위해 일을 했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돌렸고, 15살엔 샌드위치 체인점 ‘서브웨이(Subway)’에서 샌드위치를 팔았다. 그렇게 아모루소가 일했던 매장만 10개가 넘는다. 훔친 책을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 내다팔기도 했고, 먹을 것을 찾으려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했다고 본인의 자서전에서 밝힌 바 있다. 그녀 말대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불안한 10대를 보냈다.

신발가게에서 일하던 아모루소는 드디어 22살 때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SNS ‘마이스페이스(MySpace)’에 한창 빠져 지내던 그녀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eBay)에서 자신들이 파는 빈티지 아이템들을 마이스페이스에 올려놓고 홍보하는 것을 보게 됐다.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에 문을 연 내스티 걸 오프라인 매장.

빈티지 옷만 입던 아모루소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그녀는 어디에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옷을 살 수 있는 지 꿰뚫고 있었다. 스스로 의류판매에 감각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모루소는 이베이에서 빈티지 옷들을 팔기 시작했다. 스타일링부터 사진촬영, 웹페이지 편집, 배송까지 혼자서 해냈다.

첫해 7만달러의 수입을 거둔 아모루소는 이를 대부분 저축했다. 자기만의 독립된 쇼핑몰을 만들기 위한 사전준비였다.

2008년 아모루소는 이베이에서 나와 온라인 쇼핑몰을 차렸다. 이름은 가수 베티 데이비스가 1975년 낸 앨범명을 본따 ‘내스티 걸’로지었다. 아베크롬비나 아메리칸 이글에 질린 10대 소녀들은 트렌디하면서도 비싸지 않은 내스티 걸의 옷에 열광했다. 내스티 걸 때문에 딸의 카드를 정지시켰다는 엄마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스타일링부터 배송까지 아모루소 혼자 책임지던 내스티 걸은 결국 4년만에 직원 35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5월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소피아 아모루소.

그러나 지난해 내스티 걸은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직원수 10%를 줄이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달 12일엔 아모루소가 내스티 걸의 성장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신 리바이스와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 등에서 최고제품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를 지낸 베테랑 여성 경영인 셰리 워터슨(Sheree Waterson)에게 CEO직을 맡겼다.

업계에선 ‘역시 그녀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것은 아모루소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녀 역시 “내스티 걸의 초기 성공을 이어 나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할 작정”이라며 “CEO직을 내려놓은 덕분에 정점에 오른 내 재능을 현장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혔다. 그동안 경영에만 집중하느라 답답했던 속내가 담긴 글이었다.

자서전 ‘#걸보스’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라’고 강조했던 아모루소는 CEO직에서 내려와 제품개발과 브랜드 마케팅 등 평소 강점을 보였던 부문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낼 계획이다. 이같은 그녀의 자신만만한 태도 때문에 패션업계도 2015년 아모루소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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