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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 효성, ‘창업주는 삼성, 3세는 LG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권남근 기자] 2007년 7월말께였습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이동수 동아일보 꿈나무재단 이사장의 상가에는 삼성과 효성의 고위 임원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그때 이학수 삼성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비롯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 양 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조문을 했었지요. 고인의 장남이 당시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이고 차남이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조문객을 위한 상가테이블엔 삼성과 효성의 종이컵이 나란히 놓여져 ‘삼성과 효성의 종이컵 재회(?)’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삼성과 효성은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삼성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이 1948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삼성물산공사를 같이 설립했습니다. 1962년까지 동업관계를 이어오다 이후 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15년 가량 한 배를 탄 셈이지요.

창업은 부를 일구는 출발점입니다. 혼자 또는 같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들 중에도 삼성과 효성처럼 출발을 같이한 이들이 많습니다. 60여년 전 ‘구씨-허씨의 동업’에서 시작해 이제 LGㆍGSㆍLS 세그룹으로 나눠진 LG도 그렇습니다. 재밌는 것은 효성을 중심으로 한 삼성과 LG와의 묘한 관계입니다. 효성이 창업세대에는 삼성과 같이 했다면 3세에는 LG와 손잡은 모습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구본호 씨(왼쪽)와 조현준 효성 사장

범LG가 3세인 구본호 씨가 주인공입니다. 구본호 씨는 최근 조현준 효성 사장과 함께 정보기술(IT)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구 씨는 LG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정회 씨의 손자입니다. 구본무 현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이기도 합니다. 조 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이지요. 두사람은 재계 3세로서 평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 친분관계를 넘어 사업에서도 의기투합 한 셈이지요.

구 씨는 지난달 말 효성그룹 계열 전자결제 전문업체인 갤럭시아컴즈 지분(14.5%)을 16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구 씨는 조 사장(35.02%), 효성ITX(18.64%)에 이어 이 회사의 3대주주가 됐습니다. 갤럭시아컴즈는 조현준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보통 지분인수는 사업에 대한 서로의 믿음이자 같이하겠다는 의지의 피력이지요. 그만큼 책임도 같이 지니까요

주식시장에서도 기대감때문인 지 갤럭시아컴즈가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구 씨와 조 사장은 앞으로 공동으로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구 씨가 효성과 같이 할 자금은 LG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구씨가 어머니인 조원희 회장과 함께 보유한 범한판토스 지분 97% 가운데 82.1%를 LG상사와 LG가 우호주주에게 팔았기 때문입니다. 금액은 5066억원에 이릅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파트너로 조현준 효성 사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 사장은 효성 전략본부장으로 효성에서 섬유, 정보통신 사업을 주도 하고 있습니다. IT 등 신사업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합니다. 

갤럭시아컴즈는 전자상거래, 모바일마케팅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전자결제 솔루션 업체입니다. 조 사장도 효성의 신사업으로 IT쪽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고, 구 씨도 자금력을 통해 뭔가 투자대상을 찾고 있었던 만큼 서로의 궁합이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투자는 게임업체였습니다.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5일 구본호씨, 효성ITX와 함께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주식 5.21%(120억원 상당)를 매입했습니다. 액션스퀘어는 '블레이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업체로 올해 상장을 추진 중입니다. 갤럭시아컴즈와 구씨, 효성ITX는 액션스퀘어 주식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IT쪽으로 인연이 이어진다면 LG전자 등 LG의 전자 계열사와의 직간접적인 사업전개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과 효성, LG는 솥바위 인연으로도 많이 회자됐습니다. 바로 경상남도 의령군의 남강에 있는 ‘솥바위(鼎巖ㆍ정암)’라고 불리는 이 바위를 중심으로 약 20리(8㎞)안에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 LG그룹 구인회 회장,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창업주때는 삼성과, 3세 때는 LG와 이어진 효성의 인연이 어떤 효과를 낼 지 주목됩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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