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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내일은 슈퍼리치!⑪요기요, 배달통까지 먹어치운 '딜리버리 히어로'
-경영 컨설턴트 관두고 31세에 배달 앱 창업
-‘요기요’ 설립, ‘배달통’ 인수로 한국 진출
-전 세계서 한달 1200만건 주문 몰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 길거리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배달음식 전단지들도 앞으로 사라질 모습 중 하나다. 모바일로 주문하는 각종 배달 앱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제 음식 주문도 스마트한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출신의 니클라스 외스트버그(Niklas Östbergㆍ35)는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기업가다. 그는 ‘딜리버리 히어로(Delivery Hero)’란 회사를 창업한 지 4년 만에 전 세계 온라인 배달서비스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받고 있다.

▶5번의 터치로 음식주문 완료=외스트버그는 2011년 딜리버리 히어로를 창업한 이후 사람들의 배달음식 주문 습관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자

앱만 실행하면 등록된 배달음식점 목록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수백 장의 전단지가 손 안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거리와 예상시간, 비용, 고객후기 등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고 모바일 결제까지 마치면 주문이 완료된다.

이처럼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용자의 편의와 음식점의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온라인 배달시장으로 고객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덕분에 배달음식을 시키려고 전단지를 모아두거나 전화번호를 일일이 검색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단 5번의 터치로 최적의 음식점을 골라내고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이렇게 해서 주문이 발생하면 음식점으로부터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는다.

사업 아이디어는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딜리버리 히어로는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2011년부터 9차례에 걸쳐 총 13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사업자금을 충당해왔다. 2013년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전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트위터가 8차례에 걸쳐 12억 달러를 모은 것과 비슷한 속도다.

네덜란드 경제지 이머스(Emerce)는 딜리버리 히어로를 ‘2014년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가치는 올 2월 기준 19억 달러(약 2조원)로 온라인 배달서비스 기업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한다.

▶‘요기요’에 이어 ‘배달통’까지, 한국시장 넘봐=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유럽 지역은 회사 수입의 60%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1년 전의 95%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이는 곧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도 딜리버리 히어로가 힘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딜리버리 히어로의 해외 진출 현황. 현재 29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외스트버그는 2011년 호주와 멕시코, 러시아에 이어 2012년에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까지 진출하며 딜리버리 히어로를 세계 최대의 음식주문 네트워크로 키웠다. 현재 29개국에서 9만개가 넘는 음식점들이 딜리버리 히어로의 파트너사로 등록돼 있다.

‘요기요’란 이름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배달 앱도 사실 딜리버리 히어로가 2012년 한국에 세운 자회사다. 현재 요기요는 국내 업계 2위에 올라 있다. 외스트버그는 한국 지사 직원들과 스카이프나 채팅, 이메일 등으로 회의를 하고, 1년에 한 번 실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에 대한 그의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작년 9월 국내 업계 3위 ‘배달통’을 찾아 협력방안을 논의한 외스트버그는 결국 배달통까지 손에 넣었다. 이제 국내 배달 앱 시장은 그가 이끄는 ‘딜리버리 히어로’와 업계 1위 ‘배달의 민족’간의 양강 구도가 됐다.

▶공대 출신 컨설턴트에서 기업가로 변신=지금은 세계 최대의 배달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가지만 외스트버그는 공대 출신의 컨설턴트 출신이라는 이력을 지니고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가 31세에 창업한 딜리버리 히어로는 불과 4년만에 배달음식 시장을 빠르게 먹어치우고 있다.

2005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올리버 와이먼에서 5년간 컨설턴트로 일했다. 온라인 주문배달 사업도 이때 시작했다. 컨설팅에 따분함을 느껴왔던 외스트버그는 2007년 온라인 피자주문 네트워크(Pizza.nu)를 구축해 곧바로 스칸디나비아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방법은 지금의 딜리버리 히어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동네 피자배달점들을 한데 묶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간편함이 주무기였다.

게다가 지역적 특성도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경우 유명 브랜드 계열의 대형 체인점들이 피자배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스웨덴 사람들은 배달음식을 시킬 때 동네마다 자리잡은 작은 가게를 선호했다.

외스트버그는 여기서 성공 가능성을 내다보고 30세에 회사를 나와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지역 현지의 음식점이 발달한 유럽 전역에서 이 사업모델은 통했다. 이후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호주 등으로 밀어붙이며 외스트버그는 세계 배달음식 시장을 빠르게 먹어치우고 있다. 딜리버리 히어로 계열의 배달 앱으로 들어오는 전 세계 한달 주문건수만 해도 1200만건에 달한다.

▶수수료 논란과 배달앱 시장 경쟁 고조 등 남은 과제=최근 국내에선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음식점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자

이에 대해 외스트버그는 “신규 주문을 창출하기 위해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고, 자동 주문 단말기를 저렴하게 임대해 주문접수 시간 절약을 돕는다”며 점주들에 대한 투자부분을 강조했다. 게다가 다른 업체와 달리 광고비는 받지 않아 오히려 경쟁사 대비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주문방식은 점주들이 주문자의 정보를 축적함으로써 주문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사한 배달 앱이 쏟아지면서 딜리버리 히어로는 최근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특히 런던의 저스트잇(JustEat)과 미국의 그럽허브(GrubHub) 같은 대형 업체들이 딜리버리 히어로를 위협하고 있다. 외스트버그는 경쟁업체에 대응해 현재 시장에서의 영향력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계획에 대해선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설도 나오지만 외스트버그는 “IPO를 위한 IPO는 하지 않을 작정”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배달 앱 시장의 성장세에 비춰봤을 때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공개도 머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가 걸어온
1980년 스웨덴 출생 → 2005년 스웨덴 왕립기술원 산업공학 석사학위 취득 → 2005~2010년 올리버 와이먼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 → 2011년 독일서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 → 2012년 한국에 ‘요기요’ 설립 → 2014년 경제지 이머스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선정

▷주요 현황
19억 달러(2015년 2월 기준 기업가치)
29개국 (서비스 국가)
1200만건(전 세계 한달 주문건수)
9만개(파트너 음식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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