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표 패스트푸드 전세계 6500개 매장
신격호 회장 유학시절 괴테 소설에 감명
소설속 여인 샬로트 애칭 ‘로테’ 社名으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민상식 기자］주근깨투성이 딸의 애칭은 ‘웬디’였다. 미국인 데이비드 토머스(David Thomas)는 1969년 햄버거 레스토랑을 시작하면서 가게 이름을 고민하다 딸의 별명이 떠올랐다. 딸 멜리다 루 토머스(Melinda Lou Thomas)의 애칭 웬디를 응용해 웬디스(Wendy’s) 햄버거라고 가게이름을 붙였다. 로고에는 말괄량이 삐삐가 연상되는 딸의 모습을 그려넣었다.
빨강머리 소녀 로고가 인상적인 웬디스는 현재 전세계 6500여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업체로 성장했다.
반도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도 창업주의 큰딸(권보라)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내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아파트를 짓는다는 다짐에서 큰딸 이름을 브랜드 이름으로 붙였다. 유보라는 딸이름 보라와 첨단시설의 이미지인 유비쿼터스 등에서 따온 영문 ‘U’ 자를 조합해 만든 것이다.
소설 주인공의 이름에서 기업명이 유래된 경우도 많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4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문학에 심취했다. 신 회장은 당시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주인공 베르테르의 사랑과 정열에 감명받아 그가 사랑한 여인 ‘샬로트(Charlotte)’의 애칭인 ‘로테’(Lotte)를 기업명으로 정했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일본식 발음으로 ‘샤롯데’, 독일식 발음으로 ‘샬로트’, 영어식 발음으로 ‘샬럿’이다.
스페인 패션브랜드 자라(ZARA)의 원래 이름은 조르바(ZORBA)였다.
브랜드 자라 등을 보유한 인디텍스그룹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는 1975년 옷가게를 창업할 때 영화 한편을 봤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감명깊게 본 그는 가게 이름을 조르바로 정했다.
간판에 넣을 알파벳(ZORBA)이 거의 완성될 무렵 근처의 술집가게 주인이 오르테가를 찾아왔다. 그 술집 이름도 ‘조르바’였기 때문에 그는 오르테가의 가게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오르테가는 이미 완성된 알파벳을 다시 조합해 급하게 ‘자라’(ZARA)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스타벅스(Starbucks) 역시 피쿼드(Pequod)가 될 뻔했다.
1971년 영어 교사 제리 볼드윈(Jerry Baldwin), 역사 교사 제브 시글(Zev Siegl), 작가 고든 바우커(Gordon Bowker)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공동으로 커피원두 판매업체 스타벅스를 시작했다. 세 명의 창업자는 당초 업체 이름을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Moby Dick)’에 등장하는 고래잡이 배 ‘피쿼드’로 정했다. 하지만 피쿼드라는 이름이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신 피쿼드를 타고 있던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에 S를 붙여 만들었다.
커피원두 등을 판매만 하던 초창기 스타벅스는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합류하고 1987년 슐츠에게 인수된 이후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전설 속 인물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경우도 있다.
쌤소나이트(Samsonite)는 1910년 당시 28세의 미국인 제스 슈와이더(Jesse Shwayder)가 ‘슈와이더 트렁크 생산회사’라는 이름으로 창립됐다. 이후 성경에 나오는 삼손처럼 튼튼하다는 뜻에서 ‘삼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어 1966년 회사명이 쌤소나이트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명품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는 1926년 쇼콜라티에 조셉 드랍스(Joseph Draps)가 벨기에 브뤼셀에 초콜릿 가게를 열면서 레이디 고디바의 용기에 감동을 받아 이름 붙인 것이다. 11세기 영국 귀족부인 고디바는 백성들의 과중한 세금을 내리기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타고 영지를 돌았다고 한다.
고디바 초콜릿은 이런 전설적인 이야기를 활용해 귀족적이며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세계인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름인 ‘아라비안 나이트’ 가운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의 알리바바(Alibaba)를 기업명으로 정했다.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의 엘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는 토마스 에디슨과 동시대에 살았으면서도 에디슨의 빛에 묻혀 있었던 천재 전기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회사이름을 테슬라(Tesla)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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