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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럭셔리톡⑪ 스티브 잡스가 유일하게 고집했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가볍고 구겨지지 않으며 우아한 플리츠...홍라희 리움 관장도 즐겨입어
-단순한 삼각 조각이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바오바오백 선보인지 15주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윤현종 기자] 이세이 미야케. 20세기 후반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이름이 낯선 이는 있어도, 주름 잡힌 플리츠 원단의 입체적 디자인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모르겠다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 프레젠테이션 할 때마다 입었던 검은 터틀넥을 떠올리면 된다. 그가 100벌이나 갖고 있었던 검은색 상의는 모두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이세이 미야케의 옷이나 가방은 1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명품브랜드처럼 엄두도 못낼만큼 값비싸거나 독특한 디자인을 뽐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용적인 일상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혁신적이다.

특히 1988년 개발한 플리츠 소재는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컬렉션 ‘Pleats Please’를 만들어냈다. 주름 잡힌 플리츠는 미야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미야케가 사용한 방식은 종전과는 전혀 달랐다. 이전 플리츠는 재단돼 봉제되기 전 주름을 잡았다. 미야케는 그와 반대로 의복을 정 사이즈의 2~3배 사이로 재단하고 조합한 뒤, 완성된 형태에 주름을 주었다. 이 방식은 크고 느슨한 형태지만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인체의 윤곽을 드러내도록 도왔다.
 
이세이 미야케를 입은 고(故) 스티브 잡스(위)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주름 잡힌 원단은 가볍되, 여행용 트렁크에 접어넣어도 구겨지지 않는다. 게다가 입체적 재단 때문에 움직이기가 편했다.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이 같은 이유로 항상 이세이 미야케의 연주복을 입는다. “나는 옷의 절반만 만든다. 사람들이 내 옷을 입고 움직일 때야 비로소 옷이 완성된다”는 미야케의 발언은 옷을 바라보는 그의 철학을 잘 표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벌가 안주인들이 좋아한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실제 홍라희 리움 관장이 단순하지만 우아한 이세이미야케 옷을 즐겨 입으면서, 제일모직이 국내에 이를 들여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이 미야케 컬렉션

의상에서 나타난 구조적 디자인은 2000년 출시한 가방 바오바오백에서 가장극대화됐다. 움직임에 따라 작은 삼각형 유닛의 모양이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이 가방은, 가볍고 부드러운데다 안에 넣은 물건에 따라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지난 21일에는 새로운 플래티늄 라인이 발표되기도 했다. 단 7일간 팝업스토어를 통해 공개되는 플래티늄 바오바오는 은색의 헬륨 가스 풍선 벽돌로 팝업스토어를 장식해 화제가 됐다.

실제 이세이미야케는 의복 뿐 아니라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2007년 두 명의 디자이너와 디자인을 탐험하는 독특한 건축물을 일본에 만들기도 했다.

                                                                                     바오바오백

미야케는 1938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다.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오트쿠튀르 조합의 양재학원에서 공부 후, 기라로시와 지방시 밑에서 보조 디자이너로 일했다. 1971년에는 뉴욕에서 첫번째 컬렉션을 발표했고, 블루밍 데일 백화점에 자신의 매장을 냈다.

“디자인은 상업과 혁신을 연결시킨다”고 언급할 정도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신소재를 활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이너로 알려져있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그에게 검은 터틀넥 디자인을 부탁한 것은 이세이 미야케와 가치관과 철학이 맞아떨어졌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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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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