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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옥중에도 자산7조원 불린 韓ㆍ中 거부 4인방…그 비결은?
2015.08.19 10:52
- 대륙판 ‘하이마트’ 中 황광위, 옥중에서 여러차례 지분인수ㆍM&A 등 전개, 자산 3600여억원↑
- 지난해 부패스캔들로 수감 홍콩 토마스 쿽, 1년 새 자산 2조원↑…옥중 ‘리모콘 경영’ 효과?
- 최태원ㆍ이재현 등 국내 5ㆍ6대부호 자산 수감동안 각 2조여원↑, 계속 늘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여기 중국(홍콩 포함)과 한국의 ‘조만장자’ 4명이 있다. 모두 포브스ㆍ후룬(胡潤)연구소 등이 낸 각국 부자명단에 수년 째 이름을 올리는 개인 순자산 1조1700억원(10억달러)이상을 보유한 빌리어네어다. 이들에겐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내부자거래ㆍ뇌물공여ㆍ배임 등으로 형을 산 경제 사범들이다. 공교롭게도 이 조만장자 4인방은 가족기업 출신이다. 두 나라에서 가족경영 기업은 드물지 않다. 지난해 7월 기준 중국 증시(중국인만 투자 가능한 A주식시장) 상장 민영기업 절반 이상이 족벌경영 중인 회사다. 크레딧 스위스에 따르면 한국은 시가총액 590억원(5000만달러)넘는 회사 중 58%가 가족기업으로 집계됐다. 홍콩은 62%다.

이들 4인방의 가장 특별한 공통점은 재판에 섰을 때는 물론 수감생활을 할때도 자산가치가 꾸준히 올랐다는 부분이다. 이들 4명이 경영활동에서 물러나있는 동안 늘어난 자산 가치를 추정해보면 총 7조3026억원 정도에 이른다. 자산가치의 증가는 대부분 이들이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 이뤄졌다. 이들이 경영에서 손을 뗀 것에 시장이 높은 점수를 준 것인지, 이들이 형을 살기 전에 내렸던 의사결정이 성과로 이어진 것인지, 혹은 이들이 옥중에서도 기업을 잘 경영한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내부자거래 2570억 챙기고 감옥 간 中 ‘하이마트’ 대부, 자산증식 시나리오는 = 가전유통기업 ‘궈메이(國美)전기’는 중국판 하이마트로 통한다. 지난 2013년 기준 중국 내 250여개 도시에 거점을 세웠다. 지점 수만 1060여개다.

그러나 형과 함께 지금의 궈메이를 일군 황광위(黃光裕ㆍ46) 전 회장은 감옥에 있다. 그의 죄는 무거웠다. 그는 내부자 거래로 큰 돈을 챙기다 적발됐다. 베이징 중급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그가 2007년께 부터 내부자 거래로 챙긴 돈은 총 2577억원(14억1500만위안). 현지매체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 등은 당시“내부자거래 금액 규모는 중국 최대”라고 평했다. 사건을 덮고자 공무원들에 건네다 후에 드러난뇌물도 7억7000만원(456만여위안)에 달했다.


황광위 궈메이전기 전 회장 및 궈메이 로고


결국 2010년 5월 베이징 중급법원은 황광위에게 내부거래ㆍ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벌금 1020억원(당시 기준 6억위안)도 부과했다. 개인 재산 가운데 340억원(2억 위안)도 몰수했다. ‘금고지기’역할 을 해 함께 법정에 선 황 전 회장 부인 두쥐엔(杜鵑)은 징역 3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황 전회장의 자산은 오히려 늘었다. 수감 당시 240억안 수준이던 그의 자산은 1년 뒤인 2011년 330억위안이 됐다. 2012∼2013년엔 부침이 있었지만 올해들어 자산 20%가량을 늘렸다. 13일 현재 260억위안 가량으로 추정된다. 5년 새 3640억원(20억위안)을 불린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지분의 32%를 보유한 궈메이전기의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궈메이전기의 주가는 올들어 홍콩증시의 활황과 저평가 진단 속에 상반기 한때 114%가 뛰기도 했다. 



복역 중인 황광위 전 회장 자산증가 추이


그는 옥중에서도 여전히 사업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경청년보(靑年報)에 따르면 2012년 5월 황 전 회장은 130여억원(7333만위안)을 투입해 온라인 가전유통업체 두 곳 지분 40%씩을 사들였다. 지난달 27일에는 1조7000억원(112억7000만 홍콩달러)를 들여 자신이 갖고있는 전자소매업체 ‘이웨이(藝偉)발전’ 자산 전부를 궈메이전기에 편입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보유한 궈메이전기 지분은 55%까지 뛰게 된다. 가전 유통매장도 50%이상 늘어난다. 열흘 후 그는 궈메이전기의 온라인상거래부문 책임자도 자신의 최측근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어떻게 범법자가 10억달러 규모의 빅딜을 당국 조사도 없이 옥중에서 성사했는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 홍콩 최대 부동산재벌, 옥중에서도 ‘5대부호’유지= 홍콩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3일, 홍콩 법원은 현지 최대 부동산 재벌(시가총액 기준)순흥카이(新鴻基)그룹 상속자 토마스 쿽(63) 당시 회장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벌금 7500여만원(50만 홍콩달러)도 더해졌다.

그는 앞선 7월 뇌물수수 관련 조례 위반으로 현지 부패단속기관 염정공서(廉政公署ㆍICAC)에 의해 기소됐다. 라파엘 후이(許仕仁ㆍ67)당시 홍콩 정무사장(총리급)에게 지난 2005년부터 뇌물을 주고 토지매각정보를 받은 혐의였다. 현지 언론들이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특히 2007∼2009년 간 후이 전 정무사장에게 18억원(1180만 홍콩달러)을 뇌물로 전달했다. 


복역 중인 토마스 쿽 전 회장 자산증가 추이


징역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도 쿽 전 회장의 재산은 오히려 늘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기소 4개월 전인 2014년 3월 그의 순자산은 7조4000억원(63억달러)으로 홍콩 10대 부자 수준이었지만, 징역형 선고 즈음인 올 1월엔 8조6300억원(73억5000만달러)으로 뛰었다. 3월엔 9조3400억원(79억5000만달러)이 됐다. 부패혐의로 법정을 오가는 1년새 자산은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보유중인 현금성자산 2조9370억원(25억달러)을 합치면 그의 재산은 총 12조2700여억원(105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난다. 블룸버그의 빌리어네어 인덱스 기준으로 보면 그는 홍콩 5대 부호 가운데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이같은 ‘옥중 재테크’가 가능했던 건 역시 순흥카이그룹 보유지분가치 때문이다. 2013년 11월당시 16%정도였던 그의 지분율은 현재 오히려 18%대까지 뛰었다.

투옥 전에 그가 펼친 사전작업도 자산증가에 한 몫했단 분석이다. 홍콩 증시 등에선 유죄평결이 내려진 기업인이라도 경영직을 물러나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2012년 3월 당국에 체포된 당시부터 아들에게 집행이사직을 넘기면서 경영에서 깨끗하게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서류상 회사 최고책임자는 쿽 전 회장의 동생이자 순흥카이 가(家)막내아들인 레이먼드 쿽(62)이다. 자신의 비리혐의로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토마스 쿽 전 회장과 순흥카이 로고


덕분인지 순흥카이그룹은 여전히 홍콩 부동산개발 전문기업 중에선 시가총액이 가장 높다. 시장 분석가들도 “2011년 이래 7조5000억원(500억홍콩달러)를 들여 투자에 나서는 등 부동산기업 가운데 순흥카이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라고 평한다. 그 뿐 아니다. 순흥카이는 이미 2012년 향후 5년 간 개발 가능한 서울 여의도 면적 5배가량(14.4㎢)의 토지를 홍콩과 중국대륙에 보유한 상태다.

쿽 전 회장이 출소 뒤에도 홍콩의 조만장자로 남을 가능성은 그래서 높은 편이다.

▶ 최태원, 18개월 간 2조6629억원 증가ㆍ이재현 2조3357억원 증가=수감생활을 하면서 자산가치가 오히려 늘어난 부호는 한국에도 두 사람이 있다. 그 첫번째는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이다. 알려진바 대로이 회장은 배임ㆍ탈세 등의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수감됐다. 현재까지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그가 가진 CJ그룹 관련 주식들의 지분가치는 오히려 증가했다. 2014년 1월 1조 5207억원 수준이던 그의 지분 가치는 지난 7월 말 2조3357억원 불어난 3조8565억원까지 뛰었다.대한민국 부호순위 6위에 해당한다.

최근 별세한 아버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빈소조차 지키기 힘들 정도로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만큼 그가 옥중에서 혹은 치료과정에서 그룹 경영에 일정이상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전문 경영인들을 내세운 CJ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 회장의 수감전보다 분명히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재현 회장 지분 가치 증가 추이


수감생활중에 지분 가치가 불어난 또다른 부호는 최근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을 살던 그는 지난 14일 새벽 926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했다. 재벌그룹 회장 가운데에는 가장 긴 수감 생활을 거쳤다.

옥살이를 하는 동안 오히려 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늘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형기가 확정될 무렵입 2014년 1월 29일 그의 SK C&C 등 지분 평가액은 2조3783억원이었다. 반면 출소를 보름정도 앞둔 지난 7월 31일 그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5조412억원이었다. 1년 반사이 2조 6629억원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최회장이 지분의 23.40%를 들고 있는 SK의 주가가 크게 늘면서 최회장의 자산도 대거 늘어났다. 2013년만해도 10만원대이던 주가가 지난달 24일에는 장중 32만4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31만원대인 이 회사 주가가 43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회장의 지분 가치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최태원 회장 지분 가치 증가 추이


SK의 주가가 오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 1일자로 SK C&C와 SK가 합병하면서 사실상 SK가 그룹의 지배구조의 핵심축에 올라서게 됐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로써의 구조가 명확해지는 효과가 생기면서 SK 주식의 가치가 오른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SK하이닉스의 선전이다. 2011년 8월만해도 1만5000원대 이던 회사의 주가는 2011년 11월 SK그룹에 인수가 결정되고 되고 이름을 SK하이닉스로 바뀐 후 꾸준히 올라왔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벌이던 수년간의 치킨 게임이 정리되고, 시장활황속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2위 자리를 굳건히 한 것이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에는 주가가 5년래 최고가인 5만24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덕분에 한때 시가총액 20위선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SK하이닉스는 현재 시가총액 4위의 기업이 됐다.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 상승은 지주사인 SK의 기업가치 상승과 최회장의 지분가치상승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최태원 회장이 수감전에 내린 투자 결정이 수감기간 동안 그의 자산가치를 늘려준 셈이 된다.

하지만 최 회장에게 진짜 시험대는 앞으로다. 그의 사면을 두고 아직도 이견이 오가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세운 최 회장 사면의 명분은 ‘경제 살리기’지만 “재벌 총수의 사면이 경제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최 회장 역시 사면 직후 언론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경영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동안 기업은 사회 양극화, 경제활력, 청년실업 등의 사회문제와 별개가 아니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육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풍상 다 맞을 각오로 뛰겠다”는 말로 상황을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의 사면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앞으로 최회장의 행보에 달렸다. 그가 스스로 증명해내어야 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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