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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올해로 5년째…日 최고부호 손정의 회장 조상묘 벌초한 대구 동구청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김현일 기자] 추석을 앞두고 올 가을에도 대구 동구청 공무원들은 어김없이 산에 올랐다.

영남일보에 따르면, 강대식 대구 동구청장을 비롯한 구청 간부 15명은 지난 5일 동구 도동 향산마을에 위치한 일직손씨 문중 묘 20여기를 벌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벌초한 곳은 다름아닌 일본 최고의 억만장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조상 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대구 동구청의 ‘특별한 벌초’는 올해로 5년째다. 2011년 9월, 이재만 전 동구청장 시절부터 손 회장 조상묘를 돌보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추석을 앞두고 이 전 동구청장과 과장급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 벌초를 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강 구청장도 바통을 이어받아 5년째 정성을 쏟고 있다.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자산이 119억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일본 내 부호순위 2위다. 비록 손 회장 본인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아버지는 대구 동구 입석동이 고향이다. 손 회장의 일가 친척인 ‘일직손씨’ 50여 가구는 지금도 동구 도동에 집성촌을 이뤄 살고 있다. 손 회장의 10대조부터 증조까지 조상묘 15기도 도동 팔공산 일대에 위치했다.

지난해에도 대구 동구청 직원들은 추석을 앞두고 손정의 회장 고조모 묘소를 벌초했다.[출처대구 동구청]

동구청이 손 회장의 조상묘역을 대신 벌초한 배경엔 손 회장 가족이 일본에 있고, 친척들이 고령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구 동구에 대한 손 회장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목적이 크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대구 동구는 2009년 유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국내외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손 회장을 바라보는 동구청의 시선은 유달리 애틋하다. 대구 동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일본 최고의 기업가로 성공한 손 회장이 투자를 해준다면 투자효과 뿐만 아니라 그만큼 홍보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일본 주간지 ‘위클리포스트’ 취재진에게 손정의 회장 문중에 대해 설명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가운데 양손을 들고 있는 이)[출처=대구 동구청]
이 전 구청장은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보낸 초청장을 통해 손 회장의 대구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2012년엔 벌초 장면을 담은 CD를 손 회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손 회장 쪽에선 별다른 답변이 없다.

풍수전문가인 천성조 영남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2011년 8월 손 회장 선조의 산소를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의 둥지로 거부(巨富)가 날 자리”라면서 “선조를 잘 모시는 것은 수성(守城)의 근본”이라고 평했다. 대구 동구청은 오늘도 손정의 회장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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