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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빌 게이츠 1400억원 대저택에 숨은 ‘12가지 비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윤현종 기자]‘재너두(Xanadu) 2.0’
세계 최대 갑부 빌 게이츠(60)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자신의 대저택에 붙인 별칭이다. 

재너두는 이상향ㆍ도원경(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곳)’이란 뜻이다. 14세기 초 베네치아 출신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에서 캐세이(Cathayㆍ라틴어로 중국이라는 뜻)의 이상향으로 언급됐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집을 ‘20세기 이상향’으로 꾸미고 싶었던 것일까. 암호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좋아한 게이츠는 ‘재너두 2.0’에도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수수께끼를 곳곳에 숨겨놨다. 게이츠 대저택에 대한 12가지 궁금증을 모아봤다. 


①‘재너두 2.0’ 건설비용은?
자산 794억달러(90조원ㆍ10월27일 기준)를 보유한 세계 1위 갑부 빌 게이츠가 대저택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1988년이다. 게이츠는 당시 200만달러(22억7000만원)를 들여 워싱턴주 메디나 지역 일대를 매입했다.
전체규모는 6130㎡(구 1850평)으로 공사기간만 7년이 소요됐다. 건설비용으로 땅값의 30배가 넘는 6300만달러(714억원)를 썼다. 

대저택 건설에 투입된 인력은 300명에 달했다. 그중 100명이 전기 기술자였다. 2012년 현재 ‘재너두 2.0’의 시세는 1억2354만달러(약1400억원)다. 게이츠는 매년 재산세로 100만달러(11억원)를 내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업노트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 게이츠는 이 작업노트를 약 350억에 낙찰받았다.

②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재너두 2.0의 백미는 도서관이다. 대저택에서 가장 은밀하고 시원한 곳이다. 도서관을 차갑게 유지해야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16세기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업노트 ‘코덱스 레스터(Codex Leicester)’가 소장돼 있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이 작업노트를 1994년 경매에서 3080만달러(350억원)에 사들였다. 3080만달러는 게이츠가 대저택을 짓는데 들인 비용의 절반에 가깝다. 당시 경매 낙찰자가 게이츠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의 천재가 과거의 천재에게 보낸 멋진 헌사”라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다 빈치의 작업노트는 1506~1510년 사이 18장의 종이를 반으로 접은 후 앞뒤에 쓴 72페이지의 메모다. 다 빈치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쉽게 베끼지 못하게 하기 위해 거울에 비춰봐야 읽을 수 있도록 반대로 글을 썼다. 빌 게이츠는 다빈치의 작업노트를 손에 넣은 후 일부 페이지를 ‘윈도95’ 스크린 세이버로 사용하기도 했다.

도서관의 크기는 2100제곱피트(약 60평)로 돔 형태를 띠고 있다. 독서룸에는 천장에서 빛이 우물 모양으로 들어오는 채광정(採光井)과 벽난로가 갖춰져 있다. 회전식 책장과 서재 특유의 고전적인 향기를 내는 판넬로 장식했다.

게이츠는 도서관 천장에도 공을 들였다. 천장에 미국 대문호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 등장하는 명문장을 새겨 넣었다.
“He had come a long way to this blue lawn and his dream must have seemed so close that he could hardly fail to grasp it. (그는 먼 길을 지나 이 푸른 잔디밭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나 가까이 다가와 있어서 그걸 놓치는 일은 거의 있을 수 없어 보였다.)” 

재너두 2.0에는 화장실 24개와 부엌 6개가 있다.

③맞춤형 예술작품
대저택의 내부벽면에는 디지털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8만달러(약9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스크린은 15만달러(1억7047만원)짜리 기억저장 장치로 운영된다. 이 저장장치에는 다양한 그림과 사진이 저장돼 있다. 집안에 있는 누구든지 리모콘을 조작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스크린 영상을 바꿀 수 있다. 손님의 취향을 고려해 방의 조명과 기온, 장식을 마음대로 꾸밀수 있도록 한 일종의 배려다. 

저택 바닥에는 압력감지센서가 있어 사람의 몸무게와 발걸음으로 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④좀 더 은밀한 기술
게이츠는 다 빈치의 작업노트에 관심을 보인 것처럼 암호화되고 감춰진 것을 좋아한다. 그의 집에도 이같은 감춰진 공간들이 많이 있다. 숨겨진 손님방과 차고, 박쥐동굴 (Bat cage) 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 특이한 기술들이 내재돼 있다. 

단적인 예가 방의 벽지 뒤에 숨겨놓은 스피커다. 손님들이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이동하는 길을 따라 음악을 들려 준다.
이 뿐만 아니다. 저택의 바닥에는 압력 감지센서가 있다. 이를 통해 가족이나 보안직원은 언제든 저택 안에 누가 어디에 있는지 몸무게와 발걸음으로 알아낼 수 있다.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박쥐동굴(Bat Cave). 게이츠 저택에도 숨겨진 박쥐동굴이 있다.

⑤개인용 박쥐동굴
빌 게이츠는 영화 ‘배트맨’ 주인공 브루스 웨인과도 닮은꼴이다. 이들 두 억만장자 기업가는 개인용 ‘박쥐동굴(Bat cave)’을 집안에 만들어 놨다. 게이츠에게 박쥐를 모티브로 한 자가용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해 부인도 하지 않다. 게이츠는 저택 내부에 3개의 차고를 두고 23대의 차를 보유하고 있다. 

⑥첨단 기후제어 시스템
‘빌 게이츠의 호수’에 들어서면, 방문객들은 먼저 검문을 받는다. 그후 특별한 마이크로칩이나 핀을 부여받는다. 이 칩은 집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호환한다. 손님들은 이 칩에 자신이 원하는 기온이나 조명 밝기를 입력해 저택 어디서든 맞춤형 환경을 제공받는다. 특히 조명은 방을 이동할 때마다 미리 설정된 조도(照度)로 자동으로 바뀐다. 

모든 방의 조명은 방문객이 마이크로칩에 미리 설정해 놓은 밝기로 이동할 때마다 자동으로 바뀐다.

⑦호화 욕실과 부엌
그렇다면 이렇게 넓은 게이츠의 저택에 화장실은 몇개가 있을까. 정답은 24개다. 이 가운데 10개는 욕조 등 호화 욕실장비가 갖춰져 있다. 부엌은 총 6개다. 모두 조리시설이 완비돼 있어 언제, 어디서, 어떤 이벤트를 벌이든 직원들이 따뜻한 식사를 곧바로 제공할 수 있다. 

대저택을 둘러싼 숲과 인공천(川)

⑧물고기 노니는 인공천(川)
대저택 밖은 약간의 습지와 인공천으로 이뤄져 있다. 인공 시내는 빗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집안을 둘러싼 잠재적인 벽의 구실도 한다. 친환경 시내에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송어와 연어들이 많아 종종 게이츠의 낚시터로 이용된다. 


⑨억만장자에게 운동은 필수
저택내 운동시설은 웬만한 헬스클럽 이상이다. 2500제곱피트(약70평) 규모의 헬스장에는 사우나와 찜질방, 남녀 락커룸은 물론 20피트(약 6m) 높이의 트램폴린(스프링 달린 매트)장이 있다. 

호화저택의 기본인 수영장은 3900제곱피트(약109평) ‘단독건물’로 마련돼 있다. 가로 16피트(약 5m) 세로 60피트(약 18m) 길이의 수영장을 갖추고 바닥에는 음향시스템을 깔았다. 수영장 밑바닥 그림은 ‘화석’을 모티브로 했다. 또 유리벽 아래서 다이빙 즐길 수도 있다. 테라스가 따로 갖춰져 외부로 나갈 수 있고 락커룸은 4개의 샤워시설과 2개의 욕조를 갖추고 있다. 

재너두 2.0 공사당시 모습. 공사기간만 7년이 걸렸다.  처음 시험용으로 완공된 곳이 게스트하우스다.

⑩‘王대접’ 게스트하우스
게이츠 저택의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면 왕이 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1900제곱피트(약 53평)의 별채는 1992년에 대저택 프로젝트에서 첫번째로 완공된 건물이다. 이 건물은 건축가 피터 보린이 ‘프렌츠 프로빈셜(프랑스 전원지방 양식)’ 스타일로 지었다. 보린은 미국 맨해튼 애플스토어를 디자인한 건축가로, 미국 건축가 협회에서 2010년 올해의 건축가로 뽑힌 인물이다. 

본래 대저택 프로젝트의 시험용 건물인 만큼 게스트하우스에도 최첨단 기술이 들어와 있다. 1개 침실과 1개 욕실로 상대적으로 수수한 게스트하우스는 게이츠가 저서 ‘미래로 가는 길(The Road Ahead)’ 대부분을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재너두2.0은 야산과 구릉에 절반가량 묻힌 복토주택의 전형이다.
 
⑪복토(覆土)주택의 끝판왕
복토주택(Earth-sheltered Home)이란 야산이나 구릉지의 경사진 곳에 지어진 집으로, 집 자체가 최소 절반은 땅속에 파묻혀 있는 집을 말한다. 게이츠의 저택은 친환경적이고 주변이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이들 나무는 기온조절과 열손실을 막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500년 산 더글라스 전나무를 공수해 지붕을 받치는데 썼다. 호수 서쪽으로 보이는 시애틀 조망도 일품이다.

⑫고가의 저택 관람권
빌 게이츠 대저택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을 위해 일시 공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저택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 매해 가을 MS는 사내에서 대규모 자선행사를 벌인다. 직원들이 물건이나 특정 서비스를 기부하면 이를 경매 형태로 파는 것이다. 여기서 모아진 기금은 전액 자선펀드에 전달된다. 기부경매행사에서 가장 고가에 팔리는 서비스가 바로 ‘빌게이츠 저택 관람권(Xanadu 2.0)’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에 한파가 몰아 닥쳤던 2009년에도 관람권은 무려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에 팔렸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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