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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칸막이 제로…페이스북 신사옥이 소박하고 실용적인 이유
2015.11.20 11:05
축구장 7개 규모 사무실에 벽 하나 없어
회의실은 전면 대형유리 모든 공간 개방
저크버크도 일반직원과 같은 곳서 근무
“화려한 사무실서 안주 원치않는다” 의미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 파크(Menlo Park)에 위치한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의 신사옥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월 완공해 입주를 시작한 페이스북 신사옥은 단순한 3층 구조다. 일명 ‘MPK20’으로 불리는 이 사옥은 1층 주차장, 2층 사무실, 3층 옥상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용적이고 창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늘에서 본 페이스북 신사옥 전경.


자산 472억달러(54조6800억원)를 보유한 세계 억만장자 16위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ㆍ31)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신사옥을 소박하고 검소하게 지은 이유는 뭘까.

▶축구장 7개 규모 초대형 ‘원룸’=샌프란시스코 만에 접해 있는 페이스북의 새 보금자리는 이전 사옥과 간선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사람 키보다 큰 ‘좋아요’ 간판이 페이스북의 세계 입성을 알린다. 신구(新舊) 사옥은 트롤리버스나 자전거 전용터널을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신사옥 2층 사무실에 들어서면 입이 쩍 벌어진다. 4만㎡(약 1만2100평ㆍ축구장 7개 면적)의 바닥 면적과 7m 이상의 천정 높이에 압도되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드넓은 바닥이 벽 하나 없이 전체가 하나로 뻥 뚫린 거대한 ‘원룸’ 형식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2800명을 수용하는 사무실의 순환통로를 한바퀴 도는 데만 20분 이상이 걸린다. 저커버그는 별도의 방 없이 일반 직원들의 책상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의 책상을 소개하며 “개방형 바닥 플랜(Open Floor Plan)으로는 세계 최대”라고 설명했다. 그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의실은 전면이 대형 유리로 돼 있다. 저커버그는 “모든 공간이 개방돼 있다는 것은 페이스북의 투명한 기업문화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1만2000평 면적에 벽이 없는 대형 원룸으로 꾸민 페이스북 신사옥.


페이스북 신사옥을 설계한 인물은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인물이다. 기발하고 강력한 조형을 자랑하는 그의 이전 작품에 비하면 페이스북 신사옥은 상당히 소박한 편이다.
 

실내는 직원과 현지아티스트들이 그린 벽화로 장식했다.


저커버그는 당초 게리에게 사옥 설계를 맡길 생각은 없었다. “게리에게 의뢰하면 건축비가 많이 들어 페이스북 고유의 기업 문화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이 때문에 저커버그는 게리의 설계 제안을 한차례 거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게리는 페이스북의 의도를 최대한 살려 건축자재 낭비를 최소화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 페이스북 경영진을 설득했다. 결국 게리는 예산보다 훨씬 저렴하고 당초 계획보다 짧은 공사기간을 거쳐 새로운 사무실을 완성했다. 게리는 “처음부터 마크는 의도적으로 소박한 건물을 짓길 원했다”며 “가격 대비 좋은 공간이 목표였지 디자인 과잉 건물은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꾸밈없이 진실하되 힘있고 활기찬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었던 저커버그는 철골이 그대로 노출되고 콘크리트 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며 베니어 합판으로 간이 칸막이를 대신한 ‘거대하고 텅빈 캔버스’를 직원과 현지 아티스트들이 그린 화려하고 창의적인 벽화로 장식했다. 사옥의 첫 벽화를 그려넣은 재미교포 그래픽 아티스트 데이비드 최가 벽화작업을 지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무 400그루, 주변과 조화 ‘우선’=MPK20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거대 지상 정원이다. ‘기념비적인 건물보다 주변과 조화되는 사무실’을 원했던 페이스북은 3만6000㎡의 옥상정원에 400그루의 나무와 10만그루의 화초를 심어 주변 자연환경과 연속성을 유지했다. 


400그루 나무를 심은 옥상정원.


정원에는 사무실 공간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대화하고 쉴 수 있는 산책로와 레스토랑이 들어와 있다. 사옥 부지 전체에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어 나무그늘에 앉아 바닷바람에 흔들이는 꽃과 나무들을 보며 일할 수 있다.

저커버그는 신사옥에 입주한 첫 날 이렇게 말했다. “이 건물은 매우 간단해서 구조물을 걸쳐놓은 것 같지만 일부러 그렇게 했다. 발을 디딜 때 세계를 연결하는 자신들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4년 탄생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현재 전세계 15억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구촌에는 아직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40억명이나 존재한다. 저커버그는 화려한 사무실에 앉아 페이스북이 안주하길 원하지 않았다. 그가 신사옥을 소박하고 검소하게 만든 진짜 이유인 셈이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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