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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여성기업가 ‘동양>서양’ 이지만 여성창업가는 ‘동양<서양’
2015.12.17 10:40
-HSBC은행 “아시아 40%ㆍ서구권 31%” 분석…가업승계 문화 영향
-‘자수성가’ 억만장자 여성기업인 美 18명ㆍ中 9명…한국은 ‘전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세계 여성 기업가가 서양보다 동양이 많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HSBC은행이 시장조사기관 스콜피오파트너십(Scorpio Partnership)과 함께 세계 기업인 2800명(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여성기업가가 40%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권의 31%를 앞지른 것이다.

특히 홍콩은 여성 기업가 비중이 48%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중 절반은 35세 이하 젊은 사업가들이었다. 반면 유럽 1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여성 기업가는 21%로 서구권에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HSBC은행은 아시아권에 여성 기업가 비중이 많은 이유로 “대를 잇는 기업가 문화”를 꼽았다. 여기에는 경영승계도 포함된다. 실제로 아시아권 여성 기업가 가운데 가족 구성원이 기업을 운영하는 경우는 50%를 넘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왼쪽부터), 토리 버치 토리버치 창업주, 사라 브레이클리 스팽스 창업주


뿐만 아니라 가업승계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밑천을 집안 자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아시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여성 기업가의 49%가 초기 사업자본을 집안에서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곧 아시아 여성 기업가들 가운데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일군 인물이 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자산 10억달러 이상ㆍ1조1780억원) 리스트만 봐도 이는 증명된다. 
 
미국의 경우, 남녀를 통틀어 억만장자는 511명이다. 이중 여성은 12%인 6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자수성가한 여성 기업가는 18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 방송계 대모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ㆍ30억달러),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창업주인 토리 버치(Tory Burchㆍ10억달러), 기능성 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의 창업주 사라 블레이클리(Sara Brakelyㆍ10억달러) 등이 포함됐다. 
 

천리화 후와인터내셔널 창업주(왼쪽부터), 장신 소호차이나 창업주, 우야쥔 롱포프로퍼티 창업주.


또 최근 거짓논란에 휩싸인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Holmesㆍ45억달러), 의류 브랜드 ‘GAP’ 공동창업주 도리스 피셔(Doris Fisherㆍ31억달러), HP 최고경영자 멕 휘트먼(Meg Whitmanㆍ21억달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도 포함됐다. 재미교포 장진숙(30억5000달러) 씨는 남편 장도원 씨와 공동창업한 포에버21(Forever 21)으로 억만장자 반열에 들었다. 

아시아로 넘어오면 중국의 경우 전체 억만장자 210명 가운데 여성은 11명(5.24%)으로 집계됐다. 이중 자수성가형은 9명으로 비교적 비중이 높았다. 후와인터내셔널그룹(FuWah International Group)의 창업가 천리화(陳麗華ㆍ74세), 소호차이나(SOHO China)의 창업가 장신(張欣ㆍ50), 베이징오리엔트랜드스케이프(Beijing Orient Landscape) 창업가 허차오뉘(何巧女ㆍ49), 롱포프로퍼티(Longfor Properties)의 창업가 우야쥔(吳亞軍ㆍ51)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포브스 억만장자 리스트에 오른 국내 여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최기원 SK나눔재단 이사장 등 6명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문제는 자수성가 여성 기업인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상속자들로, 6명 중 4명은 삼성가에 집중됐다. 이부진(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녀), 이서현(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녀), 홍라희(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 이명희(이병철 삼성창업주 딸)이 모두 삼성가 출신이다.

반면 한국의 남성 자수성가 억만장자 기업가는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권혁빈 모바일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Smile Gate) 창업주, 김정주 넥슨 창업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와 서정진 셀트리온 창업주가 포함됐다.

여성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은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히 강하다”며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도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경제활동은 서비스업이나 제조업에 몰려 있어 노동집약적으로 상급직에 오를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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