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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좀비기업’서도 5년간 1380억원 배당…올해는 과연?
 - 영업익으로 대출이자도 못갚는 기업 중 배당 실시한 상장ㆍ비상장사 5년간 129곳
- 대기업집단ㆍ중견기업 속한 ‘한계기업’ 개인ㆍ법인 최대주주 배당규모 최소 1379억여원
- 한화ㆍ삼성ㆍ한진중공업ㆍGS 등 주요 재벌 계열사 포함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실적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이 지난 4분기 실적과 함께 2015년의 한 해 성적표를 내놓는 시기지만, 여느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제조업체들의 성적표는 여느 때보다 나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전한 삼성전자 조차도 지난 4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5분기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

기업 환경이 빠지면서 특히나 돈벌어 이자내기도 힘든 이른바 ‘좀비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새로운 구조조정전문회사를 가동하는 방식을 통해서 ‘좀비기업’을 퇴출한다는 방안을 내놓을 정도로, 정부 역시 부실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들 좀비 기업 가운데 배당을 통해 오너와 최대주주사의 수익원 역할을 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코스피ㆍ코스닥 상장 1763개사와, 비상장 상태인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대기업ㆍ중견기업에 속한 5244개사 등 총 70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5년 간의 재무제표를 살펴본 결과, 최근 5년 간 최소 1차례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상장ㆍ비상장사 가운데 129개 기업이 당해에 어려운 와중에도 주주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계기업이란 1년 간 번 돈(영업이익)보다 다음해 갚아야 할 대출이자가 더 많은 상태 즉, ‘영업이익÷이자비용’으로 계산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배당으로 회사 최대주주 자리에 있는 법인ㆍ개인이 수령한 배당금 규모는 최소 1379억여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기업의 배당 여부는 여러가지 요인을 통해 결정된다. 주주이익 환원ㆍ정부정책ㆍ기업 투자방향성 등 여러 요인이 뒤섞인다. 좀비기업의 정의 역시 기관별로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최근 3년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129개 기업은 2010년 이후 1차례 이상은 이자갚을 능력이 안되는 와중에도 배당을 진행했다. 2년 이상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찍었지만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회사도 있었다. 때문에 올해는 과연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 2∼3년 연속 ‘좀비기업’서 배당 챙긴 대기업 최대주주=우선 상장사 가운데에서는 조사 대상 기업 75개 가운데 6개사는 2년(회계연도 기준) 이상 한계기업 판정을 받았지만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모두 공정위 기준 대기업 집단에 속했거나 계열사를 최대주주로 둔 법인이었다.


한화케미칼은 2012ㆍ2013ㆍ2014 회계연도(12월 기준) 모두 이자보상배율 1을 넘지 못했다. 평균 0.41이다. 대신 이 회사 최대주주 ㈜한화는 3년 간 총 312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김승연(64)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 지분 22.65%를 쥔 최대주주다.



삼성정밀화학도 2013년부터 2년 연속 한계기업으로 분류됐지만, 최대주주 삼성SDI는 이 기간에 배당으로 20억여원을 받아갔다. 물론 삼성SDI의 규모를 감안하면 큰 의미를 갖는 배당액은 아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호텔신라 등 계열사들이 지분 31.13%를 갖고있다.

이들 6개 기업 최대주주 가운데 개인자격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긴 이는 이는 이웅열(60) 코오롱 회장ㆍ조남호(65)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ㆍ김영대(74) 대성그룹 회장 등이다.

이웅열(60) 코오롱 회장은 2012ㆍ2013년 평균 이자보상배율 0.69를 찍은 ㈜코오롱서 53억여원을 받았다.

한진중공업 지분 46.5%(2014년 기준)를 쥐고 있는 조 회장은 2013년에 배당금 34억3000여만원을 수령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 -6.15ㆍ2014년 -2.01을 기록했다.

김영대(74) 대성 회장도 2011년부터 2년 간(평균 이자보상배율 0.3) 16억8000만원을 챙겼다.


GSㆍOCI, ‘좀비’ 겪은 계열사 2개 이상…오너일가 배당금 569억 = 대기업집단 중 GS와 OCI는 최근 5년 간 최소 1차례 이상 한계기업 판정을 받았으나 배당을 실시한 계열사가 2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와 지주회사 등이 챙긴 배당 규모도 570억원에 달했다.


GS의 경우 허창수(68) GS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지분 4.75%)로 있는 ㈜GS가 2014 회계연도에 이자보상배율 -0.24를 기록했다. 이 때 허 회장이 챙긴 배당 규모는 5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그를 뺀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47명이 수령한 배당금도 461억5900만원에 달했다.

무역업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GS글로벌도 2011년 이자보상배율 -0.29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최대주주 ㈜GS는 배당금15억여원을 받았다.
허창수(왼쪽) GS그룹 회장, 이수영 OCI 회장

OCI는 2014년 OCI㈜ㆍ삼광글라스 등 2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이 각각 0.55ㆍ0.58로 집계됐다. OCI㈜ 최대주주 이수영(74) OCI그룹 회장은 이 때 5억여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삼광글라스 지분 22.04%를 보유한 이복영(69) 삼광글라스 회장도 8억여원을 챙겼다.

2013년엔 OCI 머티리얼즈가 한계기업 판정을 받았지만 최대주주 OCI㈜는 당시 배당금 25억여원을 쥐었다.

▶ 비상장 ‘한계기업‘서 배당 받은 재벌들=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임에도 배당 경험이 있는 외부감사기업 54곳은 배당성향이 평균 113.3%다. 상장사 평균보다 48%포인트 높다. 당기순이익보다 이익반환 차원의 배당규모가 더 컸단 의미다. 

SK의 경우 계열사 SK디앤디가 증시에 입성하기 전인 2011년 한계기업 기록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이자보상배율은 0.55였다. 최대주주였던 SK건설은 18억원의 배당을 챙겼다. 개인최대주주로 있던 최창원(52) SK케미칼 부회장도 15억여원을 받았다.
영풍 소속인 영풍문고㈜와 진로하이트 계열 서영이앤티는 각각 2012년에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했다. 당시 영풍문고의 최대주주 ㈜영풍은 1억7000여만원을 챙겼다. 당시 ㈜영풍 최대주주는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장남 장세준 영풍전자 대표였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장남인 박태영(39) 전무도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에서 당시 5억8000여만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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