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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서울대 의대 나와 ‘기업’ 수술한 닥터리치
-‘산부인과 의사’하다 43세에 교보생명 경영맡은 ‘신창재 회장’
-서울대병원 개혁한 ‘외유내강’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
-의대학장 지내다 국내 최대 백신연구소 설립한
‘안철수’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경영인이 되길 꺼렸던 경영인’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10년 신창재(63) 교보생명 회장을 커버스토리 인물로 다루면서 이같이 표혔했다. 당시 포브스는 “젊은 시절 한 번도 경영인을 꿈꿔보지 않은 신 회장이 이제는 교보생명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창재(63) 교보생명 회장

교보생명그룹을 이끌기 전 의료계에 몸 담았던 신 회장은 젊은 시절 경영인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같은 대학에서 의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다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냈다.

그러다 1996년 아버지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자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갑작스럽게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이제 그만 가업을 이으라”는 부친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마흔 셋의 나이였다.

2000년 5월 교보생명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으로 교보생명 경영에 참여했을 당시 내부 반발이 많았지만, 그는 20년간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2000년 당시 교보생명은 254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이었지만, 현재 교보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사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회사로 탈바꿈했다.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의사 출신답게 신 회장의 꼼꼼한 성격이 그룹경영에서도 드러났다는 평이다.

그는 특히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기업 회장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도 보였다. 신 회장은 그룹 내부 행사에 참여해 직원들 앞에서 개그맨들과 함께 공연을 하거나 기타 연주,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신 회장의 자산은 급증해, 그는 현재 국내 금융업계의 최고 부호로 꼽힌다.

포브스에 따르면 신 회장의 자산은 18억8000만 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로, 국내 8번째 억만장자다.

그는 현재 교보생명의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총액을 기준으로 그의 지분가치를 개략적으로 환산해도 2조5000억원이 넘는다. 교보생명이 비상장사임을 감안하면, 실제 시장이 판단하는 그의 지분 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박용현(73) 전 두산그룹 회장

신 회장 외에도 서울대 의과대학 출신으로, 의사를 하다가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은 재벌가 경영인은 박용현(73) 전 두산그룹 회장이 있다. 그는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박용현 전 회장은 신창재 회장처럼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거쳐 같은 대학에서 외과학 석ㆍ박사 학위를 딴 후, 의사생활을 하다 그룹경영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모두 부친의 회사를 물려받았다는 점 외에도 의사로서의 꼼꼼한 습관이 그룹경영에 영향을 끼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로 일하던 박 전 회장은 국내로 돌아와 서울대 의대 교수와 서울대병원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특히 서울대 병원장을 두 번 지내면서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확립했다.

서울대 병원장 시절(1998~2004년)에는 내부 반발에도 관료적인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당시 그는 수익성과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조직 통폐합과 보직 임기제를 도입하고, 분당서울대병원과 강남진료센터 건립을 주도했다. 이런 개혁 움직임에 서울대 병원이 발칵 뒤집어졌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였다.

박용현의 형인 박용성(76) 전 두산그룹 회장은 이를 두고 “동생이 의사지만 장사꾼 기질이 있어 서울대병원을 개혁한 것”이라고 했다.

박용현 전 회장은 2005년 두산그룹의 장학재단인 연강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며, 2007년에는 두산건설 회장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두산그룹 회장을 지내며 ‘외유내강형 리더’로 평가받았다. 의사 특유의 꼼꼼함 외에도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그룹 경영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고도의 체력이 필요한 외과의사 출신답게 그룹 회장으로 지내면서 철저한 자기관리 모습을 보여줬다. 담배를 끊고 술도 일체 하지 않았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신라호텔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6㎞의 산행을 즐겼다.

평소 부드럽고 조용한 성격의 그는 서울대병원 내 규율이 가장 센 외과 부문의 과장으로 재직할 때도, 큰소리 한번 낸 적이 없었던 일화로 유명하다.

박 전 회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제2대 서울대 이사장도 역임했고, 현재는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중앙대학교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박용현 전 회장이 보유한 두산, 두산건설의 지분평가액은 약 480억원(이달 17일 기준)이다.

안철수(54) 국민의당 공동대표

정치인으로 변신한 안철수(54)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서울대 의대를 나와 기업을 경영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안 대표 역시 신창재 회장과 박용현 전 회장처럼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안 대표가 재벌가 출신인 이들과 다른 점은 창업을 통해 빌리어네어에 등극한 ‘자수성가형 부호’라는 것이다.

단국대 의대 학과장을 지낸 안 대표는 1995년 국내 최초ㆍ최대의 백신프로그램 연구소인 ‘안랩’(안철수연구소)를 설립, 컴퓨터 백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실 그는 의대 대학원 재학 시절부터 틈틈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왔고, 1988년에는 ‘V1’이라는 백신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안철수연구소를 10여년간 이끌다 경영학 석사(MBA) 공부를 위해 40대의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났다.

2011년에는 자신이 보유한 안랩 주식지분 372만주(37.1%)의 절반을 사회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안철수 재단’(현 동그라미재단)을 설립해 보유 주식을 기부했다.

현재 안랩 주식 186만주(18.57%)를 보유한 안철수의 안랩 지분평가액은 약 1088억원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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