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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美명문고 ‘세인트폴’ 출신 오너家 3세의 인맥
-최근 '추악한 전통' 논란 겪은 미 사립명문고 ‘세인트폴 고등학교’
-세인트폴고교 출신 오너家 3세 조현준ㆍ김동관 ‘그룹후계자’ 유력
-세인트폴 이사 조현준…효성, 세인트폴고교에 100만달러 기부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미국 북동부 보스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뉴햄프셔 주 콩코드시에는 미 최고 명문 보딩스쿨(기숙학교)이 위치해 있다.

바로 160년 전통의 ‘세인트폴 고등학교’(St. Paul’s School)다. 1856년 문을 연 세인트폴 고교는 미국을 넘어 세계를 주름잡는 정·재계 거물을 다수 배출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록펠러家 등 미국 주요 가문 인사 상당수도 이 학교 출신이다.

이런 전통의 명문인 세인트폴은 최근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 선배 남학생이 졸업 전 누가 더 많이 여자후배와 성관계를 하느냐를 겨루는 소위 ‘선배 의식’(Senior Salute)이라는 추악한 전통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겪었다.

그러나 이같은 성추문 사건에도 세인트폴은 여전히 전 세계 명문가의 자녀들이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고등학교로 꼽힌다.

특히 미 사립명문고 가운데 등록금이 가장 높아 슈퍼리치의 자녀들이 다수 입학하는 세인트폴 고교는 다른 미국의 사립고처럼 야구부와 미식축구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조현준(48, 왼쪽) 효성그룹 사장과 세인트폴 고교 재학시절 조현준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한국프로야구가 막 출범한 1980년대 초에는 한 국내 재벌가 3세가 이 학교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동하며, 동양인 학생 최초로 야구부 주장까지 맡은 사례가 있다.

1983년 보성중학교를 졸업하고 세인트폴로 유학을 간 조현준(48) 효성그룹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예일대 재학 시절에도 야구와 미식축구 교내 대표선수로 뛰었다.

조 사장이 고교시절부터 접한 야구에 대한 열정은 효성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는 요즘에도 이어지고 있다.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도 뛰고 있는 조 사장은 야구와 경영을 접목한 ‘야구경영론’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사진2) (윗사진) 2013년 열린 세인트폴 국내 동문모임에서 조현준 사장과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아랫사진) 김동관 전무(맨 왼쪽),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왼쪽 세번째), 조현준 사장(맨 오른쪽)

▶세인트폴 고교의 화려한 인맥=조 사장은 세인트폴 고교의 국내외 인맥을 잘 활용하는 인물로 꼽힌다.

1987년 세인트폴을 졸업한 그는 모교에 통 큰 지원을 하고 있다. 조현준은 2008년부터 세인트폴 학교 이사를 맡고 있고, 이때부터 효성그룹은 매년 20만 달러씩, 모두 100만 달러를 세인트폴에 기부했다.

조 사장과 함께 구성된 이 학교 재단의 이사회 멤버는 화려하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대표를 역임했던 아키발드 콕스 2세(Archibald Cox Jr)를 비롯해 미국 사모펀드 린지 골드버그의 설립자 로버트 린지(Robert Lindsay), 사모펀드 로즈몽캐피탈을 세운 크리스토퍼 하인즈(Christopher Heinz) 등이 조현준과 함께 세인트폴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세인트폴 고교 이사회멤버인 조현준 사장 (출처-세인트폴 고교 홈페이지)

조현준 사장은 현재 세인트폴 국내 동문회도 주도하고 있다.

2013년 세인트폴 고교의 국내 동문회가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을 당시 조현준 사장은 물론 조동길(61) 한솔그룹 회장, 나경원(53) 새누리당 의원,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관(33) 한화큐셀 전무 등 정재계 주요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이처럼 세인트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조현준은 2001년 결혼식도 세인트폴 고교에서 치뤘다.

조 부사장의 부인은 이미경 씨로 이희상 전 동아원그룹 회장의 셋째딸이다. 이미경 씨는 미국 보스턴의 음악대학 NEC(New England Conservatory)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2003년 조현문 전 부사장과 이여진씨 약혼식. 앞줄 왼쪽부터 조석래 효성 회장과 부인 송광자씨, 전원자씨(여진씨 모친), 이부식 전 교통개발원장(여진씨 부친). 뒷줄 왼쪽부터 조현준 사장과 부인 이미경씨, 조현문, 이여진씨, 맨 오른쪽은 조현상 부사장.

▶세인트폴 출신 ‘그룹 후계자’ 조현준ㆍ김동관=재계 오너가 3세 가운데 그룹 후계자로 지목받는 인물은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거론된다.

두 명은 세인트폴 고교 동문이라는 것 외에도 닮은 점이 많다.

우선 조 사장과 김 전무 모두 세 형제의 장남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은 현재 그룹 후계자 1순위로 꼽히며 경영 수업 중이다. 그룹에 입사할 당시 나이도 각각 29세와 27세로 비슷하고, 현재 각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전력 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김승연 회장과 조석래 회장은 각각 아들만 세 명을 두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31) 한화생명 상무 역시 세인트폴 고교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했다.

특히 조현준과 김동관은 각각 명문대 예일대와 하버드대를 다녔는데, 오너가 3세 중에서 드물게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것 역시 같다.

또 이들은 스포츠 마니아들이다. 야구부 주장 출신인 조현준 못지 않게 김동관은 하버드대 시절 접한 호신 무술 주짓수 등 격렬한 운동을 자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장남 김동관 전무

조현준 사장은 현재 암 투병 중인 아버지 조석래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효성그룹을 이끌고 있다. 예일대 정치학과 학사와 일본 게이오대학원 정치학부 석사를 마친 조현준은 일본 도쿄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스탠리 법인영업부에 근무한 후 1997년 29세의 나이에 효성에 입사했다.

현재 효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효성의 지분은 조석래 회장이 10.15%, 장남 조현준 사장 12.69%, 셋째 아들 조현상 부사장 11.73%로 배분돼 있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47)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 자신과 아들 명의 효성 지분 전량인 7.18%를 골드만삭스 등에 팔아 효성과의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조현문이 형 조현준을 횡령·배임으로 고발한 법정 다툼은 몇 년 째 진행 중이다.

김동관은 한화솔라원을 거쳐 올해 초 한화큐셀의 전무에 오르면서,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 공군 통역장교로 3년4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김동관은 2010년 1월 27세의 나이로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김동관은 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의 지분 4.41%를 보유한 반면, 차남 김동원과 삼남 김동선은 각각 1.66%를 갖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은 22.51%다.

전산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의 경우에는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이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김동원과 김동선이 각각 25%씩 소유하고 있다.

한화S&C는 그룹 내 알짜 기업인 한화에너지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종합화학 지분 30%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한화종합화학이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토탈에 대한 지배력도 높였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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