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등 친족 3∼4명 소유 비상장사 중심 주식자산 1조원대
-일부 가족기업, 모회사 등 특수관계자 거래 90∼100% 육박
-두 오너가 10여명 6년간 1300억 배당…‘알짜’ 부동산도 수백억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홍승완ㆍ윤현종 기자]초ㆍ중등 학습지로 돈을 벌어 ‘종합교육기업’을 표방하는 창업자들이 있다. 이들은 연간 17조8000억원 사교육 시장의 주요 참여자다. 바로 강영중(67) 회장이 이끄는 대교그룹과 장평순(65) 회장이 세운 교원그룹이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좌),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
둘은 교육열이 남다른 한국에서 사교육으로 회사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 말고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오너와 친족 3∼4명이 소유한 비상장사에 기대 일가 주식자산을 수년 간 1조원 혹은 그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이 뿐 아니다. 강 회장ㆍ장 회장 친족이 쥐고 있는 회사 가운데 몇몇은 모기업과 거래하며 매출을 불렸다. 이렇게 자라난 기업집단에서 ‘두 가족’ 10여명이 수령한 현금배당은 지난 6년 간 1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하거나, 이익금이 줄고 있음에도 주주배당 규모는 오히려 늘린 결과다.
이들이 쥐고 있는 부동산도 상당하다. 서울 도심 소재 빌딩 등 핵심자산 가치는 최소 200억원 이상이다.
▶재산 ‘1조 클럽’ 진입한 양대 ‘학습지 재벌가’=강영중 회장 일가는 대교그룹 계열 4개사와 타라그룹(인쇄업체) 주요 2개사의 최대주주다. 이들의 주식자산 합계는 9751억원.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6년 전(6487억원)과 비교해 3264억원 늘었다.
우선 비상장사 대교홀딩스다. 오너 직계가족과 형제 등 6명이 지분 90%를 쥔 이 회사는 강 회장 가족 재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본총계 기준으로 단순계산한 지분평가액은 현재 8558억원이다. 2010년보다 3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이 수치는 장부상의 최소가치다. 계량화가 모호한 항목들을 합치면 더 늘어날 수 있단 의미다.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 ㈜대교는 강 회장 일가와 대교홀딩스가 지분 60%를 소유하며 직ㆍ간접 지배 중이다. 오너 가족이 쥔 주식자산 규모는 1일 종가 기준 499억원으로 6년 간 3배 뛰었다.
강 회장 가족의 ‘개인기업’도 주요 곳간 중 하나다. 아들 호준(36)ㆍ호철(34) 형제가 지분 98%를 갖고 있는 ‘크리스탈원(구 투핸즈미디어)’이 대표적이다. 강 씨 형제가 쥔 지분의 가치는 87억원이다.
이 뿐 아니다. ‘강영중 가족’ 재산엔 대교의 방계인 ‘타라그룹’ 계열사들도 있다. 비상장사 타라티피에스ㆍ타라유통 등이다. 강 회장 형제일가 3명은 이들 기업 지분 80%이상을 갖고있다. 자산 규모는 470억원으로 6년 새 80억원 가까이 늘었다.
교원그룹도 사실상 장평순 회장의 가족기업이다. 비상장사 ㈜교원과 교원구몬을 통해 종속회사와 특수관계기업 4개를 거느리고 있다. 장 회장과 그의 부인 김숙영(60)ㆍ아들 장동하(33) 등 오너 가족은 2개 주력기업 지분 81∼100%를 쥐고 있다.
창업자 가족의 주식자산은 자본총계 기준 1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2010년 대비 갑절 가까이 불었다. 올들어 장 회장이 포브스 집계 억만장자 클럽에도 이름을 올린 이유다.
▶가족기업 간 ‘내부거래’ 상당…계열사 매출 비율 90% 육박=대교ㆍ교원그룹 오너일가 자산의 적잖은 부분이 가족 기업에서 나온다. 중요한 건 이들 회사가 어떻게 컸느냐다. 소위 “특수관계자”로 분류되는 계열사 매출 비율이 상당하다. 일종의 내부거래다.
대교의 경우 강 회장의 두 아들이 쥔 크리스탈원은 매출 대부분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이뤄졌다. 교육정보잡지 출판과 여행알선ㆍ보험대리점업을 하는 이 회사는 2012년 매출 21억7000만원의 78%인 17억여원을 이런 방식으로 올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교ㆍ대교홀딩스ㆍ타라그래픽스 등 6개사가 크리스탈원의 특수관계자다. 모두 아버지와 삼촌 소유 회사다.
이같은 매출비율은 2013년 84%로 치솟았다. 2014년 82%로 다소 낮아졌지만 작년엔 다시 84%를 찍었다.
타라그룹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인쇄ㆍ부동산임대업을 주로 하는 타라티피에스는 강 회장 동생 강경중 회장이 지분 68.1%를 쥐고 있다. 아들 강호연 그룹 전략기획실장은 10%를 가졌다. 특수관계자 중 하나인 ㈜대교는 이 회사 최대고객 중 하나다. 2011년부터 5년 간 타라티피에스 매출 40%를 올려줬다.
교원그룹도 비슷하다. 장 회장 아들 장동하가 지분 70%를 갖고 있던 교원 L&C가 대표적이다. 정수기ㆍ비데 등을 만들어 팔던 이 회사는 2010년 매출 582억6400여만원의 99.5%인 579억여원을 아버지 회사 ㈜교원ㆍ교원구몬 등 특수관계자 8개 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이듬해 교원L&C는 매출 전부를 이같은 방식으로 올린 뒤 2012년 ㈜교원과 합병했다.
▶적자라도, 이익 줄어도…오너배당 ‘꾸준히’=양대 사교육 재벌가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오너를 비롯, 가족에게 돌아간 배당금 규모와 배당의 ‘성격’이다.
두 집안 소유기업들은 지난 6년 간 꾸준히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대교 오너 일가 8명은 458억원을 가져갔다. 교원의 ‘가족들’은 850억원을 챙겼다. 10여명이 1307억원을 받아갔다.
대교그룹부터 보자. 주력기업 중 하나인 대교홀딩스가 푼 배당금은 강 회장 일가가 2010년 이후 받아 온 현금배당의 76%(350억원)를 차지한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는 “경영성과의 적정액을 주주에게 배분”하며 “배당성향을 중시하는 고배당 정책”을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주겠단 의미다. 6년 간 이 정책은 안 변했다.
이에 따라 지분 90%이상을 쥔 오너일가 6명은 2010년대 들어 매년 평균 58억여원의 배당소득을 올렸다. 당기순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하기도 했다. 2012년엔 당기순적자가 났지만 49억여원을 풀었다.
교원그룹의 경우 장 회장 측이 100%를 쥔 교원구몬에 현금배당이 집중됐다. 2010년부터 456억여원을 배당했다. 오너일가가 6년 간 받은 배당금의 54%다.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 증감과 상관없이 배당규모를 유지했다. 2013년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가까이 줄었지만 현금배당은 120억원을 실시했다. 갑절 이상 늘렸다.
2014년과 2015년에도 교원구몬의 당기순이익은 계속 줄었다. 하지만 배당금은 80억원으로 변하지 않았다. 사실상 모두 장 회장이 받아가는 돈이었다.
▶서울 도심 소재 빌딩 등 ‘핵심’ 부동산=이 뿐 아니다. 강 회장과 장 회장 모두 서울 도심 중에서도 ‘노른자 땅’에 빌딩을 갖고 있다. 이 부동산 소유주는 두 창업자가 직ㆍ간접적으로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핵심기업들이다.
강 회장 측 소유 서울 강남구 삼성동 107번지 ‘미켈란 107’ 부지 [헤럴드경제 DB] |
대교그룹의 경우 강남구 삼성동 107번지 ‘미켈란 107’부지를 갖고 있다. 소유주는 대교 디앤에스다. 1994년 설립된 이 회사는 그룹의 부동산개발과 주택건설 사업을 맡고 있다. 강 회장 일가가 지분 90%이상을 소유한 대교홀딩스는 대교 디앤에스 지분 90.06%를 쥔 최대주주다. 나머지 9.94%도 강 회장 측 소유다.
대교디앤에스는 이곳에 사실상 다섯 곳의 필지를 갖고 있다. 107번지에 주식회사 도시와사람이 보유한 한 곳의 필지가 있는데, 도시와사람은 지난 2000년 7월 대교디앤에스에 합병된 바 있다.
무역센터 사거리에 있는 이 땅들은 길모퉁이 전체를 둘러치고 대교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모두 2001년에 취득이 이뤄졌고 2004년에 대지권 설정도 마친 상태다. 면적 합계는 1382.1㎡(구 461평)로, 작년 공시지가는 194억여원이다. 강 회장 측이 손에 쥔 시점 이후 공시가만 3배 이상 올랐다.
현재 시세는 최소 35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필지가 모두 대로변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향후 개발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를 수 있는 곳이란 분석이다.
장 회장 측이 1341억원에 매입한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빌딩 [출처=네이버로드맵] |
교원그룹은 장 회장 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교원구몬을 통해 2008년 12월 중구 을지로2가 소재 빌딩(현재 교원빌딩)을 사들였다. 당시 매입가격은 1341억원이다. 부지 면적은 3550.7㎡(구 1075평)이다. 이곳 또한 대로변에 자리해 가치가 상당하다.
두 ‘회장님’의 집값도 수십억원대다. 용산구 한남동 1번지 소재 강 회장의 집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단독주택이다. 2009년 당시 25억원을 주고 ㈜대교로부터 사들였다.
장 회장 자택은 서초구 서초동 1685번지 소재 고급 아파트다. 전용면적 242㎡(구 73평)으로 현재 시세는 4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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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