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갤노트7 리콜 7일, 삼성일가 자산은 366억원 늘었지만…
-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 후 삼성家 상장 자산 ‘소폭’ 상승…리콜비용도 ‘DOWN’전망
- 美소비자 반응 긍정적이지만 FAA 등 당국 움직임 촉각
- 韓, 연관어로 본 ‘삼성’여론 긍정 < 부정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정아 기자]삼성전자가 ‘배터리 터진 휴대폰’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공급을 중단하고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공식 발표한 건 지난 2일입니다. 이 회사가 만든 갤노트7 250만대 모두 리콜 대상이 됐죠. 손해는 막심해 보였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마음 아플 정도의 큰 금액”이라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7일 뒤, 이 결정은 적어도 금전적 측면에선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선방하며 총수일가 자산은 1주일 새 350억원 이상 뛰었습니다. 리콜 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정작 중요한 건 소비자 반응입니다. 일단 미국 등 해외 고객은 이번 조치를 반긴 것으로 확인됐지만, 논란은 남았습니다. 국내에선 삼성과 삼성전자에 붙은 ‘불량’이란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이건희 등 5명 자산합계 UP=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가진 오너일가 자산은 갤노트7 리콜 발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습니다.

슈퍼리치팀 집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삼성’ 총수일가 5명이 쥔 삼성전자 등 상장사 지분 평가액 합계는 8일 현재 26조525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리콜 발표 당일(2일)엔 26조4891억원이었죠. 한 주 가량 흐르며 366억원을 불렸습니다.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이 쥔 상장사 지분 평가액은 8일 현재 13조359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일엔 13조2000억원이었습니다. 엿새 동안 1600억원 가까이 뛰었습니다. 총수 가족 5명 가운데 증가규모가 가장 큽니다. 159만원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160만원대를 회복한 게 주요인이었습니다. 한국 100대 부호(슈퍼리치팀 DB)의 자산 1위 자리도 그대로 지켰습니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이건희 자산현황 자세히 보기(PC버전)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자산현황 자세히 보기(모바일 버전)

이 회장 다음으로 자산이 뛴 인물은 그의 부인 홍라희(71)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입니다. 홍 관장의 주식 자산은 1조7297억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주 전 대비 325억원 올랐습니다. 증가폭은 2%에 육박해 이 회장(1.2%)을 능가했습니다.

반면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진 지분평가액은 6일 전 7조4536억원에서 7조3735억원이 됐습니다. 800억원가량 줄었습니다만, 국내 100대 부호 중 자산 3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 부회장의 동생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3)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평가액은 각각 375억원씩 내려갔습니다.

▶ 리콜비용은 ‘DOWN’?=삼성전자가 갤노트7 전량 회수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리콜에 따른 비용합계는 2조50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매출가격, 즉 출고가 기준으로 단순계산한 결과였습니다. 한 대 값이 100만원이니 ‘100만원 × 생산량 250만대=2조5000억원’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면밀히 따지면 리콜에 들어갈 돈은 이보다 적을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주로 증권가에서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물량 250만대 중 소비자가 구매한 건 약 140만 대로 추정된다”며 “이 가운데 70%를 바꿔주고 30%를 환불한다고 가정하면 일회성 비용은 최대 7000억∼8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2일 갤노트7 전량 리콜을 발표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헤럴드경제DB]

IBK투자증권의 이승우 연구원도 “미개통 물량을 수리 후 정상판매 한다면 순비용은 최소 5000억원, 전량 폐기해도 최대 1조9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계산한 리콜비용은 최대 절반 이상 내려갈 가능성도 있단 결론입니다.

삼성전자가 제품 교환 가능 시기를 내년 3월까지 잡은 것 또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갤노트7을 취급하는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교환 기간이 짧으면 제조사ㆍ통신사 모두에게 득될 게 없다”며 “(리콜 손실비 등)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려는 의도”라고 설명합니다.

▶ 美시장, ‘환영과 논란 사이’=리콜 비용만 줄게 될까요. 아닙니다. 이번 조치는 소비자 우려도 어느정도 잠재웠습니다. 적어도 갤노트7 50만대가 팔린 북미선 이런 분위기가 짙었습니다.

실제 미국 주요 이동통신 시장엔 2일 오전 9시(현지시각)부터 갤노트7 광고가 사라졌습니다. 샌디에이고 주재 IT기업 관계자는 “과거 아이폰5는 문제가 많이 거론됐는데도 리콜이 없었다”며 “삼성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고 이번 조치를 평했습니다.
 
미국 현지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진 갤럭시노트7. 이정아 기자 / dsun@heraldcorp.com

개별 소비자들도 리콜조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갤노트7을 샀다는 펜실베니아 주민 조 박(30)씨는 “이번 사건으로 불안감에 삼성 갤럭시를 떠날 수 있는 고객을 안심시킨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우버기사 스테판 씨도 “언제 배터리가 터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기에, 삼성의 이번 조치는 적절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리콜 결정 직후의 반응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미국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론은 어떻게 움직일 지 알 수 없습니다. IT전문지 기즈모도는 6일 미 연방항공청(FAA)이 갤노트7 기내반입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를 거치지 않아 “정식 리콜이 아니다”라는 지적도 이미 나온 상태입니다.

▶ 떨어지지 않은 ‘불량’꼬리표=갤노트7 사태를 보는 국내 소비자 여론도 지난 1주일 간 크게 개선되진 않았다는 게 숫자로 확인됐습니다.

부정적 여론은 연관검색어에서 두드러졌습니다. 다음소프트가 집계한 블로그ㆍ트위터 분석 자료를 활용해 지난 한 달 간 키워드 ‘삼성’으로 집계된 탐색어 여론을 살펴봤습니다.

보시는 대로 ‘삼성’에 붙은 탐색어 중 ‘불량’이란 단어는 탐색 건수 3443건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 사장이 언급한 ‘마음 아프다’란 문구 또한 부정적 연관어로 분류됐는데요. 2702건으로 6위 자리에 올라있습니다.

키워드 ‘삼성전자’를 입력하니 결과는 더 뚜렷합니다. 고 사장의 발언을 비롯해 불량ㆍ논란ㆍ어처구니 없다 등의 연관어가 나란히 탐색건수 2∼5위를 기록했습니다.


1개월 간 언급된 탐색어 빈도수(frequency)를 시계열로 처리한 탐색어 추이를 살펴봐도 결과는 비슷합니다. 8월 31일 삼성에 대한 부정적 탐색어 추이는 빈도수 6506으로 급등합니다. 중요한 건 리콜 결정 당일과 그 이후인데요. 빈도수는 줄고 있지만 ‘불량’이란 단어는 5일까지 상위 탐색어로 계속 남아있었습니다.

비로소 7일이 되자 빈도수는 828을 찍으며 세자릿 수로 감소합니다. 그러나 이번엔 ‘폭발사고’란 탐색어가 여전히 10위권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긍정적으로 분류된 탐색어 추이는 어떨까요.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진 부정적 탐색어가 압도하던 상황이었습니다. 4일부터 그나마(?) 긍정과 부정 여론이 균형을 맞춰가기 시작했는데요. 보상ㆍ최선ㆍ믿음 등의 단어가 눈에 띕니다.

그러나 긍정 여론이 확실한 우세를 점하진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9월 4일 이후 긍정여론이 부정을 앞지른 날은 6일 단 하루였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