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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산당ㆍ실패’…北으로 간 대륙 부호 2인방 공통점 2가지
2016.09.24 09:05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중국은 북한 핵 개발을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중략)…관련 당국은 해당기업의 경제범죄 등 위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외교부는 위와 같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기자가 “조선(북한)핵 개발을 도운 회사로 알려진 ‘랴오닝훙샹실업발전공사’에 대해 알려달라”고 질의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마샤오훙 랴오닝훙샹실업그룹 회장[출처=관찰자망]


북한 관련 사업을 하며 ‘어두운(?) 거래’까지 손을 뻗친 회사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창업자 정체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바로 마샤오훙(馬曉紅ㆍ여) 회장입니다. 10여년 전 ‘랴오닝훙샹실업그룹’을 세웠습니다. 한때 현지에서 이름을 날린 기업가였습니다.

돈줄을 찾는 대륙부호들의 레이더는 남한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마샤오훙도 북한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한 중국 기업인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물론 중ㆍ미 양국의 이번 조사를 지켜볼 필요는 있습니다만, 적어도 표면적으론 그랬죠.

이처럼 북한 진출을 통해 돈을 벌어보려 했던 중국 사업가들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몇 가지 공통점에 주목할 만 합니다. 정권과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북한에 갔지만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 실패로 끝난 ‘공산당원’ 기업가의 북한 진출=대표적인 인물은 저우푸런(周福仁ㆍ58) 시양(西洋)그룹 회장입니다. 저우 회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중국 공산당의 당무(黨務)를 맡았습니다. 랴오닝성 인민대표로 뽑힌 데 이어 전국인민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엘리트 공산당원이었던 셈입니다.

저우 회장은 당원 이력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돈 냄새’를 잘 맡는 부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스스로 “컴퓨터 두뇌를 가졌다”고 할 만큼 사업에 수완을 보여왔습니다. 


저우푸런 시양그룹 창업자 [슈퍼리치팀DB]


실제 1988년 그가 세운 시양그룹은 2000년대 중반 랴오닝성 최대 민간기업으로 컸습니다. 당시 이 회사는 비료ㆍ철강ㆍ마그네사이트 가공 등의 분야에 계열사 20여개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시양그룹의 주력사업은 제철산업 내화재로 쓰이는 마그네사이트인데요. 세계 공급시장 80%를 차지할 정도였죠.

저우 회장의 꿈도 ‘세계 마그네사이트시장 독점자, 세계 500대기업 진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꿈은 북한 투자 결정을 기점으로 현실과 점차 멀어집니다.

2006년 10월 저우 회장의 시양그룹은 북한 당국과 ‘양펑합영회사(洋峰合營會社)’라는 합작기업 설립에 합의합니다. 황해남도 옹진군의 철광석 등 광산 채굴 및 개발이 목적이었습니다. 북한은 마그네사이트 매장량만 60억t(세계3위)에 달합니다. 가격도 저렴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봐도 북한산 마그네사이트는 중국산보다 t당 50달러나 쌌습니다.

저우 회장은 이 사업을 ‘남는 장사’라고 확신했던 것 같습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여간 시양그룹은 북한에 총 422억원(2억4000만위안)을 투자합니다. 연간 50만t 생산이 가능한 채굴ㆍ정제시설은 물론 대규모의 직원기숙사도 짓습니다. 
 

저우푸런 회장의 시양그룹은 북한 당국과 합영기업 창립에 서명하고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저우 회장에 따르면 북한 측의 일방적인 계약종료로 투자금도 못 건진 ‘실패한 사업’으로 끝맺었다. [슈퍼리치팀 DB]


그러나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시양그룹과 북한당국 간 마찰이 주 원인이었습니다. 저우 회장 측은 북한당국이 당초 계약에 없던 각종 고정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북한 측이 시양그룹의 생산품 판매ㆍ관리권 독점까지 원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중국 외교부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2012년 2월 북한 당국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저우 회장은 투자금도 못 건지고 퇴출당했습니다.

이후 그는 투자 실패로 회사 재정에 막대한 차질이 생겼다고 중국 언론을 통해 밝힙니다. 자금 부족으로 일부 공장은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포브스는 “저우 회장의 ‘세계 500대 기업 진입’ 꿈은 영영 멀어졌다”고 평합니다.

3년이 지났지만 저우 회장과 그의 회사는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 듯합니다.

그의 개인 자산도 감소 중입니다. 2012년 북한 투자 실패 당시 후룬리포트 집계 기준 2조원(110억위안)에 달했던 저우 회장의 자산규모는 2013년 1조8400억원(105억위안), 작년 초엔 1조6000억원(92억위안)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지금도 그의 ‘곳간’은 북한서 본 손해를 메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인민대표 뽑힌 ‘북한사업가’, 경제범죄자로=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마샤오훙 회장도 저우푸런처럼 촉망받는 ‘공산당 기업인’이었습니다. 랴오닝 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따르면 마 회장은 2013년 랴오닝 공산당 인민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42세였습니다.

마 회장이 사업을 시작한 건 그보다 훨씬 오래 됐습니다. 2000년 1월 랴오닝훙샹실업그룹을 창업합니다. 자본금 169억원(1억250만위안)으로 세워진 이 회사는 초창기부터 북한과의 수출입 업무에 몰두했습니다.

특히 마 회장은 북한과의 국경무역에 중점을 뒀습니다. 계열사 6개 가운데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가 핵심이었는데요.미국 안보관련 비영리 연구기관 ‘C4ADS’와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서 규모가 가장 컸던 이 회사는 2011∼2015년 간 3972억원(3억6000만달러) 상당의 북한산 제품을 수입했습니다. 회사 전체 수입 규모의 99%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북한과의 수출액또한 1884억원(1억7101만달러)를 찍었습니다. 마 회장 회사의 수출거래 78%에 해당하는 규모였죠.
 

마샤오훙이 2013년에 받은 ‘랴오닝성우수기업가’ 인증서 [출처=충칭시보]


뭘 팔았을까요. 순도 99.7%의 알루미늄괴와 산화알루미늄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특히 산화알루미늄은 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수출 제한 품목으로 정한 물질입니다. 결국 이 회사는 중국 당국의 중점 조사대상이 됐습니다. 회사 공식 웹사이트도 사라졌습니다.

또 다른 주력기업 홈페이지도 소리소문 없이 자취를 감춘 사실이 23일 확인됐습니다. 북한과의 물류를 주로 담당한 ‘훙샹국제화운대리유한공사’입니다.

국경 무역으로만 최소 수천억 원을 주물러 온 마 회장은 2010년대부턴 지역 대표 기업가로 선정되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그러나 승승장구(?)도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마 회장의 북한사업 전체가 당국의 철퇴를 맞게 된 건 현지 외교부도 확인한 사실입니다.

또 있습니다. 마 회장이 “중대경제범죄”로 공안당국 조사를 받았단 소식이 전해진 이틀 후인 지난 17일, 랴오닝 성 공산당은 마 회장의 인민대표 자격을 정지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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