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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삼성 총수家 자산도 ‘153억 → 1.7조’불려준 바이오로직스 상장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한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업체가 일으킨 돌풍이 오너일가에도 막대한 자산 증가 효과를 안긴 것으로 파악됐다.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 바이오)다.

오너일가 지배력이 막강한 계열기업 도움으로 2011년 출범한 이 회사는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해 14일 현재 시가총액 10조원을 가볍게 넘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를 간접지배 중인 총수일가 지분 가치도 급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명이 삼성물산ㆍ삼성전자를 통해 쥐고 있는 이 회사 지분 평가액은 1조7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5년 전 150억원 수준이던 ‘종잣돈’은 110배 이상 커졌다.

▶ 오너家 6명, 5년 간 자산증가 효과 ‘1조 7300억원’= 삼성바이오는 2011년 4월 설립 당시부터 오너 일가가 간접 지배하는 형태였다. 출자한 최대 주주사(에버랜드ㆍ삼성전자ㆍ삼성물산) 모두 그룹 내 핵심기업이었다. 에버랜드와 삼성전자는 삼성 바이오에 각 300억원 씩 출자(지분 합계 80%)했다. 통합 전 삼성물산의 출자액은 75억원(지분 10%)이었다.


합계 675억원을 내놓은 3개 계열사 중 에버랜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ㆍ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ㆍ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ㆍ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이 지분 45.56%를 쥐고 있었다. 이 회장 조카인 이유정 씨 소유 주식까지 합친 오너일가 지분율 합계는 46%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너 가족 3인의 지분율은 4.7%였다. 통합 전 삼성물산에도 이 회장 지분이 있었다.

이처럼 오너가족 6명(이건희ㆍ이재용ㆍ이부진ㆍ이서현ㆍ홍라희ㆍ이유정)의 출자 기업 지분율을 기초로 추산한 삼성 바이오 지분 평가액은 153억원 수준이다.

이 ‘기초자금’은 이후 4년 간 계속 불었다. 수 차례 증자 등을 거치며 삼성 바이오의 장부가치가 크게 올라간 결과다. 증시 상장을 1년 앞둔 지난해 9월, 오너 일가 6명의 지분가치는 2807억원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시 입성 뒤엔 더 빠르게 올랐다. 삼성 바이오 주가는 시장 예상치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3 거래일이 지난 14일 현재 삼성 바이오 시가총액에서 총수 가족이 간접지배를 통해 쥐고 있는 지분가치는 1조7516억원으로 집계됐다. 153억원 수준이던 출자 지분은 5년 만에 114배가 뛰었다.


1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자산 증가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몫이 8835억원으로 가장 많다. 115배 가까운 상승폭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부진ㆍ이서현 자매는 각각 2700억원 가량 늘었다. 홍라희 리움 관장의 경우 지분규모는 281억원 수준이지만 5년 간 증가폭은 128배로 가장 컸다.

▶ 오너들이 쥔 주주社, 삼성바이오 ‘최대 수혜자’=삼성 바이오의 상장은 총수 일가 개개인 못지않게 주주기업들에도 호재가 됐다. 지분 가치가 크게 뛰어서다.

최초 375억원을 출자한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은 통합 이후인 지난해 9월 삼성 바이오 지분 51%를 소유해 2011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분가치는 출자금 대비 22배 올라 8368억원이 됐다. 최근 증시 입성 후엔 43.44%로 지분을 줄였지만, 주가 상승 영향으로 지분가치는 14일 현재 5조원을 넘겼다. 5년 전보다 134배 이상 뛰어올랐다. 현재 물산 최대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삼성 바이오의 또 다른 대주주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출자 당시(40%)보다 현재 지분율은 8%포인트(P)이상 떨어졌으나 지분가치는 121배 올라간 3조6560억원 수준이 됐다. 이같은 부분은 물론 전문가들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투자가치를 산정하는데 반영된 상태다. 양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자산 상승, ‘기업 가치’ 증가 덕…실적은 아직 ‘적자’=이처럼 삼성 바이오가 주주기업과 오너일가 모두에게 ‘웃음’을 안긴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 가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설립 당시 최초 출자금을 기준으로 한 이 회사의 장부 상 가치는 750억원이었다. 5년이 지난 현재 삼성 바이오 시가총액은 11조 6120억원이다. 155배 가까이 증가했다. 10조원을 훌쩍 넘긴 삼성 바이오의 가치는 시장도 미처 예상 못한 부분이었다. 상장 이전 국내 증권사 절대다수는 이 회사의 적정가치를 9조∼10조원 대로 산정했다. 삼성 바이오의 주력부문인 CMO(바이오 위탁생산)사업 가치 5조원 등을 합친 숫자다.

‘기술적’으로만 보자면 현재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합리적’인 수준은 아니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회사의 지금보다는 미래 기대감을 반영한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설립 5년 된 삼성바이오의 실적은 ‘당연히’ 적자 행진중이다. 매출액은 2013년 437억원에서 2014년 다소 개선됐지만 지난해 913억원을 찍으며 전년 대비 줄었다. 영업 적자 규모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매출이 발생한 3년 전부터 삼성 바이오는 매년 1000억∼2000억원 대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 규모는 4552억원이다. 


각종 재무 비율도 마찬가지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을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100%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도 다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3년 -1035억원→ 2014년 -1637억원→2015년 -2655억원이다. 해마다 들어오는 돈보단 빠져나가는 돈이 상당하다.

바이오산업은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드는 산업의 하나다. 더구나 삼성바이오의 주력인 CMO분야는 더욱 그렇다.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성이 높으면서도 대규모인’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회사라면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도 버겁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의 뒤에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다. 적어도 돈 걱정은 안해도 되는 상황이다. 아직은 적자가 나고 있는 회사를 시장이 ‘거물 취급’하며 증시에 입성시켜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삼성 그룹이 생존을 위해 ’미래 먹거리‘로 꼽아온 바이오 분야에서 어떻게든 성공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다소 과도하게 투심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 성공, ‘속도’가 중요=결국 삼성바이오의 성패는 ‘미래’에 달려있다. 시장의 기대대로 성공할 수 있느냐다. 오너일가의 주식자산이 제값을 할지 허공에 흩어질 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성공 여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성공의 속도’다. 삼성바이오의 기업 가치 성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이기때문이다. 특히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가장 유력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의 시나리오는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이다. 이과정에서 이뤄질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분교환’, ‘관계사들의 지분정리’ 등을 위해서, 삼성물산은 상당폭의 주가상승과 자본축적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의 기존 사업들은 정체되어 있고, 추가적인 성장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결국은 삼성바이오가 하루라도 빨리 성장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의 지분가치가 빨리 늘어나야 한다. 결국 이부분이 오너일가 입장에서 ‘실행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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