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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Decode]‘리틀 이건희’ 이부진의 삼성 가능한가?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삼성그룹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47) 호텔신라 사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부 외신에서는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49)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그룹 리더십이 이부진 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3년 5월 31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 부회장이 구속위기로 내몰리면서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비상경영체제의 방향성에 대해 여러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공백이 생기더라도 이부진 사장이 그룹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부진 사장은 전자ㆍ금융 사업 경험 없이 그간 호텔신라의 경영에만 집중해 왔고,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분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그룹의 핵심 축인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 지분은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삼성물산 지분 5.47%, 삼성SDS 3.9% 보유에만 그친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대한민국 1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이부진의 총 자산은 이달 6일 종가 기준 1조7263억원으로 현재 국내 부호 순위 15위에 올라있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소개 화면 일부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부호’ 링크 (링크가기)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에 경영공백이 생길 경우 전문경영인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08년 삼성특검으로 이건희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당시에도 사장단협의회를 가동해 계열사별로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독자경영을 하면서 각 계열사간 공조하는 비상경영을 한 바 있다.

그룹의 비상경영체제에 대한 논란은 이달 안으로 또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검은 이달 초순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마친 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가(家) 3세 경영인 중에서 이건희 회장과 가장 닮은 자녀로 평가 받는다.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ㆍ회사 경영 스타일, 승부사적 기질까지 꼭 닮았다.

실제로 이 사장은 2011년 2월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강력한 사업 추진력과 카리스마로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명품유치나 특허권 경쟁에서도 발벗고 나서 스타성 높은 오너경영의 힘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에 입점시키고, 2013년에는 34년 만의 리뉴얼로 품격을 높인 신라호텔 1층에 영국 최고가 보석 브랜드 그라프를 유치했다. 이어 2015년에는 세계 1위 면세업체인 DFS를 꺾고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시계 매장 운영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5번 도전 끝에 ‘한옥호텔’ 사업 건축허가를 받아내는 뚝심을 발휘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신라호텔이 서울 장충동 소재 현 신라면세점 부지에 전통 한옥호텔을 짓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옥호텔은 전통 양식에 따라 나무기둥과 보로 뼈대를 세우고, 지붕에 기와지붕 틀을 올릴 계획이다. 처마는 앞쪽으로 최소 1.2m 이상 나오고 창호는 세실창호(가는 띠로 촘촘히 짜넣은 창살)로 만들어진다.

연면적 1만9494㎡(축구장 2.7배)에 지하 3층~지상3층 규모의 한옥호텔 객실은 총 91실로 최고 높이 11.9m의 높낮이가 다른 한옥이 한데 모여있는 구조다. 완공연도는 2022년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건축허가 직후 “제대로 된 한국의 전통호텔을 지어 한옥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가정별관에서 열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하고 있는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부진 사장은 1999년 결혼한 임우재(49)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현재 이혼 소송 중에 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이 사장이 2014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임 고문을 상대로 처음 제기했다. 1심은 이혼을 결정하며 자녀 친권과 양육권을 이 사장에게 줬다.

임 고문은 1심에 불복해 항소했고, 별도로 서울가정법원에 재산 분할 및 이혼 소송을 냈다.

두 법원에 소송이 걸린 상태에서 수원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1심을 파기해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에 이송했다. 이에 임 고문은 중복 소송을 정리했고, 현재는 소송이 한 건으로 정리돼 서울가정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임우재는 최근 비상근 자문역으로 발령나면서 삼성에서 사실상 퇴사했다. 임우재는 지난해 12월 상임고문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 비상근 자문역이 됐다. 통상적으로 임원이 상임고문에서 비상근 자문역이 되면 퇴사로 간주하는 것이 관행이다.

1995년 삼성에 입사해 20년가량 근무한 임우재에 대한 인사는 이혼소송과는 별개로 상임고문 연한이 지나면서 사실상 자동으로 이뤄진 것이다. 임우재는 삼성전기에서 기획팀 상무보, 전무, 부사장을 거친 후 2015년 12월 인사에서 상임고문으로 물러난 바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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