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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슈퍼리치 100]⑦‘자수성가-여성부호’ 최초 입성, 대표선수는 여전히 ‘범 삼성家’
[SUPERICH=홍승완ㆍ윤현종ㆍ민상식ㆍ이세진 기자] 

‘100명 중 12명’.

헤럴드경제 슈퍼리치가 집계한 ‘2017 한국 슈퍼리치 100’에 포함된 여성 부호의 숫자다. 포브스(Forbes)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세계 100대 억만장자’ 리스트에 포함된 여성 부호는 8명뿐.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여성 부호 비율은 꽤 높은 편이다. 단, 지난해 7월 슈퍼리치 집계와 대비하면 14명에서 올해는 12명으로 절대적인 숫자는 줄었다. ▷관련기사 ‘모두 상속女’ 국내 여성 억만장자 톱14 (2016. 7. 7) (기사 링크)

‘가업승계’형 부호들이 대부분이고, 범 삼성가(家)의 여성들이 최상위권에 몰려 있는 것은 지난해와 같다. 그러나 올해는 작지만 큰 질적 변화가 일어났다. 집계 이래 여성 ‘자수성가’ 부호가 최초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주인공은 한현옥(57) 클리오(CLIO) 대표이사다.

실시간 집계 중인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화면 일부 캡처, 2.14 현재)

▷ 자산 상세현황 보기 (링크)

▶‘범 삼성가’ 최상위권 점령= 여성 부호끼리만 줄세운 순위에서는 범 삼성가 여성들이 예외 없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홍라희(72)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가장 자산이 많은 여성 부호 1위다. 홍 관장은 이건희(75)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이자, 홍진기 중앙일보 전 사장의 딸이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등이 홍 관장의 동생이다.

홍 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단일 종목 108만3072주(지분율 0.77%)만으로 전체 부호 가운데 11번째 부호로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과 홍 관장의 두 딸, 이부진(47)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44)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뒤를 잇는다. 이들 자매는 삼성SDS보통주 301만8859주(지분율 3.9%), 삼성물산 보통주 1045만6450주(지분율 5.51%)를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주식 자산은 2월10일 기준 1조7196억원으로 같은 액수지만, 보유 부동산에서 동생인 이서현 사장이 언니 이부진 사장을 앞섰다. 두 사람은 각자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나, 이서현 사장만 홍라희 관장과 공동 명의의 한남동 토지 및 건물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까지 포함한 이서현 사장의 자산은 1조7383억원, 이부진 사장의 자산은 1조730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명희(74) 신세계그룹 회장도 범 삼성가 인물에 해당한다. 이건희 회장의 동생인 그는 1967년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결혼한 후 가정주부로 지내다 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담당 이사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1997년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으로 분리되고 한 해가 지난 1998년부터 회장을 맡았다. 이명희 회장의 주식자산은 1조4410억원에 이른다. 장남 정용진(49) 신세계그룹 부회장(7826억원ㆍ39위)과 장녀 정유경(45)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1713억원ㆍ100위권 밖)을 자녀로 두고 있다.

홍라희 관장의 동생 홍라영(57)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도 전체 부호 중 85위, 여성 부호 중 12위를 차지했다. 휘닉스소재ㆍBGF리테일ㆍ보광창업투자 등 보광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한 그의 자산은 3293억원으로 추정된다.

▶‘100위 內’ 유일한 자수성가 여성부호= 한현옥 클리오 창업자이자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100대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집계된 여성 부호 12명 가운데 유일한 자수성가 부호다. 


한 대표이사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 법률사무소, 현대리서치연구소 등에서 일하다 1993년 색조 화장품 전문업체인 클리오를 창업했다.

클리오는 이탈리아나 파리의 중소화장품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으로 주문해 클리오라는 상표를 붙여 파는 방식을 택해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김하늘 립스틱’, ‘이효리 아이라이너’, ‘공효진 파운데이션’ 등 인기 연예인을 기용한 마케팅으로 대박을 치고 성장을 거듭했다. 배우 공효진이 출연한 드라마 ‘프로듀사’(KBS2ㆍ2015)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 판매도 급증했다. 

클리오는 2015년 매출 1070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영업이익 256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9% 성장했다.

이 뿐 아니다. 클리오는 2016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비상장일 때 지분 90%가량을 갖고 있던 한현옥 대표이사의 지분은 60%대로 낮아졌지만 자산 평가액은 크게 늘었다. 2월10일 기준 한 대표이사의 주식자산은 3345억원으로 추정된다.

▶ ‘전업주부ㆍ수감중ㆍ최연소…’ 별별 여성부호들= 이들 외에도 여성 부호들은 다양한 배경과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김영식(65)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부인은 4766억원대 자산가다. LG전자와 LG상사 주식 보유액이다. 전체 부호 순위에서는 62위를 차지했다. 김씨는 한국민화에 조예가 깊어 만화작가 그룹전에 참여하고 개인전을 여는 등의 활동을 하기도 했다. 전업주부로 가정을 꾸리는 데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정 아모레퍼시픽그룹 최대주주 친인척 [출처=조선비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26) 씨는 100대 부호 중 ‘최연소’ 부호다. 그는 1990년대 태어난 젊은 재계의 딸들 ‘뉴도터스’(New Daughters)의 선두 주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가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와 비상장사 주식가치만 3467억원에 이른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2015년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베인앤컴퍼니를 퇴사하고 올해 1월 아버지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현재는 오산 공장에서 화장품 생산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보유하던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량 전환하면서 후계 승계를 본격화한 바 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신영자(75)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현재 수감중인 여성 부호로 눈길을 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그는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1심 공판에서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과 추징금 14억4000만원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이다. 화장품업체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에게 면세점 입점 로비 과정에서 금품 최대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신 이사장의 상장사ㆍ비상장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합친 그의 자산은 4050억원으로 추정된다. 신 이사장이 보유한 비상장사 주식은 13종목이나 된다. ▷관련기사[한국 슈퍼리치 100] ④증시에 없는 150개사에 숨은 재벌들…롯데ㆍ효성 최다 배출 (기사 링크

최기원(53)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1조1844억원ㆍ25위), 이화경(61) 오리온 부회장(5769억원ㆍ51위), 정성이 이노션 고문(3584억원ㆍ79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2978억원ㆍ91위)도 여성 부호로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jinlee@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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