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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랭킹
판 커진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SK-폭스콘 총수 연대하나
2017.03.13 15:31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 한국과 미국, 대만, 중국 기업까지 가세해 판이 커지면서, 인수 후보 기업간의 다양한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에는 인수전 최종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SK그룹이 총수간 친분이 있고 이해관계가 맞는 대만 폭스콘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달 29일 마감하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도시바 메모리)에 군침을 흘리는 기업은 지금까지 10곳이 넘는다. 당초 19.9%의 지분을 매물로 내놨을 때에는 SK하이닉스 등 5곳 정도만 뛰어들었지만, 최근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나자 경영권 포함 지분을 100%까지 매각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최태원(55) SK그룹 회장 [일러스트. 이해나 디자이너]


당초 2조∼3조원대로 관측되던 도시바 매각 규모는 최대 25조원까지 급상승했다. 기업 가치 2조엔(약 20조원)에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인수 잠재후보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대만 마이크론테크놀로지(美光), 대만 킹스톤 등 경쟁사와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의 폭스콘,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등 고객사이다. 또 바인캐피탈과 실버레이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사모펀드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들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6월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사업을 500억엔(약 5000억원)대에 인수한 중국 메이디(美的)그룹도 도시바메모리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인수금액이 25조원까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의 독자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4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궈타이밍(66) 훙하이그룹 회장


이에 SK하이닉스가 대만 훙하이(鴻海)그룹과 손잡고 도시바 메모리의 공동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막대한 인수 금액을 분담해 부담은 낮추는 동시에 SK는 도시바의 노하우를 받아들여 메모리 사업을 확대하고, 훙하이는 자사 제품에 사용할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그룹은 최근 공개적으로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전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SK그룹과 훙하이그룹은 그동안 각별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훙하이는 현재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지분 3.5%를 보유한 4대 주주이다. 2014년 훙하이가 SK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태원(55) SK그룹 회장과 궈타이밍(郭台銘ㆍ66) 훙하이그룹 회장의 관계가 돈독해졌고, 이후 폭스콘 충칭 스마트공장 사업의 SK 수주 및 SK텔레콤 루나폰의 폭스콘 생산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왔다.

두 총수는 수조원의 자산을 가진 자국 내 상위권 억만장자이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의 ‘한국 100대 부호’ 집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자산 3조5514억원을 보유한 국내 6위 부호이다. 궈 회장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 기준 74억달러(약 8조5000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대만 두번째 부호이다.


일본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공개적으로 ‘타도 삼성’을 외치는 궈타이밍 회장은 SK와의 동맹을 통해 삼성 견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 자유시보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훙하이가 자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비밀유지협약을 맺고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궈 회장은 최근 “이(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매우 오랫동안 도시바를 연구했다. 자신과 성의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램 시장에서 세계 2위인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세계 4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36.6%)-도시바(19.8%)-웨스턴디지털(17.1%)-SK하이닉스(10.4%) 순이다.

세계 최초로 낸드플래시를 상용화한 원조업체인 도시바는 이 분야에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공장


낸드플래시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전망에 따르면 1GB(기가바이트)로 환산한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2015년 822억개에서 2020년 5084억개로 급증,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당초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분사하면서 20% 미만의 지분만 매각하기로 했지만, 미국 원자력발전소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로 위기를 맞자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과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오는 29일까지 기업이나 투자편드로부터 출자비율, 금액 등이 담긴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이어 입찰 참여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반도체 메모리 사업 분리를 정식 결의한다. 6월께 우선협상 대상 기업을 선정한 후에는 반독점 조사 등 절차를 완료해 내년 3월 말까지 모든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mss@heraldcorp.com

일러스트.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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