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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EV]자동차 부호들이 예측하는, 수소차 vs 전기차
◇ EV is coming. 친환경 자동차(Eco-friendly Vehicle)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슈퍼리치 EV는 미래 세상을 더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 투자ㆍ개발에 나선 부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SUPERICH=민상식 기자]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FCEVㆍ수소차) 기술력이 대거 집약된 ‘FE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SUV 형태의 차체를 기반으로 한 FE 수소차 콘셉트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수소차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는 기존 수소차 대비 무게는 20% 줄이고 시스템 효율은 10% 높인 4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800㎞를 넘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는 수소차 분야에선 글로벌 선도기업입니다. 2013년 독자기술로 투싼ix 수소차를 양산하면서 세계 최초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수소차는 충전시설에서 공급받은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물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친환경차입니다. 배기가스 대신 순수한 물만 배출됩니다. 수소차의 가장 뛰어난 점은 충전 속도입니다. 탱크에 수소를 가득 채우는 시간은 3∼5분에 불과할 정도로, 최소 수십분 이상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전기차에 비해 매우 짧습니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도 400㎞가 넘습니다.

현대차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의 한계를 이유로 순수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고, 대신 수소차를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으며 그동안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 나섰습니다.

정몽구(79)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단으로 수소차를 꼽았던 대표적인 자동차 부호입니다. 과거 투싼iX 수소차를 몰고 자택과 회사를 오가며 장ㆍ단점을 파악하거나, 대학교수 등 자문그룹을 꾸려 수소차에 관해 심도있게 공부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정몽구 회장이 친환경차 중 수소차에 관심이 많다보니, 과거 현대차그룹의 연구ㆍ개발(R&D)도 수소차에 더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의 내부 [사진제공=토요타 글로벌]

하지만 수소차 분야 후발주자인 일본의 토요타자동차가 2014년 12월 일본어로 미래라는 뜻의 ‘미라이’(Mirai)를 출시하면서 수소차시장 주도권은 토요타로 넘어갔습니다. 실제 투싼ix 수소차와 미라이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240대, 1000대 정도였습니다.

두 업체는 최초 양산 수소차라는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토요타가 사실상 최초의 양산 수소차가 미라이라고 홍보하자,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 정의선(47)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현대차는 지난달(2014년 12월) 미국에서 만들어진 수소차를 자동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고객에게 전달한 회사라는 점을 여러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토요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수소차 작동원리 [사진제공=토요타 글로벌]

이처럼 현대차와 토요타는 그동안 궁극적 친환경차로 수소차에 베팅해왔지만, 최근 전기차가 대세를 형성해가자 수소차 개발과 동시에 전기차 보급 확대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친환경 전용모델 아이오닉을 통해 전기차 보급에 나선 실정입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은 정의선 부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2020년까지 전기차 대량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습니다. 토요타의 전기차사업은 회사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ㆍ61) 사장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과거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경영을 맡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12월 새로 꾸려진 전기차사업 계획 부문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키오 사장은 과거에는 수소차를 밀던 자동차 부호였습니다. 2014년 11월 미라이를 선보이면서 “수소연료전지차는 자동차 역사의 터닝포인트(전환점)”라며 “미래(미라이를 의미)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창업자 4세인 아키오 사장은 도요다 사키치(豊田佐吉) 토요타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아키오 사장은 미국 밥슨칼리지에서 MBA학위를 받고 투자은행(AG 벡카)에서 잠시 근무하다 1984년 토요타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2000년 이사에 발탁됐으며 2005년부터는 부사장을 맡았고, 토요타가 1937년 창사 이후 최대인 5조원이 넘는 적자로 위기를 맞이했던 2009년 사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아키오 사장은 현재 토요타의 지분 0.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 지분평가액은 2억7000만달러에 달합니다.




자동차 부호들은 그동안 장기적으로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미래 친환경차 자리를 수소차가, 또는 순수 전기차가 차지할지를 두고 오랜 논쟁을 이어왔습니다.

정몽구 회장과 아키오 사장이 과거 수소차를 옹호해온 것과 달리,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Elon Muskㆍ45) CEO는 수소차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대표적인 부호였습니다.

엘론 머스크는 2015년 한 토론 자리에서 “수소차 개발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때문에 수소차의 효율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합니다. 또 수소 생산ㆍ수송 인프라에 드는 비용이 막대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ㆍ63) 회장 역시 201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가 개발될 시점에는 전기차가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므로 수소차는 미래차로 적절치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수소차의 가장 큰 문제는 비싼 차량 가격과 충전시설 건립 비용입니다. 연료전지스택(연료 전지판이 겹겹으로 쌓인 구조)을 비롯해 배터리, 수소 탱크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전기차보다 가격이 크게 높아집니다.

현대차 투싼ix 수소차의 출시 당시 대당 가격은 1억4000만원이 넘었고, 토요타 미라이의 대당 가격은 우리 돈으로 7000만원이 넘습니다. 특히 수소 충전소 1개 건설 비용은 100만달러에 달합니다.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FE 콘셉트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수소차와 전기차가 공존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기차는 수소차에 비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전기차는 단거리 주행을 하는 소형차에, 수소차는 장거리 주행을 하는 대형차에 적합하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기술이 진보하면서 수소 생산에 드는 에너지 역시 점점 적어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글로벌 석유회사인 영국-네덜란드계 로열더치셸은 향후 수소차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제 셸은 독일에서 2023년까지 수소차 충전소 400개를 설치하기 위한 민간-정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로열더치셸의 신연료 부문 대표인 매튜 티퍼(Matthew Tipper)는 “수소에 초점을 맞추는 자동차 제조사가 늘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 캘리포니아 같은 주요 시장에서 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5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개장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국내 1호 매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전기차 중심 친환경차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수소차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신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른 제조사들과 협력하는 상황입니다. GM과 혼다는 2013년 협력을 시작한 이후 수소차 엔지니어링 팀을 사실상 통합하고 특허도 공유합니다. 토요타와 BMW는 2013년 수소차 파트너십을 맺었고 다임러와 포드, 닛산도 수소차 기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아직 수소차 독자 개발 방침을 고수하는 상황입니다.

판매량으로 보면 현재 수소차는 전기차에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는 100만대가 넘지만, 수소차는 고작 수천 대 수준입니다.

리서치회사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6년에 전 세계에서 전기차는 58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6년 수소차 판매 전망치는 약 22만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최근 수소차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수소차를 미래 산업으로 지정해 2020년까지 5000대, 2025년까지 5만대, 2030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해 수소차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수소 충전소도 2020년까지 100기, 2025년까지 300기, 2030년까지 1000기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수소차의 반격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에서 향후 수소차가 얼마나 보급될지가 관건입니다. 머지않은 미래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미래 친환경차의 주역이 어떤 이동수단이 될지는 더 지켜볼 일입니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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