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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한남동 ‘재벌 집’ 67억에 산 YG테디, ‘자기자본’은 얼마나 들였을까
[SUPERICH=윤현종 기자] “신성한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영구음수(靈龜飮水)의 길지(吉地)”

서울 용산구 한남동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수식어입니다. 남산의 맥(脈)과 한강이 만나 땅의 기운을 응집한 곳이어서 집에 재물이 쌓이는 명당이라는 게 풍수지리학자들의 진단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한남동에는 ‘능터골’ 이란 옛 지명도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능터로 미리 정해놓은 자리라서 그렇다는군요. 옛날 왕가의 묫자리로 내정될 정도니, 소위 ‘명당동네’의 파워를 짐작할 만 합니다. 

YG 테디 (본명 박홍준) [출처=알케트론]

1년여 전, 재벌가 일원 등 슈퍼리치만 산다는 이 동네엔 한 연예인이 터를 잡았습니다. 토지 면적만 763㎡(구 230평)인 대저택을 경매로 사들였죠. 바로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로 꼽히는 작곡가 테디(본명 박홍준)입니다.

1978년 생인 박 씨는 만 38세이던 지난해 67억 1000만 원을 주고 한남동 1번지에 자리한 이 집을 낙찰했습니다. 당시 여러 매체들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럴만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과거 힙합그룹 ‘원타임’ 멤버ㆍ소위 ‘K팝’을 이끄는 음악 제작자란 지명도 때문입니다. 또 하나, 경매로 산 집 치고는 상당히 비쌌기 때문입니다.

보통 경매로 나온 부동산은 한 번만 유찰 돼도 가격이 내려가는 편입니다. 감정가 대비 20∼30% 낮아지죠. 그리고 주인을 두 차례 못 만난(2회 유찰) 물건 대부분의 낙찰가는 ‘반값’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부동산 경매에 참여하는 이들이 유찰된 물건에도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테디는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당시 경매 관련 기록을 보면, 그는 사실상 이 집이 경매로 나오자마자 사들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매입 가격은 감정가를 온전히 반영했죠. 심지어 테디는 이 집을 감정 가격(63억 4200만 원)보다 4억 원 가량 비싸게 샀습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은 105.8% 였습니다. 참고로, 이 저택은 한남동서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집 가운데 하나로 확인됐습니다.

테디가 경매로 67억여 원에 사들인 한남동 1번지 고급주택

감정 가격까지 넘겨가며 이 집이 팔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희소성입니다. 한남동 단독주택은 성북동과 함께 집 거래가 가장 뜸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경매 매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테디가 관심을 갖고 이 집을 지켜봐 왔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 하나. 이 집은 한때 국내 최대 재벌가로 꼽힌 집안 일족이 살던 곳이었습니다. 바로 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조카 정몽선(63) 전 현대시멘트 회장입니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또 다른 맥락입니다.

등기부 등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1997년 이 집을 사들였습니다. 최소 지난해 1월까진 해당 주택서 거주했던 기록도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테디는 고급 주거지 한가운데 자리한 연면적 556㎡(구 168평)짜리 2층 집을 전액 ‘자기 돈’만 갖고 샀을까요. 

한남동 집 등기부에 기재된 테디의 채무기록

자세히 살펴보니 그건 아니었습니다. 등기부를 살펴본 결과 테디는 잔금을 납부하기로 한 지난해 3월 9일 이 집을 담보로 빚을 졌습니다. 빌린 곳은 하나은행. 금액은 24억 원(채권최고액 기준)입니다. 쉽게 말해 집값 3분의 1 가량은 빚을 지고 매입했단 뜻입니다. 지금껏 이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빚을 상환하진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채무 기록이 있다고 해서 테디의 재무상태가 나쁘다고 해석하긴 어렵습니다. 자산가들이 집을 살 때 빚을 지는 이유는 그야말로 다양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테디는 한국서 저작권료를 가장 많이 받는 창작자 중 한 명입니다. 2013년 한 해에만 9억여 원을 저작권료로 받았습니다. 지난 2월에도 그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정한 ‘제 3회 저작권 대상’에서 편곡부문 저작권료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남동 주민 경력(?) 1년이 된 테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사람들이 주목한 고급 주택을 ‘재빨리’ 사들였단 사실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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