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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파산 직전 호주 장난감회사 7200% 성장 일군 매니 스툴
[SUPERICH=민상식 기자] 최근 미국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이 있다. 바로 손가락 크기 고무 인형 ‘숍킨스’(Shopkins)이다. 숍킨스는 소녀들이 ‘소꼽장난’ 하기 좋은 다양한 고무 인형으로 구성된 장난감이다. 다양한 캐릭터를 포함해 컵케이크와 과일, 아이스크림 등 아기자기한 상품이 수백가지에 달한다.

숍킨스의 판매는 ‘뽑기’ 방식이다. 무작위로 골라 담은 인형 세트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겹치는 아이템이 나오면 친구끼리 바꾸거나 새로운 아이템을 갖기 위해 계속 구매하기도 한다. 고무인형 12개 세트의 가격은 10달러 정도이다. 특히 유튜브를 통해 숍킨스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도 선보이고 있으며, 한편당 조회 수가 수십만회에 이를 정도가 인기가 높다.

매니 스툴(68) 무스 CEO [출처=Australian Financial Review]

2014년 첫 선을 보인 숍킨스는 이같은 인기를 통해 2015년 미국장난감산업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소녀 장난감’에 뽑혔다. 지난해에도 미국에서 잘 팔리는 16가지 소녀 제품 중 15가지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장난감 업체 마텔과 레고가 지배하는 장난감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숍킨스를 시장에 내놓은 건 호주의 장난감 기업 ‘무스’(Moose Toys)다. 무스의 소유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매니 스툴(Manny Stulㆍ68)은 2000년 파산 직전의 회사를 인수해 17년만에 7200% 성장을 이뤄냈다. 2000년 당시 400만달러에 불과했던 무스의 매출은 2015년 기준 6억 호주달러(약 52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숍킨스의 성공으로 스툴 CEO는 억만장자에 등극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기준 그의 자산은 14억달러 규모로 호주 23위, 세계 1468위의 부호에 올라있다.

스툴은 난민 출신으로 극적인 삶을 살았다. 1949년 독일 내 전쟁난민수용소에서 폴란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 학살)에서 살아남은 후 부모와 함께 호주로 왔고 퍼스 인근의 난민 캠프에 정착했다.

그는 하이스쿨(중고등학교 과정)을 중퇴한 후에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1974년 스칸센이라는 유리제품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1993년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스툴은 스칸센 지분을 정리한 자금으로 2000년 장난감 회사 무스를 인수했다.



무스 인수 후에는 회사가 문을 닫을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07년 무스의 제품에서 마약류 성분인 화학물질이 검출되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이는 장난감을 생산하는 중국 회사에서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임의로 성분을 대체한 것이 원인이었다.

스툴은 문제가 된 자사의 빈디즈 크래프트 장난감을 전량 회수했고, 이후 회사의 생산 과정 등 모든 것을 공개했다. 이런 노력으로 결국 채권자들과 협상을 통해 가까스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6월 언스트앤영(EY)이 선정한 올해의 세계 기업인에 뽑힌 스툴 CEO [사진제공=Moose Toys]

스툴 CEO는 지난해 6월 호주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이 선정한 ‘올해의 세계 기업인’에 뽑혔다. 혁신과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등이 선정 이유였다.

스툴은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는 혁신과 함께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분명한 목표에 초점을 둔 회사”라며 “이 점이 우리를 급성장하게 했으며 거대한 도전도 극복하게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뒤따르려 하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혁신을 하고 창의력을 발휘해왔던 것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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