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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귀신 존재 입증해야 승소 가능”…워너브라더스, 1조 토해낼까
2017.04.24 10:14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미국 메이저 영화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Warner Brothers)가 9억달러(1조원) 규모의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에서 “귀신이 진짜 있다”는 전 인류의 호기심(?)을 입증해내지 못하면 우리 돈 1조 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놓였다. 


워너브라더스의 2017년 라인업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 [출처=게티이미지]


손해배상 소송은 1980년 발간된 책 ‘더 디모놀로지스트(The Demonologistㆍ악마 연구자)’의 저자인 제럴드 브리틀(Gerald Brittle)이 제기했다. 그는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한 ‘컨저링’(2013), ‘컨저링2’(2016), ‘애나벨’(2014) 등 세 작품이 자신의 책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며, 배급사가 이 이야기에 대한 ‘독점 이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세 영화는 모두 실존 인물이자 초자연현상 연구자인 에드 워런과 로레인 워런 부부가 겪은 일에 대한 증언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컨저링2’ 스틸컷 [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브리틀의 주장은 하나로 요약된다. 그는 “책 출판연도보다 2년 앞선 1978년, 워런 부부가 이야기를 제공하며 ‘독점 이용권(no competing)’을 줬고 이 약속은 아직 유효하다”는 것. 따라서 워런 부부는 이 책과 관련한 이야기로 다른 계약을 맺어서는 안 됐으며, 워너브라더스는 영화화를 위해 워런 부부의 허락을 받을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왔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브리튼의 대리인은 패트릭 헨리 2세는 워너브라더스라는 거대 기업의 ‘위선’을 꼬집었다. 그는 지난 3월 미국 버지니아주 법원에 접수한 355페이지짜리 고소장에서 “워너브라더스처럼 지적재산권 협상에 특화된 변호사들로 무장한 기업집단이 ‘디모놀로지스트’ 책과 관련된 계약사항을 몰랐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라며 “가장 논리적인 결론은 워너브라더스가 이를 알고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썼다. 


영화와 책의 바탕이 된 젊은 시절의 워런 부부


또 이 고소장에 따르면 브리틀의 대리인들이 ‘컨저링2’ 공개를 앞두고 개봉을 중지하라는 서한을 보냈을 때 워너브라더스 측에서는 “‘디몰로지스트’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아니며 ‘역사적 사실들(historical facts)’를 바탕으로 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컨저링’ 시리즈는 영화 속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영화가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홍보해 왔다. 영화 끝에는 사진이나 녹음파일 등 당시의 기록들을 보여주며 ‘실화’라는 것을 강조한다. 워너브라더스는 실제 주인공인 백발의 로레인 워런(90)을 영화 홍보에 동원하기도 했다. 


실존인물이자 영화 주인공인 로레인 워런과 그를 연기한 배우 베라 파미가 [출처=게티이미지]


만약 ‘컨저링’에 등장하는 귀신(혹은 악령), 무서운 초자연적 현상 등이 ‘진짜 있었던 일’로 밝혀진다면 워너브라더스는 혐의를 벗을 수 있다. 특정 창작물이 아닌 역사적 사실은 누구든지 창작물로 재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리틀 측은 워런 부부가 경험한 초자연적 현상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자신한다. 또한 시리즈의 감독 제임스 완이 2011년 ‘컨저링’ 시나리오 집필 전 트위터에 ‘데모놀로지스트’에 대한 감상평을 남긴 것도 증거로 들며 영화가 이 책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확신했다. 


“나는 정말 많은 무서운 이야기들을 읽고 봤다. 그런데 에드와 로레인 워런의 진짜 삶을 담은 책 ‘데모놀로지스트’는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무서웠다”라고 남긴 제임스 완 감독 트윗[출처=제임스 완 감독 공식 트위터 계정]


‘컨저링’ 시리즈는 2013년 처음 세상에 나온 후 “무서운 장면 없이도 무서운 영화”로 통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동안 ‘컨저링’, ‘컨저링2’, ‘애나벨’이 전세계적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8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애나벨2’도 역시 워런 부부의 경험에 바탕을 둔 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 개봉 전에 소송이 조정으로 끝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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