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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Decode]재산 기부 약속 지킨 한샘 조창걸 회장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빌딩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샘은 최근 팬택빌딩의 소유주인 오스타라씨나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와 최종 인수 전 단계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팬택 본사 건물은 지하 5층, 지상 22층 규모(연면적 6만6648㎡)로 1500억~2000억원의 업무용 빌딩이다.

팬택 빌딩은 오스타라씨나인이 2008년 팬택과 팬택앤큐리텔로부터 2000억원에 사들였는데, 한샘이 이번에 이 빌딩을 15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건물 인수가 완료되면 한샘은 분산 근무 중인 직원을 한 곳으로 모아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본사 이전 가능성이 대두된다. 한샘은 서울 서초구 본사 외에도 디자인센터 등 여러 건물에 2600여명의 직원이 나눠 근무 중이다. 

조창걸(78) 한샘 명예회장 [사진제공=한샘]

한샘은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934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을 기록해 2조원 클럽에 근접한 한샘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40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 38.7% 급증했다.

팬택빌딩 인수와 관련해서는 각 기업 창업주 사이의 인연도 거론된다.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78) 명예회장이 2년 전 설립한 공익재단 여시재(與時齋)의 이사회 멤버 중에 팬택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낸 박병엽(55) 팬택씨앤아이 부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병엽 부회장 외에도 여시재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을,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총괄부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멤버로는 법조계에선 안대희 전 대법관이, 관계에서는 김현종 전 유엔 대사가, 재계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창걸 명예회장은 여시재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재단에서 아무런 직함을 맡지 않았다.


팬택 빌딩 [사진제공=연합뉴스]

조 명예회장은 1970년 서울 은평구에서 한샘을 창업한 31세때부터 한국의 미래를 그려내는 ‘한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설립을 꿈꿨다고 한다.

이에 2015년 3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 260만주를 한샘드뷰연구재단에 출연해, 국가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재단 여시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당시 60만주(당시 시가 약 1000억원)의 출연은 완료됐으며, 남은 200만주의 당시 가치는 3000억원에 달했다.

여시재는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한국판 브루킹스연구소’를 표방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정책인 마셜플랜을 내놓은 브루킹스 연구소는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미국의 양대 싱크탱크로 꼽힌다.

한샘드뷰연구재단이 들어선 한샘드뷰 디자인센터 [사진제공=한샘]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에는 한샘드뷰연구재단에 한샘 주식 6만주를 증여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한샘 주식 6만주의 가치는 약 130억원으로, 이번 증여로 조 회장의 지분율은 19.95%에서 19.7%로 낮아졌다. 조 명예회장이 약속한 200만주 가운데 이번 증여한 6만주를 제외한 남은 주식 194만주의 재단 출연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창걸 명예회장은 2015년 여시재를 출범하면서 “한일합병, 남북 분단, 한국전쟁 등은 우리나라가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이를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은 주변의 강대국 사이에서 이들과 함께, 그리고 이들을 조정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하므로 싱크탱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1994년 한샘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 명예회장은 상장사 한샘 지분 19.7% 외에도 비상장사 한샘이펙스 지분 3.1%, 한샘넥서스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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