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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내우외환’ 우버의 다음 타킷은 대리주차 회사?
[SUPERICH=민상식 기자]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공유경제의 대명사’ 우버가 이번에는 주차 서비스 회사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현지시간 8일 우버가 주차 서비스 스타트업인 럭스(Luxe)와 사업인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인수가격이나 럭스사의 기업가치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럭스는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온-디맨드 주차 스타트업’,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대리주차 회사’이다. 앱 기반의 서비스로, 주차를 원하는 운전자가 럭스의 앱을 이용해 서비스를 신청하고 최종목적지를 입력하면, 럭스의 직원이 해당 장소에 먼저 도착해 차를 받아 대신 주차해주는 서비스다. 물론 다시 차를 이용할 시간에 맞춰 차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걸 누가 이용할까 싶지만 의외로 고객 기반이 제법 된다. 미팅시간에 쫓기는 바쁜 자가운전 비즈니스맨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저녁식사 예약을 한 손님들이 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등의 대도시에선 주차공간을 찿기가 쉽지 않은데, 돈을 내고 대리주차를 부탁하고 시간을 버는 것이다. 짧은 비즈니스 미팅이나 물건 구입을 위해 잠시만 차를 맡아주었으면 하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사용자가 적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요금이 싸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한시간에 5달러 정도를 내면 차를 맡기고 다시 받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팁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식당이나 거대쇼핑몰에서 발레파킹을 맡기면 팁을 줘야하는데, 그걸 감안하면 5달러라는 금액이 그리 크지 않다는 평이 많다. 행여 발생할 차량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지기 때문에 안정감도 일반 발레파킹에 비교우위를 가진다. 사용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고객들이 차를 맡아준 럭스의 직워들에게 팁을 추가로 주는 경우도 많다. 도심지로 출근하는 비즈니스맨 가운데에는 아예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럭스앱에는 서비스를 담당해준 직원에 추가로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덕분에 직원들이 서비스에 정성을 더욱 들인다는 평가다.

사실 앱 기반의 발렛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럭스 뿐이 아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의 보급과 공유경제 개념이 탄생한 후 복수의 회사가 생겨났지만, 대부분은 경영에 곤란을 겪으면서 사업을 축소-특화하거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예컨데 적스(Zirx)사는 아예 기업 고객 전문 주차서비스 업체로 전환했고, 카본(Carbon)사는 2015년 문을 닫기도 했다.

하지만 럭스는 안정적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사업 포지셔닝으로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능성 있는 회사로 주목받아왔다. 지금까지 총 7500만달러(8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이가운데 5000만 달러는 미국 최대 렌트카 업체인 허츠(Hertz)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우버가 럭스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주차 서비스 시장에 매력을 느껴서라기 보다는 기존에 우버가 해오던 차량 공유 산업과의 시너지 측면에서 기대할 부분이 많아서 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테면 주차 서비스를 위해서는 차량을 보관해둘 물리적 장소를 확보하는 게 필요한데, 우버는 이미 공유차량의 보관을 위해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적을 수 있다. 필요할 때 부르고, 쓰고나면 치워주는 ‘차량 포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자율 주행 차량 시스템’이 일반화 될 경우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나의 완벽한 독립 운송 시스템 회사로 성장할 수도 있다.

무섭게 성장해온 우버는 최근 내외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각국이 ‘택시 산업’ 붕괴에 대한 우려로 우버에 여러가지 정책적 제재를 가하고 있고, 중국-인도 등은 물론 미국에서 조차도 우버의 서비스 모델을 개량한 경쟁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내부적으로는 우버의 조직 문화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우버의 택시 드라이버들이 불친절 하고, 외국인 고객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는 논란이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사내 성희롱 사건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우버의 엔지니어였던 수잔 파울러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고위 임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회사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버의 사내 문화에 대해 언론의 질책이 이어졌다.

이에 칼라닉이 직접 나서 사내 문화 쇄신을 위한 긴급 조사를 지시했고, 회사내 관련 민원 215개에 대한 전수 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지난 2일 혐의가 확정된 20명의 직원에게는 해고 조치가 내려졌다. 그 가운데에는 고위급 임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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