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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유럽으로 간 이해진의 도전, 드비알레부터 스테이션F까지
2017.06.16 14:01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카이스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20대 남성이 1992년 삼성SDS에 연구원으로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년 후인 1994년 그 남성은 삼성SDS에서 실시했던 ‘한계도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직원은 1년간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를 이끌 기술 분야를 연구하던 중 인터넷을 발견하고, 국산형 검색엔진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성SDS가 사내 벤처제도를 도입하자, 그는 1997년 엔지니어 세 명과 함께 사내벤처 ‘웹글라이더’를 조직하고 1998년 1월부터는 인터넷 검색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사내벤처는 1999년 6월 자본금 5억원으로 독립한 후 한게임과 합병을 거쳐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로 성장했다. 


이해진(50)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


바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만든 이해진(50)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의 창업 스토리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메신저 ‘라인’ 등의 성공으로 네이버를 글로벌 IT 회사로 키운 이해진 의장은 최근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3월 의장직을 외부인사인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에게 넘기고, 이사직만 유지하면서 유럽에서 벤처 투자를 직접 챙기는 등 유럽 진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네이버ㆍ라인은 지난해 9월 1억유로(약 124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유럽 현지의 IT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펀드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프랑스 전 디지털 경제장관이 한국 기업의 프랑스 투자를 돕기 위해 설립한 회사 코렐리아 캐피탈에서 운영키로 했다.

이어 두달 후인 지난해 11월 네이버ㆍ라인의 유럽 펀드는 유럽 업체를 대상으로 한 첫 전략적 투자를 발표했다. 바로 프랑스의 음향 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Devialet)였다.



드비알레는 2007년 프랑스에서 엔지니어 ‘피에르-엠마누엘 카멜’(Pierre-Emmanuel Calmel)과 디자이너 ‘엠마누엘 나르딘’(Emmanuel Nardin)과 전문 경영자 ‘퀜틴 사니에’(Quentin Sannie)이 합심해 설립한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증폭기술 ‘아날로그ㆍ디지털 하이브리드’(Analog Digital Hybrid, ADH)를 활용해 소형기기로 웅장하고 맑은 음질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드비알레 투자에는 네이버와 코렐리아 캐피탈을 비롯해 폭스콘, 르노-닛산 등의 기업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창시자 앤디 루빈, 힙합 가수 제이지(Jay Z)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액은 총 1억유로로 알려졌다.

드비알레는 2012년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회장 등 투자자 4명으로부터 1910만달러(약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IT업계로부터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네이버의 유럽 투자를 두고 국내에서는 창의적 시도라는 호평과 함께 위험부담이 크다는 부정적 관측으로 엇갈렸다. 유럽은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IT 기업들의 지배력이 강한 시장이고, 국내 인터넷 기업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그린 [사진제공=네이버]


하지만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이해진 전 의장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육성 센터인 ‘스테이션 F’를 통해 유럽을 네이버 국외 신사업 개척의 핵심 거점으로 삼을 계획을 알렸다.

이달 15일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함께 스테이션 F에 전용 입주 공간인 ‘스페이스 그린’을 연다고 밝혔다. 축구장 약 5배 넓이인 3만4000㎡ 규모의 스타트업 육성 시설인 스테이션 F에는 페이스북과 고객 관리 솔루션 업체 젠데스크, 프랑스의 유명 인터넷쇼핑 사업자인 방트 프리베 등이 자사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전용공간을 운영 중이다.

네이버가 이번에 문을 연 스페이스 그린은 1인 책상 기준 80석 규모로, 페이스북(80석)과 함께 스테이션 F에서 가장 큰 기업 전용공간이다. 네이버와 라인은 이 곳을 유럽과 아시아 스타트업이 연계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유럽 창업자와 한국ㆍ일본 등 여러 국가의 우량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 등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스페이스 그린을 발판 삼아 네이버ㆍ라인이 유럽에서 기업가치 10억달러(1조1200억원) 이상의 우량벤처 ‘유니콘’를 키워낼 수 있을지 이해진 전 의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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