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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불매운동 1년여…‘침묵’ 중인 옥시 오너家
2017.06.21 13:45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OXY OUT”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빌딩 옥시 한국 본사 앞을 찾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ㆍ가족모임,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의 기자회견문 마지막 문장이다.

이 단체들은 환경부가 한국환경보건학회에 의뢰한 연구결과를 인용해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 10명 중 6∼7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다“며 “옥시로 상징되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주범들은 검찰 재수사와 별도로 소비자들로부터 징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옥시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 1년여가 흘렀다. 그 동안 유엔도 나서서 “(옥시) 레킷벤키저는 모든 피해자(All victims)들이 사과 및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실상의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미미했다. 레킷벤키저의 매출만 저조해졌을 뿐, 이 회사를 쥔 실질적 소유주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누가 이 기업을 갖고있나= 옥시의 조치는 유례없던, 새로운 유형의 기업 ‘갑질’로 평가받는다. 소비자를 ‘호갱’으로 취급한다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이 기업의 실질적 오너일까. 레킷벤키저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해서 오너 역시 영국인일 것이라 판단하면 오산이다. 주인은 ‘은밀한 가족’으로 알려진 독일 재벌 가문 ‘라이만(Reimann) 가(家)’다.

라이만 가는 생활 소비재 분야의 세계 최강자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브랜드들의 실제 주인이다. 라이만 가는 패션ㆍ화장품브랜드로는 ‘캘빈클라인’ 향수ㆍ‘지미추’구두ㆍ‘코티’ 등을 갖고 있다. 

라이만 가문이 95% 소유하고 있는 JAB홀딩스가 투자하고 있는 브랜드들


식품업계도 장악했다.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몬델레즈’ㆍ커피업체인 ‘피츠 커피앤티’ㆍ도너츠업체 ‘크리스피 크림’ 등이다.

세계적인 콘돔 브랜드로 알려진 ‘듀렉스’도 라이만 가 소유다. 라이만 가는 룩셈부르크 소재 거대 투자사 JAB홀딩스(Joh. A. Benckiser Holdings)의 지분 95%이상을 소유하며 이들 기업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 은밀한 라이만 가…입 닫는 이유는 ‘경영 불참’?=라이만 가문은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부자 집안으로 꼽힌다. 가족 일원들은 각종 시장조사기관의 부호 순위에는 등장하지만, 사업 일선에서 활약상은 찾아볼 수 없다. 얼굴도 공개되지 않았다.

구성이나 비즈니스 철학 역시 독특하다. 대대로 회사를 소유ㆍ경영하는 일반적인 재벌 가문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JAB홀딩스 전문경영인 3인. (왼쪽부터) 페터 하프, 바트베흐트, 올리비어 고뎃


대대로 이어온 규칙과 연관이 있다. 라이만 가는 자손들에 회사 주식을 물려받는 대신 경영엔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18세가 되면 ‘공적인 일에 가능한 한 관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야한다. 현재 JAB홀딩스는 페터 하프ㆍ바트 베흐트(Bart Becht)ㆍ올리비어 고뎃(Olivier Goudet) 등 전문경영인 3명이 맡고 있다.

재산도 천문학적이다. 현재 라이만 가의 자산은 최소 162억 달러(18조 4200억 원)로 추산된다. 가족 구성원 중 볼프강 라이만(64)ㆍ마티아스 라이만(52)ㆍ슈테판 라이만(54)ㆍ레나테 라이만(65)ㆍ안드레아 라이만(60) 등 5명이 포브스가 집계 중인 세계 부호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JAB홀딩스 로고. 라이만 가문 5명의 사진은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다.


가문에서 ‘가장 덜 부유한’ 인물이자 미국시민권자인 여성 안드레아를 제외한 4명의 개인 자산은 각각 37억 달러(4조 2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안드레아는 2003년 JAB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하고 현재 11억 달러(1조 2500억 원) 자산을 갖고 있다. 이들 5명은 모두 입양아 출신이다. 양아버지였던 가문의 두 번째 승계자 알버트 라이만(Albert Reimann)이 데려왔다.

다만, 혈육도 아닌 입양아 형제들끼리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는 와중에도 분란이 없다는 점은 독특하다. 게다가 물려받은 재산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형제도 없다. 한 부모 밑에서 나고도 재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사례가 많은 동아시아권 재벌들 행태에 익숙한 우리 관점에서 보면 특이한 경우다.

한편 레킷벤키저의 올 1분기 매출 성장률은 사실상 제로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대규모 불매운동과 새로 출시한 각질 제거기 실패로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전혀 늘어나지 못했다”며 “199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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