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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제과왕국’ 몬델리즈 좌지우지하는 ‘월가 거물’
2017.08.16 14:30
[SUPERICH=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과자 제조업체인 몬델리즈(Mondelez)는 지난해 6월 허쉬초콜릿으로 유명한 세계 5위 과자 제조사 허쉬(Hershey)를 230억달러(약 26조원)에 인수하는 시도에 나섰다.

당시 몬델리즈와 허쉬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과자업계 공룡이 탄생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지만, 수 개월간 협상 끝에 몬델리즈는 허쉬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가를 두고 두 회사의 입장차가 커 접점을 찾지 못했다.

허쉬 인수가 무산된 후 몬델리즈 최고경영자(CEO)인 아이린 로즌펠드(Irene Rosenfeldㆍ64)는 “또 다른 인수 등을 통해 몬델리즈가 추구하는 가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이린 로즌펠드 몬델리즈 CEO


제과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를 겪어온 몬델리즈는 당시 허쉬 인수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어느 때보다 절박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입맛이 건강한 먹거리로 바뀌어 과자나 초콜릿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몬델리즈의 실적부진이 수 년간 이어진 상황이었다.

1923년 미국에서 설립돼 오레오 쿠키와 리츠 크래커 등 유명 과자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몬델리즈의 지난해 매출은 257억달러로 전년(296억달러) 대비 13% 감소했다. 최근 분기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5% 줄었으며, 주가는 연초 대비 2.3% 하락했다. 로즌펠드 CEO는 최근 “몬델리즈 실적부진의 가장 큰 단일 요인은 거시경제 환경 변화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몬델리즈 오레오 [사진제공=몬델리즈]


로즌펠드 CEO는 그동안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트라이언 펀드 매니지먼트(Trian Fund Management)의 넬슨 펠츠(Nelson Peltzㆍ75) 회장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아왔고, 결국 이달 초 CEO 교체가 결정됐다.

2006년부터 11년간 몬델리즈 CEO직을 맡아온 로즌펠드는 올해 11월 회사를 떠나기로 했으며, CEO 자리에 물러난 후에는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로즌펠드를 이을 후임 CEO로는 캐나다 냉동식품회사인 매케인푸드의 디르크 판 더 퓟(Dirk Van de Putㆍ57) CEO가 낙점됐다. 판 더 퓟은 프랑스 식품기업 다논과 제약회사 노바티스, 코카콜라, 과자회사 마스 등을 거치며 3개 대륙의 신흥시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사실 로즌펠드 CEO는 넬슨 펠츠 회장과 악연이 길다. 원래 미국 최대 식품업체 크래프트그룹의 자회사였던 몬델리즈는 2012년 넬슨 펠츠 회장이 당시 크래프트푸즈 CEO였던 로즌펠드의 경영 실패를 이유로 몬델리즈를 일방적으로 분사시키고 펩시코에 매각을 시도했다. 이후 로즌펠드는 크래프트푸즈에서 몬델리즈로 자리를 옮겨 CEO를 맡았다. 최근에도 넬슨 펠츠는 로즌펠드가 몬델리즈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넬슨 펠츠(75) 트라이언 펀드 회장


넬슨 펠츠는 ‘행동주의 투자’(Activist Investment)의 대부로 불린다. 행동주의 투자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뒤 경영에 적극 참여해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주가를 높이는 투자전략을 뜻한다.

미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넬슨은 명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 학부생으로 입학했다가 자퇴한 후 할아버지가 설립한 회사인 펠츠앤선스(Peltz & Sons)에서 배달 트럭을 몰았다. 펠츠앤선스는 냉동식품을 뉴욕 식당에 공급하는 업체였다. 그는 부친으로부터 펠츠앤선스를 물려받은 후에는 매출액 250만달러였던 사업을 15년만에 1억5000만달러로 키워냈다. 이후 자판기 제조회사 트라이앵글 인더스트리스와 음료업체 스내플을 인수한 후 되팔아 큰 돈을 벌었다. 2005년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한 헤지펀드 트라이언펀드를 설립했고, 이후 트라이언펀드는 빠르게 성장했다.

한편,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CEO였던 로즌펠드의 퇴장으로 미국 500대 주요기업 가운데 여성 CEO의 비중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올 6월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상장 기업 가운데 여성 CEO가 이끄는 기업은 28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6월에는 테그나의 그라시아 마르토레 CEO가 물러나고, 이번에 로즌펠드 CEO마저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하면서 여성 CEO가 있는 기업 수는 26곳으로 감소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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