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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유럽 최대 저가항공 라이언에어, 伊알리탈리아 삼키겠는데
[SUPERICH=민상식ㆍ윤현종 기자] 파산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예비 입찰에 전 세계 항공사 10여개사가 참여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마감된 알리탈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는 유럽 최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Ryan Air), 현재 알리탈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 등이 포함됐다.

70여년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는 2002년 이래 만년 적자 상태이다. 당초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선다는 방침이었으나, 지난해 4억6000만 유로(약 54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수억 유로의 손실이 예상된다.
[사진제공=라이언에어]

2014년에는 UAE 항공사 에티하드에 지분 49%를 매각하며 기사회생하는 듯 했으나, 2008년에 이어 올해 5월 두 번째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알리탈리아가 파산 상황에 놓인 것은 국내선은 고속철도 등에 치이고, 국제선은 라이언에어 같은 유럽의 저가항공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일랜드의 저가 항공사이자 승객 수 기준 유럽 최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알리탈리아가 주춤한 사이 이탈리아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했다. 수 년 째 이탈리아 국제선 부분 1위 사업자를 유지 중인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만 승객 3260만명을 태우고, 올해는 3600만명의 승객이 예상된다.

마이클 오리어리(56) CEO [게티이미지]

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오리어리(Michael O’Learyㆍ56)는 지난 6월 말께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이언에어는 이탈리아 최대 사업자로서 (알리탈리아 매각)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면서 “알리탈리아가 법정 관리인에 의해 전면적 변화와 구조조정을 거친다면 최대 지분을 매입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리어리 CEO는 1984년 설립된 라이언에어를 세계 최대 규모의 저가 항공사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트리니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오리어리는 KPMG의 전신인 스토크스 케네디 크로울리에서 일하다, 1987년 라이언에어의 창업자인 고(故) 토니 라이언(Tony Ryan, 1936-2007) 사장의 개인 세무담당으로 발탁됐다. 1991년엔 최고 재무책임자로 승진, 1994년에는 라이언에어 CEO 자리에 올랐다.

Ryanair People - Episode 1. Engineer

오리어리는 ‘수송’에 집중해 서비스 비용을 줄이는 경영전략을 폈다. 단거리 여행객이 가장 원하는 것이 최저가 항공료라는 것을 파악하고 탑승권 가격을 낮출 방안을 모두 동원했다. 기내 무료 서비스와 비즈니스석, 체크인 카운터 등을 없애고, 기내 화장실을 줄여 좌석을 늘리고 지상직 근무자도 대폭 줄였다. 이렇게 항공기 운임의 거품을 빼, 가장 저렴한 항공료를 제공하면서 탑승객이 급속히 늘었다.

항공권 가격을 낮춰 탑승률을 높이는 대신 수익은 부가적인 요소로 창출했다. 공항에 짐을 맡기거나 수하물의 무게가 초과했을 때 추가비용을 받는 식이다.

저렴한 항공요금에 집중해 회사를 성장시킨 오리어리 CEO의 자산도 10억 유로(1조3000억원)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온라인 체크인 후 탑승권을 출력해 가지 않으면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 등 라이언에어를 이용하는 승객의 불만도 많다. 오리어리 CEO는 2009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익 창출의 일환으로 기내 화장실을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오리어리는 이후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극단적인 경비절감 탓에 라이언에어는 여러 매체가 선정하는 최악의 항공사 리스트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다. 최근 온라인 여행전문잡지 ‘이스케이프히어’(EscapeHere)는 라이언에어가 고객서비스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최저가만을 추구한다며 최악의 항공사 9위로 선정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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