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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AI 챗봇 내놓은 정태영의 디지털혁신 전략
[SUPERICH=민상식ㆍ이세진 기자] 현대카드가 IBM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왓슨’(Watson)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 ‘현대카드 버디(Buddy)’를 지난 18일 시작했다. 챗봇은 ‘채팅 로봇’의 줄임말로, AI를 기반으로 사람과 자동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다.

[출처=정태영 페이스북 계정]

버디 출시 이후 정태영(57)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사의 챗봇 서비스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이달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버디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IBM 왓슨의 자연어 처리 기법으로 만들어진 챗봇”이라며 “단순히 번호를 선택을 하거나 주요 단어만 알아듣는 챗봇 대비 자연스러운 대화와 질문이 가능하고 대화를 하면 할수록 능력이 향상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현대카드의 챗봇은 왓슨의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해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현대카드 앱과 홈페이지에는 다른 개성을 가진 챗봇 ‘피오나’와 ‘헨리’가 있다. 고객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챗봇을 선택해 “M3카드 영화관 혜택 뭐 있어?”라고 질문하면 현대카드 버디는 M포인트 사용, 플래티넘 할인 혜택 등 현대카드M3 에디션2 상품을 이용할 때 누릴 수 있는 영화관 혜택에 관해 설명해 준다.

버디는 특히 사용자와 소통하며 다양한 표현에 숨겨진 의도를 계속해서 학습해 나간다. 바로 컴퓨터가 스스로 주어진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분석, 학습해 의미를 찾아내고 판단이나 예측을 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기자와 대화를 해본 챗봇 피오나. 수다스럽고 친근한 어투로 대답한다.

또 ‘노래해줘’, ‘심심하다’ 등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 SNS상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버디는) 학습중이기 때문에 어수룩한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농담도 사양하지 않으니 많은 질문과 대화를 해주시면 쑥쑥 자라날 것입니다.”

기자와 대화를 해본 챗봇 헨리. 예의와 매너를 중시한다.

챗봇은 2015년 현대카드가 선언한 ‘디지털 현대카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보안성을 강화한 서비스인 ‘락’(Lock), ‘리밋’(Limit), ‘가상카드번호’와 함께 결제 편의성을 강화한 서비스인 ‘페이샷’(PayShot), ‘현대카드 카멜레온’ 그리고 이번에 내놓은 ‘버디’까지 모두 디지털혁신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이같은 디지털 경영 중심에는 정태영 부회장이 있다. 그는 디지털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고 간부급 전 직원 대상의 코딩(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 왔다.

올 1월 초 KB금융그룹에서 디지털 금융을 주제로 강연을 한 정 부회장은 “앞으로 회사 운명을 좌우할 가장 핵심 요소는 디지털 혁신”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앞으로 (현대카드) 이익의 20%를 디지털 개발에 투자하겠다”며 “디지털 핵심 분야인 알고리즘, 머신러닝, 검색엔진, 블록체인(디지털 화폐 교환 기술), 전자결제, 디지털UX(사용자경험) 분야 전문가를 500명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블랙 [사진제공=현대카드]

올해 초 문을 연 현대카드의 사무실 공유서비스 ‘스튜디오 블랙’(STUDIO BLACK)도 정 부회장이 강조한 핀테크(금융+IT) 전략 중 하나이다. 올 1월 초 서울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스튜디오 블랙은 오피스빌딩의 일부 층을 임대해 이를 작게 쪼개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에 재임대하는 사무실 공유 업체이다. 한국 시장은 도심 인구 밀도가 높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훌륭해, 공유오피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태영 부회장은 공유오피스 사업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스튜디오 블랙 안에 핀테크의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인 ‘핀베타’(Finß)도 만들어 입주 업체 간의 협업을 장려하고 있다. 핀테크 확산으로 전통 금융업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현대카드 역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 스튜디오 블랙과 핀베타의 파티에 참석한 정태영(57ㆍ오른쪽 두번째) 현대카드 부회장 [출처=정태영 페이스북 계정]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79)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이다. 그의 부인은 정몽구 회장의 차녀 정명이(53) 현대커머셜 고문이다. 정 부회장은 1965년 설립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입학원인 종로학원 설립자 정경진 원장의 장남이며, 동생으로는 정해승 전 이루넷 사장, 정은미 씨가 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한 정태영은 이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과 기아차 등을 거쳐 2003년 현대카드 부사장에 취임해 13년째 현대차그룹의 금융 부문을 이끌고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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