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1일 한국노총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민주당도 부쩍 노동계로 발길이 잦아지는 등 여야의 노동계 끌어안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노동계는 지역별 조직에 표심이 집단적으로 표출되기 쉽다는 점에서 과거에도 여야가 전국단위 선거를 앞두고 특히 공을 들여온 대상이다. 더욱이 현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임기 말로 갈수록 노동계도 더 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만큼 정치권의 노동계 스킨십 강화 노력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당장 스킨십 강화보다 관계복원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난달 선거에서 당선된 이용득 위원장은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12월부터 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이어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에서 한노총의 지지를 받아왔다.
심재철 정책위의장이 11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정책 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김성태ㆍ 이화수 의원 등 노동계 출신 인맥도 총 동원 됐다.
하지만 굵직한 정책현안이 많아 관계를 쉽게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을 둘러싼 제도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양대 노총이 이들 현안을 두고 공동투쟁에 나서면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최근 노동계로 향하는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올 1월에만 희망대장정 일정 중 부평 GM대우 천막농성장(1월 11일), 부산 한진중공업(1월14일), 대구 한국노총지부(19일)를 방문했다.
부평 GM대우 비정규직 천막농성장은 지난 2007년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120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했고,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적성이 깊다. 부산 한진중공업도 산업 다변화에 따른 해외진출 기업의 해고사태로는 대표적인 사례다.
손 대표는 본인이 과거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스킨십이 강한 편이다. 손 대표 측은 “민주당은 이미 일자리 복지 특위 등 정책분야에서 노동계와 수시로 접촉 중이고 손 대표도 최근 여러 노동현장을 방문해 양질의 일자리확보 문제 등 야당의 역할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선 정동영 최고위원이 이용득 신임 한국노총 위원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지고 있어 접촉면을 넓힐지 주목된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