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봐야 알 거라예. 막판에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더. 노무현 전 대통령 영향 때문에 어느 당이 큰 영향은 못 미치는 것 같고, 근데 당 아니라 사람 보고는 왠만한 팬 아니면 지금 정하기 어렵지예.”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중이었던 한 박모씨(50)는 투표는 하지만 아직 후보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해을 보선은 젊은 유권자의 지지세가 강한 야권연대 이봉수 국민참당 후보가 우위를 접하고 있는 가운데,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가 인물론으로 맹추격, 막판으로 갈수록 더 예측불허의 혼전을 치닫고 있다.
최연소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불의의 일격을 맞고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단기필마로 전장을 평정하고 대권후보군에 합류할지, 아니면 친노세력이 결집한 국민참여당이 원내 교두보를 마련할지가 관전포인트다.
김해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김모(45)씨는 “언론에서 이봉수 앞선다고 하지만 분위기 모르는 거다. 유권자 7만으로 제일 많은 장유신도시에는 호남쪽에서 온 사람 많아예. 또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인물 보고 뽑는 경우 많고예.”라고 기자에게 덧붙였다. 선거 전문가같은 분석이었다. 정치권에는 한발 거리를 두는 냉소적인 태도였지만 관심이 집중된 선거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유권자가 많았다. 택시기사인 정모씨(45)는 “김태호 철새 아닝교. 김해에 아무것도 없다. 한나라당 이름만 믿고 나온 사람이고, 상대 후보는 농민 운동했다고 하는 데 아는 사람 없어예. 그래도 야당이 더 가능성 높을 것 같습니더. 여기는 한나라당이 버린 땅 아닝교.”
반면, 지나가는 다른 시민은 “한나라당 싫어하지만 이봉수 후보는 때마다 다른 당으로 출마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철새래이. 유시민 때문에 찍어주기는 하지만…”이라고 말하며 스쳐지나간다. 지역 연고, 후보 이미지 등이 혼재되면서 표심은 오락가락했다.
이봉수 후보 지지는 야권에 대한 지지와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쪽이 나뉘었다. 대학생 이모씨는 “유시민도 노력하고 있고 큰 선거인데 야권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60대 시민은 “한나라당에 이번 보선에도 그렇고 다음 총선에도 정신 차리게 안 뽑아 줘야 된데이. 싸움만하고 좋아진 게 없다”고 역선택을 피력했다.
김태호 후보 지지는 당이나 정권에 대한 지지보다는 김해 경제살리기에 대한 기대와 동정 여론이 커보였다. 국밥집을 하고 있는 60대 남자는 “김해에 예산따오고 사업 발전시키려면 김태호가 돼야 한데이. 민주당 몇 번 뽑았지만 도로 보면 엉망이데이”라고 말했다. 30대 택시기사 이모씨는 “내외동 지날 때면 김태호 지사 혼자서 절하고 있는데 이 모습 보면 짠해진다. 선거 진행되면서 젊은층에서도 동정여론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해=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