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가 안 나오고 야권연대로 나온 것은 알아요. 그런데 누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아직 판단이 잘 안 서네.”
선거 유세가 한창인 순천 웃장 앞. 시끄러운 유세인파 옆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50대 아주머니는 아직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4.27 재보궐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운 25일, 분당을 김해을 강원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것처럼 순천 역시 오리무중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순천에는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성사하기 위해서 공천을 하지 않고 연대 후보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를 선정했다. 이에 반발한 민주당 출신 후보 6명은 탈당을 감행하고 출마했다. 김 후보는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반면, 무소속 후보들은 지역에 발판이 굳건하다. 때문인지 유권자들 중에는 결정을 미루고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듯 했다.
순천역 앞에서 만난 이모(49)씨는 “아직 결정을 안 했다. 상황 판단이 잘 안 되는데 3~4명이 비슷한 지지를 받지 않을까 싶다. 재보궐이기도 하고 후보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오히려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윤모(53)씨는 “선거 때까지 가봐야 알지”라며 “이야기 들어본 후보도 있지만 아무래도 후보가 많아서 선거하러 가기 전에 한번 더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나이별로 지지후보가 갈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과거 민주당 선거에는 참여했었지만 이번에는 아무 캠프 쪽에서도 일하지 않고 있다는 60대 정모씨는 “젊은층은 확실히 야권연대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고, 연령대가 높은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는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높은 연령대의 경우 옛날에는 한이 맺혔으니까 DJ 당선시키는 쪽으로 투표했지만 지금은 인물보고 지역 발전 시킬 수 있는 사람 지지해야 한다는 분위기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인물이 중요하니 무소속이 단일화하면 판이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송모(38)씨는 “박지원도 오고, 이정희도 오고 하면서 야권연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무소속이 조직 많다고 하지만 주위를 보면 광양 제철단지나 여천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순천에 많이 살아 민노당 후보 지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순천역에서 만난 이모(32)씨는 “다른 곳으로 주소지를 바꿔 투표권은 없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야권연대 찍으라고 말하고 올라가는 길이다”며 “초반에 비해 야권 연대 후보가 나왔다는 것이 많이 알려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야권연대 후보가 정동영, 박지원, 김근태 등이 참석하는 지원유세를 통해 막판 표모으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정가에선 막판까지 무소속 연대가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셈이다.
<순천 =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