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로 많아 출범해도 걱정
한나라당이 비대위 구성을 두고 막판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비주류는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들어 친이계 주류 배제론을 제기하고 있고, 주류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당 쇄신과 조기 전대, 게임의 룰 등 휘발성 강한 이슈를 다루게 되는 만큼 양쪽 모두 물러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비대위원장에는 친박계 중 온건파인 홍사덕 의원, 친이계지만 중도성향의 김형오 의원 두 사람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 전재희 의원도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3파전 양상이다.
하지만 특정 계파가 비대위 수장자리를 쥐는 것을 놓고서는 계파 간 기싸움이 치열하다. 비대위원 구성에도 계파ㆍ선수ㆍ지역별로 참여 요구가 쏟아지고 있어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비대위의 선임권을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최고위가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소장파 의원은 의원총회가 선임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자칫 현 지도부가 구성을 강행하면 비대위의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비대위 구성 시기는 6일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9일쯤 최고위가 최종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당헌ㆍ당규상 최대 60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곳곳에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당 쇄신과 조기 전대 게임의 룰은 모두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실타래를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는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의 ‘투톱체제’가 꾸려질 전망이어서 새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사안마다 불협화음이 날 가능성도 있다.
당 쇄신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당장 재보선 책임론에 주류 배제론이 제기될 전망이지만 비대위는 원론적 수준에서 쇄신안을 내놓고 면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