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의 집중 폭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이번 자연재해의 파장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은 예정된 일정을 대폭 축소하고 피해 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은 특히 이번 폭우 피해가 여권의 핵심 지지기반인 서울 강남에 집중된 것에 집중하면서 이것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물론 이번의 자연재해가 유권자들의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불분명하지만, 이번 재해를 수습해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 파장이 예상 외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행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남을 비롯해 소속 의원 지역구에서 피해가 집중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철저한 피해대책을 촉구하면서도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로 대치하고 있는 서울시의 책임을 질타했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붐 업’을 위해 대구 현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예정대로 개최했으나, 이번 비 피해로 일정을 축소했다.
홍 대표는 당정협의회 참석자들과의 오찬 일정을 취소, 서울행 KTX에서 점심을 대체키로 한 데 이어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마련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던 대구스타디움에서의 ‘계주경기 체험’도 생략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대구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는 대신 우면산 산사태 현장으로 ‘출근’했다. 여기에는 산사태 인접 지역구(동작을) 출신인 정몽준 전 대표도 함께 해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신속한 복구와 피해 지원을 당부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피해상황을 보고받는 데 이어 곧바로 강원도 춘천 산사태 피해 현장과 사망자 병원으로 향한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예정된 일정을 ‘올스톱’한 손 대표는 하천이 범람해 이재민이 발생한 경기도 광주 경안천도 찾을 예정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반포동 한강홍수통제소를 방문, 한강 수계 현황과 댐 방류 상황을 점검하는 등 주로 재해현장 등의 방문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손 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번 산사태와 물난리를 정치공세로 삼을 생각은 없으며 정부가 하는 일에 필요한 것은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시장은 재난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작년 추석에 광화문이 호수가 되고 강남이 수로가 되는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는데 똑같은 수해가 발생했다”며 “서울시가 말만 요란했지 1년 동안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여야는 지금까지 국민들은 재해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재난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정치권에도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신중한 행보 속에 상황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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